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저축은행과 새마을금고를 포함한 상호금융권 관계자들을 불러 다음 달 중순부터 재유치 상황과 금리 수준을 매일 보고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이는 다음 달부터 레고랜드 사태 때 판매한 예금 상품 만기가 도래하면서 '수신 경쟁'이 재점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조치다. 한국은행과 금융권에 따르면 작년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단 석 달 동안 금융권 수신 잔액은 총 96조2504억원 늘었다. 여기에는 은행권 1년 이상 2년 미만 정기예금과 저축은행·신협·상호금융·새마을금고 수신 증가액이 포함된다.
금융당국이 우려하는 것은 지나친 ‘금리 경쟁’이다. 당시 은행권은 채권시장을 통한 자금 조달 통로가 막히자 예금금리를 연 5%대까지 높였고 2금융권은 자금 이탈을 막기 위해 연 6%대 중반에 이르는 특판 상품을 대거 판매했다. 당국은 이러한 현상이 자칫 재현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2금융권 역시 고금리 특판 판매를 늘리고 있다. 새마을금고는 연 5%대 예금금리를 제공하는 특판 상품들도 연이어 판매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특히 저축은행들이 필요 이상으로 자금 재예치에 나서는 상황을 집중적으로 관리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은행권을 뛰어넘는 고금리가 반드시 뒷받침돼야 하는 만큼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금융당국은 올 들어 대출이 줄어드는 추세인 만큼 모든 자금을 재예치할 필요는 없다고 보고 있다. 또 지나친 금리 경쟁이 벌어지면 안 그래도 건전성이 나빠진 상황에 수익성이 더 악화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금감원은 금융권 전반적인 예치금 흐름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기 위한 모니터링 시스템도 연내에 가동한다. 이후 은행권과 저축은행 예치금 총액 동향과 정기예금 중도 해지율 등을 파악해 이상 징후 대한 빠른 대처가 가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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