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오른 'K-그린바이오'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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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돈 국립농업과학원 원장
입력 2023-09-1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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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돈 국립농업과학원 원장사진농촌진흥청
이승돈 국립농업과학원 원장[사진=농촌진흥청]

날로 심각해지는 기후위기와 자연재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불안정한 식량 공급, 빠른 고령화와 인구 감소 등 어두운 뉴스가 끊이지 않는 요즘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최근 많은 나라가 생명공학 기술에 주목하고 있다.

이미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저탄소 녹색성장 산업, 식량 자급률을 높이기 위한 종자 기술 개발, 고령화에 대비한 의료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생명공학 기술을 접목해 활용하고 있다.

농업도 예외는 아니다.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 기술과 생명공학 기술이 더해지며 농업은 차세대 바이오산업으로 진화하는 중이다.

지금 정부는 바이오산업을 구분해 보건·의료 관련은 ‘레드바이오’, 에너지 산업 소재는 ‘화이트바이오’, 농업·식품 분야는 ‘그린바이오’ 분야에 중점적으로 투자하면서 이들을 경제 발전을 위한 신(新)성장동력으로 키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그린바이오와 관련해서는 마이크로바이옴, 대체식품, 디지털 육종 등을 유망 분야로 선정해 지원하는 ‘그린바이오 신산업 육성 방안’을 발표해 추진 중이다.

세계 그린바이오 시장은 2020년 1조2000억 달러였으나 2027년 1조9000억 달러로 연 7% 정도 빠른 성장이 예상된다. 발효·건강식품을 비롯하여 대체식품, 바이오 농약과 비료 등을 중심으로 시장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우리나라는 바이오 분야 기술 개발과 산업적 수요에 따라 그린바이오 생산 시장이 형성되어 있다. 2020년 기준 매출액은 바이오 사료와 발효·건강기능식품 등을 중심으로 약 5조4000억원이며 이는 세계 시장의 0.3% 수준이다.

수출은 사료 첨가제와 식물첨가물을 중심으로 2020년 2조7000억원 정도였다. 이렇듯 그린바이오 생산 시장이 작은 것은 관련 산업체 대부분이 소규모라서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거나 상용화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미국은 세계 바이오 기술 적용 작물 가운데 약 50%를 재배할 정도며 민간기업 등이 신품종 개발 등 농업 생명공학 시장을 이끌고 있다. 우리나라 그린바이오 분야 기술 수준은 미국과 2~4년 정도 격차가 있다고 한다.

이를 극복하고 그린바이오 기술을 경쟁력 있는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농림축산식품부에서는 농업·식품 바이오 12대 핵심 기술을 선정하고 앞으로 5년 동안 중점적으로 연구할 계획이다.

농촌진흥청도 이 중 유전자가위 기술, 합성생물학, 디지털 육종 등 공통 기반 연구 분야를 맡아 K-그린바이오 기반을 다져나가게 된다. 또 대체 단백식품 소재, 미생물 이용 잔류농약 저감 기술, 식품 영양 정보 데이터베이스, 산업용과 의료용 소재 등을 활용한 상품 개발에 관련 기업·학계와 협력해 나가고 있다.

이런 융·복합 연구가 가능한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농진청은 농생명 슈퍼컴퓨팅센터를 새로 짓고 빅데이터 센터를 설치해 운영 중이다. 아울러 인공지능 연구, 디지털 육종, 국가표준식품성분 데이터베이스 등 국가 공공 데이터 인프라를 확충하고 개방해 농업인, 학계, 산업계 등 그린바이오에 관심이 있는 모두가 활용하는 농생명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린바이오는 변화하는 미래에 대응하기 위한 융·복합 신산업 분야다. 전통적인 농업을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전환하고 국제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전문 인력 양성, 산업화 거점 육성, 생산 인프라 확충과 시장 창출을 위한 적극 행정에 나서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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