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반도체 양대 산맥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외국인 투자자가 대거 내다 파는 가운데 이들의 실적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환율이 점차 비우호적으로 흘러가고 있고 낮은 정보기술(IT) 수요, 반도체 가격 하락 등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3분기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3분기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매출액 81조8907억원, 영업이익 11조7025억원이다. 직전 1개월 추정치 대비 각각 2.58%, 14.33% 하향 조정됐다.
SK하이닉스에 대한 눈높이도 소폭 내려갔다. SK하이닉스의 3분기 매출액은 18조1999억원, 영업이익은 6조9375억원으로 추정됐다. 이는 1개월 전보다 -0.95%, -2.05% 수정됐다.
시장에선 반도체 투톱에 대한 실적에 관심이 높다. 외국인 투자자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식을 내다 팔면서 오는 10월 초 삼성전자의 잠정 실적 발표가 외국인 투자심리의 변곡점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는 주요 변수는 환율과 수요다. NH투자증권은 지난 20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3분기 실적 추정치를 내려 잡았는데 하향 조정한 공통적인 근거는 환율이었다.
환율은 수출기업 판매 가격에 중요한 영향을 미쳐 강달러 환경일수록 수혜를 입는다. 삼성전자는 2022년 환율 상승에 힘입어 1분기 매출 77조원을 올렸다. 분기 사상 최고 매출이었다.
지난 2분기 원·달러 환율은 1300원 후반에서 움직였지만 3분기 들어선 1350원 아래에서 등락을 보이고 있다. 미국 기준금리 인하 등으로 연말로 갈수록 점진적으로 하락세를 보이면서 올해 원·달러 연평균 환율은 1250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기기 수요 둔화와 D램 가격 하락도 실적을 끌어내릴 수 있다. 글로벌 수요 둔화와 교체 수요 지연으로 IT기기 판매가 부진하고, D램 가격 상승 전망은 종전 대비 낮아졌다.
일각에선 두 대형주 실적이 전망치보다도 낮을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신영증권은 삼성전자가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컨센서스를 각각 4.8%, 29.5% 하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성과급 관련 충당금, 반도체 재고평가손실 환입 규모 축소 등 반도체 부문의 일회성 비용이 반영돼 단기적으로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됐다.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비중 증가에도 이를 제외한 IT 수요 감소, 비우호적 환율 영향을 받을 것으로 추정됐다.
국내 증권사들은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줄하향하고 있다. 9월 들어 증권사 14곳이 삼성전자 기업분석보고서를 발간했는데 이 중 12곳이 목표가를 내려 잡았다. 기존 목표가 대비 평균 15%를 하향 조정했다.
둘 중 SK하이닉스가 HBM 부문에서 경쟁 우위를 보이는 만큼 이후 주가 흐름이 차별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고영민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적 우려가 반영되는 과정이 주가의 지지선 형성 구간으로 보인다"며 "견고한 펀더멘털을 보유한 SK하이닉스 중심의 비중 확대 전략이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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