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랑 속 이복현 1년] 지배구조·제도 개선 등 '숨 고르기'…임기 中 다시 탄력 받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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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문기·박성준 기자
입력 2023-06-07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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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올해 초부터 은행권에 화두가 된 지주사 지배구조, 주요 은행 과점 체제 등 굵직한 이슈들을 주도하던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최근 숨 고르기에 들어섰다. 금융업계에서는 그간 광폭 행보를 보여온 이 원장이 임기 내에 실질적인 결과물을 발표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원장은 최근 전세사기, 주가 폭락 등 현안을 해결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올해 들어 금융지주사 지배구조 개편, 은행권 과점 체제 개선, 금융사 자산건전성 향상 등 주요 현안에 대해 강도 높은 발언을 쏟아내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발등에 떨어진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각종 개편이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것은 자연스럽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다만 금융권 일각에서는 그가 주도했던 금융권 개혁 논의가 용두사미로 끝나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실제로 금융권 안팎에서는 이 원장이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었던 금융지주사 지배구조, 은행권 경쟁 촉진 논의가 모두 힘이 빠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올 유의미한 결과물을 내기가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이 원장은 지난 1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금융위원회를 중심으로 특정 방식의 틀을 규정화하는 방안 등을 점검 중”이라며 “금융지주 회장, 이사진, 은행장 등을 만나면서 금융당국이 바라는 절차 등 화두들을 말씀드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모든 것들을 규정하기보다는 원칙론적인 틀을 기반으로 제도를 만들고 각 금융회사가 절차를 구체화하도록 유도하겠다는 복안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원칙론으로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내기 어렵다는 회의론이 제기된다. 결국 민간기업인 금융지주사에 당국이 개입할 수 있는 정도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애초에 이 정도 수준에서 마무리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지난 2월 국내 은행들이 ‘과점적 지위’에 안주하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한 뒤 돌입한 은행권 과점 체제 개선도 아직 구체적인 성과는 없는 상태다. 금융위를 중심으로 금융당국이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도 굵직한 변화를 논의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한국은행 지급결제권 확대 반대, 업권 간 첨예한 이해관계 등 외부 변수로 인해 추진 동력을 상당 부분 잃었기 때문이다.

금융권에서는 이 원장 취임 이후 그의 보폭과 비례해 월권, 관치 등 논란이 양산됐다. 금융감독원 권한 밖 현안을 논한다거나 정부가 민간기업인 금융지주사에 필요 이상으로 개입한다는 지적이 계속 제기됐다. 이 원장은 이와 같은 논란들을 무릅쓰고 적극적인 행보를 유지하면서 개선 의지를 내비쳤지만 각종 개편안이 지지부진하면서 “결과는 없고 논란만 남았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 원장의 광폭 행보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 원장이 상생금융으로 은행을 압박해 금리 인상 시기를 큰 충격 없이 넘겼다”며 “전세사기 특별법 시행 전에 경매유예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 금융권 협조를 끌어낸 것도 높이 평가할 만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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