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장기채 2조 베팅한 개미들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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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빈 기자
입력 2023-08-06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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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준 기준금리 인하 기대 사라져

  • 미국 신용등급 하락에 美 재무부는 장기채 발행 확대

출처한국예탁결제원
연초 이후 미국 장기채 ETF 개인투자자 순매수액 현황(단위 : 달러) [출처=한국예탁결제원]

미국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한 개인투자자들이 올해 잔존 만기 20년 이상인 미국 국채 장기물에 2조원 가까이 투자했지만 손실을 면치 못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기준금리 인하가 지연되고 장기물 발행 확대가 발표되면서 장기채 가격이 조정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6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1월 2일부터 8월 4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해외 주식은 'DIREXION DAILY 20+ YEAR TREASURY BULL 3X SHS ETF'(TMF)다. TMF 순매수액은 7억7717만9862달러로 약 1조135억원에 달한다. 이 ETF는 만기가 20년 이상 남은 미국채 30년물에 투자하고 채권 가격 변동 폭을 3배로 추종한다.

다른 장기채 ETF들도 개인 순매수 상위권에 올랐다. 'ISHARES 20+ YEAR TREASURY BOND BUYWRITE'(TLTW)는 2억9474만3329달러로 3위, 'ISHARES 20+ YEAR TREASURY BOND ETF'(TLT)는 2억798만5730달러로 6위를 기록했다. 'ISHARES 20+ YEAR US TREASURY BOND JPY HEDGED ETF'(2621·JP)는 1억8054만7689달러로 7위를 차지했다. 이들 장기채 ETF 4종에 대한 개인 순매수액 합산은 14억6045만6610달러로 약 1조9044억원 규모다.

TLTW는 미국 장기채에 커버드콜 전략을 구사하는 ETF다. 커버드콜은 기초자산 매수와 해당 자산에 대한 콜옵션 매도를 병행하는 전략이다. 변동성·박스권 장세에서 상대적으로 선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TLT는 미국 장기채를 정방향 1배수로 추종한다. 2621·JP는 엔화로 미국 장기채를 순매수한다. 엔화 가격 변동에 따라 환차익을 함께 추구할 수 있다.

이들 상품에 투자한 개인투자자들 성적표는 초라한 상황이다. TMF의 연초 대비 수익률은 -20.05%를 기록했다. TLTW(-5.52%)와 TLT(-4.86%), 2621·JP(-5.25%)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채권 ETF 수익률 부진은 미국 장기채 금리의 지속적 상승에 기인한다. 채권 금리 상승에 미국 국가 신용등급 하락까지 겹치며 가격이 연 저점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초 3.891%였던 미국채 금리는 4일(현지시간) 종가 기준 4.203%로 상승했다. 3일에는 4.304%로 오르며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채권 금리 상승은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소멸이 야기했다. 시장은 당초 연준이 연내 기준금리를 인하하며 통화정책을 전환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물가가 쉽사리 안정되지 않고 높은 임금상승률이 지속되면서 고금리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미국 재무부가 재정 적자를 해결하기 위해 3분기 국채 발행 계획에서 장기물 발행 규모를 늘리겠다고 발표한 점도 장기채 투심을 악화시켰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일자리 증가세가 둔화됐지만 실업률, 시간당 임금상승률 등 지표가 통화당국이 물가에 대한 견제를 지속할 수 있는 논거로 작용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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