기준금리 내려도 '고정형' 인기…은행 신규 주담대의 90% 육박

  • 4월 주담대 고정 비중, 89.5%…'낮은 이자율·높은 한도'가 비결

서울 시내 한 은행에 붙어 있는 주택담보대출 상품 현수막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은행에 붙어 있는 주택담보대출 상품 현수막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하반기부터 기준금리가 인하하고 있지만, 변동형보다는 고정형 주택담보대출이 인기를 얻고 있다. 대출 금리뿐만 아니라 금융당국 방침에 따라 대출 한도도 변동형보다 많이 나오기 때문이다. 연내 추가 기준금리 인하가 예상되며 전문가들은 고정형 이후 변동형으로 갈아타라고 조언한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4월 예금은행 주택담보대출 중 고정금리 대출 비중(신규취급액 기준)은 89.5%로 집계됐다. 은행에서 새로 내주는 주담대 10건 중 9건이 고정금리였다는 의미다.

주담대 고정금리 비중은 등락을 반복하다, 최근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2021년 6월 39.5%에서 지난해 8월에는 96.8%까지 뛰었다. 이후 작년 10월부터는 기준금리 인하가 시작되며 △11월 81.4% △12월 81.3%로 떨어졌지만, 다시 올해 들어 90% 가까이 올랐다.
 
이처럼 기준금리 인하에도 고정금리 비중이 높아지는 건 일반적이지 않다. 통상 기준금리가 내리면 시장금리도 하락하기 때문에 5년 주기인 고정금리보다 6개월 주기의 변동금리 수요가 많아진다. 기준금리 인하로 추후 대출 금리가 더 떨어질 가능성이 커서다. 이에 금리 주기를 짧게 가져가는 것이다.
 
그럼에도 최근 고정금리 비중이 커진 건 변동금리 대비 유리한 조건 때문이다. 현재 고정형 주담대 상품은 변동형보다 금리가 낮다. 지난달 30일 기준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3.370∼5.516%를 나타낸 반면 변동형은 3.880∼5.532%를 형성했다. 하단 기준 고정형이 변동형보다 51bp(1bp=0.01%p) 더 낮다.
 
대출 한도 역시 고정형이 더 많이 나온다. 당국은 금리 형태에 따라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정 시 ‘스트레스 금리(가산금리)’를 차등 적용하고 있다. 스트레스 금리가 높을수록 대출 한도가 줄어드는데, 현재 주기형에 적용하는 스트레스 금리가 가장 낮다. 주담대 유형별 가산금리 반영 비율은 △변동형 100% △혼합형 60% △주기형 30%다.
 
오는 7월 3단계 스트레스 DSR이 도입되면 혼합·주기형 비율이 각각 80%·40%로 높아지기는 하지만, 여전히 변동형보다 한도가 더 많이 나온다. 낮은 이자율과 더 많은 대출 한도 등 기준금리 인하에도 고정금리가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다.

이러한 측면에서 전문가들도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고정금리를 권하고 있다. 여러모로 유리한 5년 고정형 대출을 먼저 받고, 추후 상황을 봐서 변동형으로 갈아타는 전략을 추천한다. 기준금리가 저점까지 내려갔을 때 변동형이 고정형보다 금리가 더 낮아진다면 그때 대환해 이자 비용을 줄이라는 의미다. 당국의 순수 고정금리 상품 취급 확대 방침에 따라 지금 고정형 주담대는 이례적으로 변동형보다 금리가 더 낮지만, 추후 변동형이 더 낮아질 수 있다.

시장에선 한국은행이 연내 최대 두 번 더 기준금리를 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지난달 29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이창용 한은 총재도 “당초 예상보다 성장세가 크게 약화했기 때문에 향후 인하 폭이 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추가 기준금리 인하를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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