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사 선별수주 강화에…중견건설사, 소규모 정비사업지서 '두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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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새롬 기자
입력 2023-09-11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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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모습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주택가 모습.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2~3년 전만 해도 소규모 도시정비사업장까지 앞다퉈 뛰어들었던 대형 건설사들이 선별 수주 기조를 강화하고 있다. 서울을 중심으로 한 알짜 대규모 단지 사업지에 집중하면서 중견 건설사들이 소규모 정비사업장 수주에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1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코오롱글로벌은 지난 2일 번동 9구역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수주한 것을 포함해 서울시 모아타운 사업지로 지정된 번동 10개 구역 중 1~9구역 수주를 확정 지었다. 개별 구역은 각각 100~300가구 소규모 사업장이지만 남은 10구역까지 수주하면 1~10구역 총 2200가구에 이르는 ‘하늘채’ 단일 브랜드 단지를 완성하게 된다. 

코오롱글로벌은 지난 5월엔 중랑구 면목역3-1, 3-2구역을 수주하고 3-3구역도 수주를 앞둔 상태다. 

특정 정비사업 구역을 잇달아 수주해 '브랜드 타운'을 조성하기는 DL건설도 마찬가지다. DL건설은 지난 2월 중랑구 면목역6구역 가로주택정비사업(253가구) 시공권을 따냈는데 기존에 수주한 인근 1-3구역(202가구), 1-7구역(276 가구)과 함께 'e편한세상' 브랜드 타운을 형성할 계획이다. DL건설은 이 밖에 지난 3월 성북구 석관1-1구역과 경기 부천 원종동 151-2·199-2구역, 6월에는 마포구 망원동 동덕주택, 관악구 신림동 655, 강동구 암사동 495 일대 가로주택정비사업을 동시에 수주했다.

대보건설은 지난 8월 말 경기 의정부 금오동 한양빌라 소규모재건축정비사업 시공사로 선정됐다. 대지 면적 약 8176㎡, 지하 2층∼지상 16층, 3개 동에 231가구와 부대복리시설을 짓는 사업이다. 이에 앞서 같은 달 부천 원종동 일대 261가구 규모 아파트 등을 건설하는 '우성빌라 외 가로주택정비사업' 시공권을 따냈고 지난 6월에는 구로구 궁동 '동양연립 소규모재건축'(163가구)을 수주하는 등 올해에만 총 5개 소규모 정비사업 수주를 이뤄냈다. 
 
HJ중공업도 최근 대구 수성구 범어동 아진아파트 가로주택정비사업(205가구)과 부산 금정구 구서4구역 재건축정비사업(309가구)을 수주했다. 상반기에는 부산 연산동 1291 일원과 경기도 부천 역곡동 46 일원 가로주택정비사업, 포항 대잠동 행복아파트 2단지 소규모 재건축 사업, 포항 학산1구역 주택재건축정비사업(334가구), 경기 오산 '청호동 엘지아파트 소규모 재건축'(213가구) 사업 등에서 시공권을 따냈다.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입지가 좋은 사업일수록 조합이 대형사 브랜드를 선호하기 때문에 대형사가 아니면 서울 주요 지역 정비사업을 수주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며 "대신 소규모 주택정비사업 수주를 통해 도시정비사업 실적을 쌓아가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반면 대형 건설사들은 도시정비사업에서 선별 수주를 강화하는 분위기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올해 도시정비사업에서 마수걸이 수주를 하지 못하다가 지난 3일 공동사업시행 방식으로 추진되는 영등포구 삼성아파트 재건축 사업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외주 주택 부문 매출액도 지난해 말 1조9945억5700만원에서 올 상반기 1조845억5200만원으로 45.6% 감소했다.

현대엔지니어링도 아직 재건축·재개발 단독 수주는 없고 지난 5월 안양 평촌 대림아파트 리모델링 사업 1건, 7월 포스코이앤씨와 컨소시엄으로 부산 서구 부민2구역 재개발사업을 수주했다. 대우건설은 지난 7월 양천구 신정4구역 재건축 사업을 마수걸이로 수주했다. 롯데건설도 지난 5월 청량리8구역 재개발 사업 시공권을 따낸 것이 올 들어 유일한 실적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원자재 값 상승과 자금 조달 환경 악화, 주택시장 침체 등으로 주요 건설사들이 수도권과 서울에서도 사업성이 높지 않으면 적극적으로 수주에 나서는 분위기가 아니다"며 "게다가 요즘 공사비 둘러싼 문제도 많아 압구정, 여의도 등 '대어급' 정비사업지가 아니면 대형사 브랜드를 달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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