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채 3개월 만에 순발행 전환···주담대 금리 더 자극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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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기자
입력 2023-08-28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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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행채, 이달 28일까지 순발행액 1.4조원

  • 가계대출 급증에 자금조달 수요 확대 영향

  • "하반기 순발행 흐름 지속···금리 지켜봐야"

지난 21일 서울의 한 은행 대출 창구 앞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은행채 물량이 상환보다 발행이 많은 순발행 기조로 전환됐다. 지난 5월 이후 3개월 만이다. 최근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의 가파른 증가와 하반기 만기 도래분, 경기 위축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한 은행의 유동성 확보 때문이다. 특히 하반기 중 은행채 순발행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보여 주담대 금리가 높은 수준으로 유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8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이날까지 은행채는 17조7800억원 발행과 16조3700억원 상환으로 총 1조4100억원 순발행액을 기록했다. 은행채 순발행 전환은 지난 5월 9595억원 이후 3개월 만이다. 올해 은행채는 지난 1월 4조7100억원 순상환한 것을 시작으로 △2월 4조5100억원 △3월 7조410억원 △4월 2조6000억원 △6월 1조5005억원 △7월 4조6711억원 등 대체로 순상환 기조를 지속해왔다.

은행들이 채권 발행을 늘린 데에는 최근 급증하는 가계대출이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최근까지 금융당국은 장기 주담대 확대를 독려했고 지난 6월 이후 주담대를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빠르게 증가했다. 이에 은행들은 순안정자금조달비율(NSFR)을 맞추기 위해 은행채 발행량을 확대한 것이다.

또 상반기 순상환 기조를 지속해 온 만큼 은행 내 유동성이 떨어진 영향과 하반기 경기 위축에 대비하기 위한 자금 수요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9월 위기설 등 하반기 경기 위축에 대한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어 연말을 대비하는 자금 수요가 있었다는 분석이다. 특히 순상환 기조는 KDB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특수은행이 아닌 시장 충격에 민감하게 대응해야 하는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나타났다.

우려스러운 점은 하반기 중 은행채 순발행 기조가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은행채 발행을 제한했던 신용경색 우려가 잦아들었고 내년까지 기준금리가 절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은 예대마진을 높게 유지할 수 있는 우호적인 환경 속에서 은행채를 적극 발행함으로써 대출을 늘리고 수익을 극대화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당장 주담대 금리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은행채 발행 물량이 많아지면 은행들은 경쟁사보다 더욱 높은 금리를 제시해야 하기 때문에 시장금리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이 된다.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금리는 은행채 금리를 지표 금리로 삼고 있다. 이미 은행채 5년물 금리는 5개월 새 최고 수준으로 올랐고, 주담대 금리도 연 7%를 목전에 두고 있다.

다만 은행채 금리가 더욱 높은 수준으로 뛰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있다. 김윤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은행권 내 대출·채권 상품의 금리 레벨이 일정 수준에서 상단이 지지되는 흐름을 보이는 만큼 은행채 금리도 급격한 오름세를 보이진 않을 것"이라면서 "한국은행에서도 내년 1분기에는 금리를 내릴 것으로 보인다. 이를 고려할 때 은행채 금리가 더욱 뛰는 수준까지 올라설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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