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발'이냐 '중대비위'냐…잇단 검사 탄핵에 野-檢 갈등 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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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가언 기자
입력 2023-11-10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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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탄핵소추 관련 입장 밝히는 이원석 검찰총장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이원석 검찰총장이 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퇴근하며 더불어민주당이 손준성 대구고검 차장검사 이정섭 수원지검 2차장검사 등 검사 2명에 대한 탄핵소추안 발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3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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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석 검찰총장이 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퇴근하며 더불어민주당의 손준성 대구고검 차장검사, 이정섭 수원지검 2차장검사 등 검사 2명에 대한 탄핵소추안 발의에 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안동완 수원지검 안양지청 차장검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가결한 데 이어 이번에는 당론으로 이재명 대표 수사를 지휘하고 있는 이정섭 수원지검 2차장검사 등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 탄핵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검사의 직무는 즉시 정지된다. 이 경우 이 대표의 수사에도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민주당이 '검사 탄핵' 방식으로 이 대표 '방탄'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잇따른 검사 탄핵 시도에 이원석 검찰총장은 차라리 자신을 탄핵하라며 강도 높게 비판하고 나섰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민주당은 전날 '고발 사주' 의혹이 있는 손준성 검사와 자녀의 위장전입 의혹 등이 있는 이정섭 검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 이희동 검사와 임홍석 검사도 탄핵이 고려됐지만 실제 소추 대상에서는 제외했다. 이 검사는 김웅 국민의힘 의원을 불기소했다는 이유, 임 검사는 '라임 사건' 주범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으로부터 접대를 받은 의혹이 있다는 이유다.

민주당 측은 "검사들은 위법한 범죄혐의나 중대한 비위가 있는데도 제 식구 감싸기 등으로 처벌받지 않는 일이 다반사로 벌어져 탄핵하는 게 마땅하다는 의견이 다수"라고 밝혔다.

민주당의 현직 검사 탄핵 소추에 검찰은 즉각 강한 어조로 반발했다. 대검찰청은 "수사와 재판을 방해하려는 정치적 의도"라며 "민주당의 반복적인 다수의 검사 탄핵은 제1당의 권력을 남용해 검찰에 보복하고 탄핵을 통해 검사들의 직무집행을 정지시켜 외압을 가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원석 검찰총장도 "민주당의 검사 탄핵은 당 대표 수사에 대한 보복 탄핵이자 검사를 겁박하고 검찰을 마비시키려는 협박 탄핵"이라며 "검찰이 마음에 안 든다고 검사를 탄핵한다면 마음에 들지 않는 판결을 선고한 판사들도 탄핵하려 할지 모른다. 이런 부당한 탄핵은 그만둬야 한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검찰 탄핵시도 10번째…1994년 김도언 총장 때 처음
민주당은 앞서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 사건' 피해자를 보복 기소한 의혹으로 안동완 수원지검 안양지청 차장검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 이는 지난 9월 21일 재석 287명 중 찬성 180명, 반대 105명, 무효 2명으로 국회에서 가결됐다. 헌정사상 현직 검사에 대한 첫 탄핵소추였다. 안 차장검사는 탄핵소추안 가결로 곧바로 직무가 정지됐다.

그간 검찰에 대한 탄핵시도는 검찰총장을 포함해 총 10번 있었다. 첫 탄핵안 의결은 1994년 1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김도언 검찰총장에 대한 탄핵이 추진됐는데 찬성 88표, 반대 158표로 부결됐다. 이후 김태정 전 검찰총장에 대한 탄핵안도 두 차례 발의됐다. 1998년 1차는 폐기됐고 1999년 2차 때에는 찬성 145표, 반대 140표로 부결됐다.

박순용·신승남 전 검찰총장과 BBK 의혹 수사·지휘를 담당한 최재경·김기동·김홍일 전 검사장에 대한 탄핵안도 발의됐지만, 모두 처리 시한을 넘겨 폐기됐다. 당시 탄핵 당사자였던 김홍일 서울중앙지검 3차장 검사는 "검사의 소추권 행사를 문제삼아 탄핵을 발의한다면 정치권과 관련된 검찰 수사는 번번이 지장받을 것이고 검찰의 정치적 중립에도 정면 배치되는 것"이라며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검사의 공소제기가 잘못된 것이라면 법원에서 무죄판결을 내릴 것이고 불기소 처분이 잘못이라면 고검이나 대검에서 재기수사명령이 내려질 것"이라며 "검사의 기소여부를 놓고 탄핵하는 것은 독일, 일본, 미국, 프랑스 등 서구 선진국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탄핵 정치" "이재명 수사 지연 목적"…법조계 강력 비판
검찰을 비롯한 법조계에서는 민주당의 검찰 탄핵 '남발'을 두고 "탄핵정치"라고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민주당이 거론한 검사들의 탄핵 소추 사유들이 탄핵에 이를 정도의 '중대한 불법'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게 법조계 중론이다. 헌법재판소는 파면 여부를 결정할 때 '중대한 법 위반'이 있었는지를 따진다. 

퇴직 검사들의 모임인 검찰동우회는 이날 "검사의 신분 보장은 헌법과 법률에 의해 보장된 검찰의 독립과 정치적 중립을 위한 핵심 사항"이라며 "의회의 권력을 남용해 이를 훼손하는 것은 법치주의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자 횡포"라고 지적했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헌재가 검사 지위를 박탈할 정도로 중대한 법 위반이 있는지를 따져 파면 여부를 결정할 것이기 때문에 기각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며 "기각이 될 경우 (민주당은) 당대표의 사법리스크 등을 피하기 위해 의회 권한을 남용하고 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탄핵소추안이 의결만 되면 검사 직무집행이 정지돼 맡고 있는 수사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정치적 목적을 가진 표적 탄핵소추', '이재명 대표 수사를 지연시키기 위한 목적' 등의 논란이 계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회가 검찰을 향해 계속해 탄핵을 시도한다면 삼권분립에 대한 위협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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