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지방정부 재정난 속 도심 지하철 건설도 '제동'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베이징(중국)=배인선 특파원
입력 2023-05-10 14:13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적자난' 도심 지하철···정부 보조금으로 연명

  • 지방정부 재정난에···지하철 건설도 '신중'하게

중국 베이징 지하철.

중국 베이징 지하철.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중국 윈난성 쿤밍시 도심 지하철이 지방 재정을 갉아먹는 '돈 먹는 하마'가 됐다. 10일 중국 제몐망에 따르면 쿤밍시 도시지하철공사 격인 쿤밍궤도교통그룹은 2021년 말까지만 해도 31억1400만 위안(약 5950억원)이었던 현금 흐름이 지난해 7억5900만 위안, 올해 1분기 1억 위안으로 쪼그라들었다. 1년여 만에 30억 위안이 ‘공중 증발’한 셈이다. 최근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쿤밍궤도교통그룹 직원들이 임금도 제때 받지 못하고 있다는 글까지 올라온다. 쿤밍궤도교통그룹의 2022년 1분기 2억1700만 위안에 달했던 직원 임금 복리혜택 예산은 올해 1분기 1억 위안으로 반토막 났다.
 
현재 쿤밍 지하철이 ‘적자 경영’ 상태이기 때문이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쿤밍궤도교통그룹 매출액은 전년 대비 26% 이상 하락한 6억2900만 위안, 반면 영업비용은 15억5900만 위안으로 매출의 2.5배에 달했다.
 
'적자난' 도심 지하철···정부 보조금으로 연명
그런데도 쿤밍 지하철이 지난해 7935만 위안의 순익을 거뒀다는 게 흥미롭다. 이는 쿤밍시 정부로부터 보조금 9억7500만 위안을 타낸 덕분이다. 2021년 타낸 보조금 5억 위안에서 1년 새 갑절로 늘었다. 사실상 정부 보조금에 기대 간신히 운영되고 있는 것과 다름없다. 현재 쿤밍궤도교통그룹은 총자산이 1529억 위안인데, 부채액수가 이 중 3분의2인 1053억 위안이 넘는다.

사실 중국은 2010년대 들어서 도시화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지하철 건설 사업을 적극 추진했다. 제몐망에 따르면 4월 기준 중국 54개 도시에 지하철(지상전철 포함)이 깔려있으며, 총 구간길이는 9652㎞에 달한다. 

하지만 쿤밍처럼 사실상 적자 운영 상태인 곳이 허다하다. 2021년 전국 주요 24개 도시 지하철 운영 상태를 살펴보면 항저우와 시안만 ‘적자’다. 하지만 실제로 지방 정부 보조금을 제외하면, 21개 도시 지하철이 사실상 적자 운영 상태고 선전·광저우·우한 3개 도시 지하철만 ‘흑자’ 경영 중으로 나타났다. 전국 지하철에 쏟아붓는 각 지방정부 보조금을 합치면 최대 1200억 위안에 달한다는 통계도 있다. 수도 베이징만 해도 2021년 정부로부터 타낸 지하철 보조금이 214억6600만 위안으로 전국 1위였다. 

지하철은 공사 비용이 많이 드는 데다가 ‘서민의 발’인 만큼 요금도 기본요금 기준 2~3위안에 불과하다. 하지만 승객 이용량이 예상보다 많지 않다 보니 적자난을 겪는 것이다. 
 
지방정부 재정난에···지하철 건설도 '신중'하게
2018년 중국 정부도 지방정부 부채 리스크를 우려해 도시마다 우후죽순으로 지하철을 짓는 걸 막기 위해 지하철 건설 사업 승인을 할 때 도시별 인구, 지역경제, 재정상태, 승객 수송량 방면에서 엄격한 잣대를 들이댔다. 승객 수송량의 경우, 하루 평균 지하철 구간길이 ㎞당 7000명 이상 승객이 예상되는 경우에만 지하철 건설을 승인했다.
 
하지만 중국 교통운수부가 4월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전국 44개 지하철 도시 중 17곳만 이 기준에 부합한다. 하루 평균 1㎞당 승객 수송량이 1만명이 넘는 곳은 광저우(1만4300명), 시안(1만3600명), 선전(1만3500명), 창사(1만3300명), 상하이(1만2800명), 베이징(1만2400명), 청두(1만900명) 등 7곳에 불과하다. 쿤밍은 달랑 5000명으로 28위, 전국 중하위권 수준이다.  

가뜩이나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경기가 악화해 지방정부 부채 리스크가 대두된 가운데, 최근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는 지하철 건설 사업 승인에 더 신중해졌다. 일반 중소도시 신규 지하철 건설 계획은 아예 승인하지 않고 있으며, 대도시 지하철 신규 건설사업도 축소하고 나섰다.
 
광둥성 선전시도 최근 지하철 5기 공사 계획을 대폭 축소했다. 지난해 본래 13개 추가 노선을 건설할 계획이었으나, 9개 노선만 건설하기로 수정한 것. 쿤밍시도 지하철 적자 운영에서도 지하철 4개 노선을 추가하는 등 3기 건설 사업을 추진 중인데, 발개위로부터 승인을 받을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자오젠 베이징교통대 교수는 제몐망에 "쿤밍 승객도 충분하지 않고 재정압박도 커서 지하철을 계속 건설할 필요가 없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아주NM&C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