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홀로 미끄러지는 K-증시… 뉴욕과 탈동조화 '뚜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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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이레 기자
입력 2023-11-0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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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뉴욕 증시가 내릴 땐 함께 내리고, 뉴욕 증시가 올라도 내리고."

뉴욕 증시와 동조 현상을 보이던 국내 증시가 달라졌다. 뉴욕 증시 결과가 어떻든 국내 증시는 내리고 있다. 달러 강세에 따른 수급 공백이 이유라지만 성장성이 둔화하고 있는 우리 경제가 주식시장에 반영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코스피 지수가 204거래일 중 상승 마감한 횟수는 총 97일, 47.5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주요 기술 기업들이 포함된 나스닥 지수 추이를 보면 지수는 209거래일 동안 113회 상승 마감했다. 54.07% 비율로 코스피 대비 6.52%포인트가량 높다.

미국 증시가 상승했지만 국내 증시는 오히려 하락한 날이 더 많은 것이다. 10월 들어 이 같은 경향이 더 짙어졌다. 지난달 유가증권시장은 추석과 한글날 연휴로 총 19일 열렸는데 강보합권 이상에서 마감한 거래일은 8일에 불과하다. 42.11% 수준이다.

반면 나스닥 지수는 22거래일 동안 12번에 걸쳐 상승 마감에 성공했다. 백분율로 환산하면 54.55% 비율이다. 나스닥과 코스닥 지수는 12%포인트 이상 격차가 벌어진다.

시장 수익률도 나스닥이 크게 앞서고 있다. 10월 4일 이후 31일까지 코스피 지수가 5.31% 빠질 동안 나스닥 지수는 3.43% 떨어졌다. 글로벌 증시 하강기에 코스피 지수가 유독 취약한 모습을 보인 것이다.

이처럼 최근 급격히 진행되고 있는 국내와 뉴욕 증시 간 탈동조화 현상에 대해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달러화 강세에 따른 수급 공백이 시장에 하방 압력을 높이는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현재 원·달러 환율은 1360원대다. 외국인 투자자 의존도가 큰 국내 주식시장 특성상 달러 강세는 악재성 요인이다. 환차손 부담이 확대되기 때문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 한 달 3조4000억원 가까이 국내 주식을 처분했다. 올해 들어 최대 규모 순매도세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시아 주식 시장 내 한국 주가지수 하락 폭이 비교적 크고 미국과는 디커플링(탈동조화)이 발생했다"며 "최근 한국 주식시장 거래량이 축소되고 주도적인 매수 주체가 없는 상황에서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인한 외국인 투자자 순매도가 국내 주가지수 하락 폭과 변동성을 확대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거시적으로는 저성장에 갇힌 국내 경제 상황이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추정한 우리나라 내년 잠재 성장률은 1.7%다. 미국은 1.9%로 우리나라를 앞선다. OECD는 보고서를 통해 한국 잠재성장률이 2013년(3.5%) 이후 2024년까지 12년간 계속 낮아지는 것으로 분석하기도 했다.

이영국 흥국증권 연구원은 "경제성장에 있어 선진국과 신흥국, 미국과 중국 간 격차가 확대되면서 시장 반응 역시 차별화되는 모습"이라며 "한국과 미국 주식시장 등락이 비슷한 궤적을 보이면서도 한국 시장이 더 취약한 모습을 보이는 디커플링 현상이 본격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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