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늘고 수요 줄자 가격 하락세…잘나가던 중고차업계 줄폐업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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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가림 기자
입력 2023-05-3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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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신차보다 비싸게 팔렸던 주요 모델들의 가격이 하락 추세다. 렌터카업계의 중고차 매각 확대로 인한 매물 증가와 올해 하반기 신형 모델 출시가 잇따르는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고금리 여파와 경기침체로 경차와 고급 세단 가격도 하락하고 있어 연말 중고차업계의 줄폐업이 잇따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9일 한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에 따르면 이달 그랜저의 2.4 프리미엄 가격은 전월 대비 22만원 하락한 2061만원이다. 

이 모델의 가격은 올해 들어 4월을 제외하고 모두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다. 렌터카업계는 3년 주기로 렌탈차량을 중고차로 매각하는데, 이에 따라 최근 그랜저의 물량이 늘어나고 있다. 반면 중고차 수요는 감소하면서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달 그랜저의 중고차 판매량은 6659대로 전월 대비 19% 줄었다. 여기에 지난해 11월 디자인이 완전 변경된 신형 그랜저가 출시되며 구형 모델 가치가 더 떨어지고 있다. 

카니발 역시 매물 증가에 따라 가격이 내려가고 있다. 카니발 9인승 디젤 프레스티지 가격은 전월 대비 30만원 하락한 2088만원이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신차 출시로 올 1분기 카니발 재고는 전분기 대비 30% 늘었다. 올 하반기 부분변경 모델에 하이브리드 라인업 추가도 예고돼 있는 점도 소비자들이 디젤 중고차 모델의 구매를 망설이는 요인이다. 이 같은 이유로 지난해 16개월이 걸렸던 신차 출고 대기기간이 즉시 출하 또는 2개월로 급격히 줄어들었다. 

2021년 단종된 K7의 몸값도 낮아지고 있다. 단종 모델은 부품 수급 문제 등으로 중고차 가격이 내려간다. 이달 K7 가격은 전월보다 35만~70만원 떨어졌다. 완전변경 또는 부분변경을 앞두고 있는 모델들도 가격 하락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싼타페 가격은 전월보다 28만원 내린 2772만원이다. 싼타페는 올 3분기 5년 만에 완전 변경 모델로 출시된다. 쏘렌토 역시 하반기 부분변경을 앞두고 있어 디젤 구형 모델 값이 40만원 가까이 떨어졌다. 쏘렌토 2022년식과 2020~2021년식 모델은 지난해 신차보다 비싸거나 근접했다. 

경차와 고급 세단은 경기침체와 고금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서민의 발'로 여겨지는 경차는 경기불황에 수요와 가격이 상승하는 대표 모델이다. 모닝과 레이는 올 들어 한달을 제외하고 가격과 판매량 모두 내리막을 걷고 있다. 경기상황에 민감한 수입차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E시리즈는 40만~171만원 내렸고 BMW 5시리즈와 아우디 A6, 볼보 SC60 등도 최대 4% 하락했다. 

중고차업계는 가격 하락폭이 점차 커지며 올 연말 중고차업체의 20%가 폐업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1톤 트럭과 경차의 가격과 수요가 떨어질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라며 "현대자동차와 KG 모빌리티까지 시장에 뛰어들며 연말 줄도산을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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