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20일 문재인 정부 출신 인사와 유명 보수 유튜버, 기업인 등을 영입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외연을 넓히려는 김기현 당 대표가 '빅텐트' 구상에 시동을 거는 모양새다.
다만 눈에 띄는 영입 인재가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참신한 인재를 발탁해 '선거 흥행'과 외연 확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수단으로 쓰였던 '영입 정치'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회의론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국민을 위한 도전정신 입당 환영식'을 열었다. 조광한 전 남양주 시장, 김현준 전 국세청장, 고기철 전 제주도 경찰청장, 박영춘 전 SK 부사장, KBS 코미디언 출신의 유튜버 김영민 대표가 자리했다.
지난 8월 강원도에서 김종문 전 동해시 부시장, 민주당 출신 박주현 전 동해시의원 등 609명의 입당식을 하고 약 한 달 만에 문재인 정부 출신 인사들이 국민의힘에 재차 합류한 것이다.
김기현 대표는 "우리 당에 각계각층을 아우르는 인재들이 모여들고 있는 집권당으로서 면모를 갖춰나가고, 앞으로 지속적으로 국민의 사랑을 받는 집권당으로 성장할 수 있는 중요한 증거가 아닐까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옛말에 집안싸움에 날 새는지 모르고, 커가는 집안으로는 사람이 드나들기 마련"이라며 "이게 바로 국민의힘의 모습이 아닐까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조광한 전 시장은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포퓰리즘 현금복지에 맞서 소신 있는 행동으로 남양주 시민은 물론 많은 국민 주목을 받았다"며 "지난해 민주당을 탈당하며 많은 공격과 모욕을 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 상식과 정의가 통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고, 우리 당에 입당해 그 뜻을 모으기로 했다"고 부연했다.
또 "문재인 정권에서 고위직을 경험한 김현준 전 국세청장, 고기철 전 경찰청장도 마찬가지로 우리 당에 입당했다"며 "박영춘 전 부사장과 김영민 대표도 함께 해줬다"고 환영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도 "우리 정치가 퇴행적인 수준을 보이고 있는데 신선한 인물들이 영입돼 새로운 정치를 바라는 국민 기대에 부응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영입 인사들의 인사도 이어졌다. 조 전 시장은 "사연도 많고 곡절도 많은 삶을 살았다"며 "선비는 자기가 알아주는 곳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한다. 국민의힘의 일원이 돼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 전 국세청장은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 경제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경제회복과 민생 안정에 최선을 다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고 전 경찰청장은 "제주도민을 위해 헌신하고 국민의 힘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내년에 제주도에서 국민의힘이 선택될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고 했다.
김 대표는 "예술계에는 정치적 목소리를 내는 선배들이 많았지만, 예술계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며 "많은 분이 외면한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 국민의힘을 찾아왔다"고 밝혔다.
다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번 인재영입에 쇄신 이미지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단식하고 있으니, 시선을 끌 만한 무언가가 필요했을 것"이라며 "새로운 인물도 아니고 이미 민주당에 등 돌린 인재들을 위주로 영입했다. 보여주기식 명분일 뿐 당을 쇄신시키겠다는 느낌은 주지 못한 거 같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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