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뉴노멀, 주식에서 채권으로] 전문가 "채권도 분산투자, 장기채 보다 단기채에 집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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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재·송하준 기자
입력 2023-10-25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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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금투협회
[자료=금투협회]

고금리 장기화에 장단기채 금리가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단기채 금리가 꾸준히 강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장기채 역시 변동성 확대가 이어지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이 같은 현상이 당분간은 반복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채권투자자들이 분산 투자와 함께 단기채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2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오전 기준 국고채 3년물은 전 거래일 대비 1.5bp(1bp=0.01%포인트) 상승한 4.109%를, 10년물은 2.8bp 하락한 4.241%를 기록했다. 3년물 4%대는 지난달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발표 후 줄곧 4%대 강세를 지속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금리 변동성이 낮고 듀레이션(평균 만기)이 짧은 단기채 순매수세가 계속되고 있다. 연초 이후 기준 개인 투자자들의 단기채(3년물 이하) 순매수세는 22조3752억원으로 장기채(10년물 이상)보다 약 14조원이 많다.
 
자료금융투자업계
자료=금융투자업계
 
1년물 이하는 14조8151억원으로 초단기채에 투자가 집중되고 있다. 김상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시중에서 단기로 자금이 부동화하고 있다"면서 "길게 운영하는 것보다는 단기 수익을 겨냥하는 이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단기채 금리 변동성은 장기채보다 낮다. 김 연구원은 "투자자들은 단기채를 일종의 파킹성으로 보고 있다"며 "최근 단기채 금리까지 상승하자 투자자 입장에서는 자금 투입 기회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고금리 장기화 시대를 맞아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채권 투자 비중을 늘려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부채 부담이 더 늘어난 만큼 대규모 장기 국채 발행으로 이어질 것”이라면서 “그만큼 장기채 변동 폭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돼 채권이 안전자산이라 해도 분할 매수할 필요가 있다”고 권했다.

전문가들은 주식 비중을 줄이고 채권 투자를 늘리는 한편, 단기채에 투자하는 것이 더 안정적이라고 조언한다. 김명실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채권시장에서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가능성이 제기돼 장기채 수급이 앞으로 안 좋아질 수 있다"면서 "고용·물가 지표 등 미국 경기 문제, 금리 상승 가능성 상존 등 변수를 고려하면 신규 투자자는 단기채에 들어가는 것이 안정적일 것"이라고 조언했다. 
 
자료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
자료=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
채권 투자에 관심을 갖는 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운용사들도 상품 출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19일 삼성자산운용은 글로벌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ETF ‘iShares’(아이셰어즈)와의 협업으로 ‘Kodex iShares 미국채권 ETF’ 3종을 출시했다.

해당 상품들은 블랙록의 대표 미국채권 ETF인 ‘USHY’(미국 하이일드 투자), ‘LQD’(미국 투자등급 회사채 투자), ‘TIP’(미국 인플레이션 국채) 3종을 각각 1대 1 재간접 형태로 투자한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은 지난 17일 미국채권에 투자하는 만기매칭형 ETF인 ‘히어로즈 25-09 미국채권(AA-이상)액티브’ ETF를 상장시켰다. 만기가 2025년 9월 전후 도래하는 미국 국채와 공사채, 회사채, 달러표시채권(KP) 등에 투자해 연 5% 안팎의 만기수익률(YTM)을 기대할 수 있는 상품이다. 우량 신용채권에만 투자하는 상품도 등장했다. 우리자산운용이 지난 19일 출시한 ‘WOORI 25-09 회사채 액티브’ 상품이 대표적이다.

채권형 ETF는 금리가 하락해야 수익이 난다. 채권은 만기가 길수록 가격 변동 폭이 더 커져 장기채 금리가 오를수록 손실폭이 커진다. 최근 미국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관련 ETF 상품도 올 상반기 최대 10% 이상까지 뛰었지만, 최근에는 -15% 이상까지 하락한 바 있다.

하지만 자금 흐름 측면에서는 채권형 ETF 자금 유입세가 강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기준 거래소에 상장된 채권형 ETF 순자산은 24조4593억원에 달한다. 연초(13조9591억원) 대비 10조5002억원(75.03%) 증가했다. 이 기간 채권형 ETF 상품도 기존 83개에서 120개로 늘어났다. 

이 가운데 지난 1월 상장한 한화자산운용의 ARIRANG 종합채권(AA-이상) 액티브는 순자산이 1654억원에 달한다. 상장 당시 신탁원본액(505억원)을 고려하면 3배 이상 자금이 몰렸다. 채권형 액티브 ETF 순자산 1위 삼성자산운용의 ‘KODEX 종합채권(AA-이상) 액티브 ETF’ 순자산총액은 2조7141억원으로 국내 전체 ETF 중 5위를 기록 중이다.

이러한 배경에는 채권형 ETF 금리 하락을 예상하는 투자자가 주로 매수한 영향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리가 떨어지면 채권값이 올라 시세 차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윤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급등으로 주식, 채권 모두 압박을 받는 가운데 주식에 대한 관심은 줄어들고 있지만 채권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은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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