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국방 '샹그릴라 회동' 불발..."中 이례적 불참 전망"

  • "시진핑 軍 숙청 속 결정돼"

둥쥔 중국 국방부장
둥쥔 중국 국방부장 [사진=EPA·연합뉴스]



미국과 중국 국방 수장간 '샹그릴라 회동'이 불발됐다. 중국이 다음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샹그릴라 대화(아시아안보회의)에 국방부장(장관)을 파견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이례적이라는 평가로 일각에서는 군부에 대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반부패 숙청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美 헤그세스와 회동 불발
파이낸셜타임스(FT)는 사안에 정통한 5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둥쥔 중국 국방부장이 오는 5월30일~6월1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샹그릴라 대화(아시아안보회의)에 참석하지 않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 국제문제전략연구소(IISS)가 주최하는 샹그릴라 대화는 아시아와 유럽, 미국의 국방장관 등이 참석해 안보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다. 중국이 지난 수년동안 이 회의에 국방부장을 파견해 온 점을 고려하면 “이번 불참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FT는 짚었다.

또한 미국과 중국 양국 국방 수장이 지난 10여년 동안 상대국에 방문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샹그릴라 회의는 양국 수장이 연례적으로 대면할 수 있는 자리이기도 했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은 올해 회의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한 소식통은 중국이 마음을 바꿔 둥 부장을 파견할 수도 있지만 회의까지 불과 2주를 앞둔 상황에서 그럴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전했다. 중국 측은 둥 부장 대신 아랫급 인사가 이끄는 대표단을 파견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진핑 軍 숙청 바람 때문?
소식통들은 둥 부장의 불참 이유는 불문명하다고 했으나, FT는 이 같은 결정이 시 주석이 중앙군사위원회 고위급 장성들에 사정의 칼날을 겨누고 있는 가운데 내려진 것이라고 짚었다. 중앙군사위는 6명으로 구성된 중국군 최고 의사결정 기관이다. 시 주석이 최근 2년간 군부 부패에 대한 대대적인 척결을 지시하면서 중앙군사위 최고의급 장성들도 줄줄이 낙마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중국군 서열 5위이던 먀오화 중앙군사위원회 위원 겸 정치공작부 주임이 부패 혐의로 정직 처분됐고, 중국군 서열 3위인 허웨이둥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은 올해 3월 초 전인대 폐막 뒤 두달 가까이 종적을 감춰 숙청설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에 앞서 2023년 말에는 리상푸 전 국방부장(장관)이 해임됐다. 둥 부장도 지난해 말 부패 스캔들과 관련해 중국 당국의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소식통들은 둥 부장이 초기에 조사를 받은 후 무협의 처분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이 결국 둥 부장을 이번 회의에 파견하지 않으면 중국군 내부 문제가 그만큼 심각하다는 방증일 수 있다. 트럼프 관세 타격을 우려한 동남아 국가들을 대상으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기회를 놓치게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샹그릴라 대화를 동남아 지역 내 세력 확장의 장으로도 활용해왔다. 워싱턴DC의 싱크탱크인 미국기업연구소(AEI)의 잭 쿠퍼 연구원 “이 지역에서 더욱 신뢰할 수 있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강대국으로 묘사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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