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축산의 맛과 멋을 연구하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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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근호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난지축산연구소장
입력 2024-02-0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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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에는 오랜 시간 국내 자연환경에 적응하고 살아온 다양한 동물들이 있다.

    난지축산연구소는 제주흑돼지의 뛰어난 육질을 유지하면서도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흑돼지 개발에 나섰고 약 20년의 연구 끝에 난지축산연구소에서 개발한 맛있는 돼지 '난축맛돈'을 세상에 소개할 수 있게 됐다.

    성장이 빠르면서 육질까지 뛰어난 난축맛돈이 차차 알려지면서 사육 농가와 취급 식당이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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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근호 국립축산과학원 난지축산연구소 소장사진농진청
강근호 국립축산과학원 난지축산연구소 소장[사진=농진청]
우리나라에는 오랜 시간 국내 자연환경에 적응하고 살아온 다양한 동물들이 있다. 그중 제주흑돼지, 제주흑우, 제주마 등은 모두 고유한 특성을 가진 우리의 소중한 가축유전자원으로 '검은 보물'이라 불린다. 이런 보물의 가치를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곳이 있다.

바로 한라산 자락에 자리한 ‘난지축산연구소’다. 이름 그대로 따뜻한 곳(난지)의 가축을 연구하는 곳이다.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소속 기관으로 2009년 난지축산시험장이 됐고 2015년 난지축산연구소로 개편되어 재래가축을 활용한 품종 개발 등 가축과 관련된 다양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관광지에는 여행객들을 위한 다양한 먹거리가 있고 알려진 맛집도 많다. 흑돼지고기는 그중에서도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흑돼지고기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 ‘흑돼지 거리’가 생겨났을 정도다. 흑돼지고기의 인기 비결은 단연 맛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재래돼지는 육질은 뛰어나지만 생산성이 낮아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었다. 

난지축산연구소는 제주흑돼지의 뛰어난 육질을 유지하면서도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흑돼지 개발에 나섰고 약 20년의 연구 끝에 난지축산연구소에서 개발한 맛있는 돼지 ‘난축맛돈’을 세상에 소개할 수 있게 됐다. 성장이 빠르면서 육질까지 뛰어난 난축맛돈이 차차 알려지면서 사육 농가와 취급 식당이 늘고 있다. 심지어 유명 셰프가 직접 난축맛돈을 메인으로 한 전문식당을 운영하기도 한다. 

맛은 일반 백색 돼지보다 뛰어나지만 성장 속도가 느렸던 제주흑돼지를 일반 백색 돼지 수준으로 성장 속도를 올리고 맛을 더욱 향상시킨 비밀의 열쇠는 유전자였다. 제주흑돼지의 맛 관련 유전자를 활용해 개발한 난축맛돈은 근내지방도가 높아 일반 돼지는 구이로 활용하기 어려운 뒷다리나 등심 같은 저지방 부위까지 구이용으로 가능하다. 육질은 부드럽고, 맛은 담백하며, 지방은 느끼하지 않고 쫄깃한 식감이 있어 고급육으로서 조건을 갖췄다. 

현재 난축맛돈 전용 사육 농가는 12곳이며, 전국 40개 이상 인증식당에서 판매되고 있다. 이제는 난축맛돈의 보급 확대 방안을 모색하고 산업화에 박차를 가해야 할 시점이 됐다. 난지축산연구소에서는 맛과 생산성을 더욱 높이기 위해 개량 연구를 지속해 더 많은 국민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사실 제주 고유의 가축유전자원을 활용한 가축 개량 및 품종 개발 연구는 돼지에서만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상대적으로 개량이 덜 돼 체구가 작은 제주흑우 개량 관련 연구도 수행하고 있다. 소비자에게 맛을 인정받고 농가에서는 생산성을 인정받는 난축맛돈처럼 멋진 새로운 품종을 선보일 수 있길 기대하고 있다. 

사람들이 평온함을 가지고 멋을 느낄 수 있는 말 복지 연구도 수행하고 있다. 좋은 환경에서 말과 함께 교감을 나누고 몸도 치유할 수 있는 체험 현장도 머지않아 선보일 수 있길 기대하고 있다. 

우리나라 고유 가축유전자원은 타 품종에서 볼 수 없는 고유의 특성이 있다. 이러한 특성들이 시장 논리에 맞지 않다는 이유로 혹은 경제성이 낮다는 이유로 사라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가축유전자원의 가치를 알리고 국가 고유 품종을 개발해 종자 주권을 지키는 일이 앞으로 난지축산연구소의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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