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컷팅맨'에 '리버버스'까지...'지옥철' 오명 김포골드라인 개선책 효과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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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섭 기자
입력 2023-04-20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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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골드라인 혼잡도 문제 해결을 위한 결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포도시철도(김포골드라인) 김포공항역에서 승객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포도시철도 '김포골드라인'에서 크고 작은 사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문제 해결을 위한 결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정부는 물론 지자체까지 버스 전용차로 연장 추진 등 여러 대책을 쏟아 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혼잡도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대체 열차 노선, 운행 차량 확대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며 단기 대책과 중장기 대책을 같이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일 김포도시철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 11일까지 김포골드라인에서 발생한 안전사고는 모두 18건으로 집계됐다. 올해 들어 5.6일에 한번꼴로 사고가 이어진 것이다.

장소별로는 열차 내 사고가 7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승객이 붐비는 김포공항역 승강장이 6건으로 뒤를 이었다. 주요 사고 유형은 호흡 곤란과 의식 저하로 각 5건을 기록했고 열차 안이 붐비며 밀리거나 압박당해 다치는 경우도 있었다.
 
김포골드라인은 이 열차는 한강신도시에서 서울 9호선 김포공항역까지 총 23.67km 구간을 오가는 완전 무인운전 전동차다. 김포한강신도시 등 지역 주민들의 서울 출퇴근 편의를 높이는데 기여할 것이란 기대를 한 몸에 받았으나, 2019년 개통 이후 승객 과밀 문제가 끊이질 않고 있다. 국비 지원 없이 철도를 건설하려다 보니 예산 부족 문제가 생겼고, 결국 두 칸짜리 소형 열차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출퇴근 시간에 승객이 몰리면서 혼잡도가 매우 높아 '지옥철', '골병라인' 등의 오명을 쓰고 있다.

철도통계연보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김포골드라인의 혼잡도는 241%에 달한다. 열차 혼잡도는 △여유(80% 이하) △보통(80~130%) △주의(130~150%) △혼잡1(150~170%) △혼잡2(170% 이상) 등으로 나뉜다. 혼잡2 이상이면 승객끼리 몸이 밀착돼 열차 내 이동이 불가한 수준이다.

이에 정부는 물론 각 지자체가 김포골드라인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여러 대책을 쏟아내고 있다.
 
우선 정부는 고촌역·풍무역에서 김포공항역까지 직행하는 셔틀버스를 대폭 늘린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버스전용차로가 지정되면 출퇴근 셔틀버스를 시민들이 지금보다 쾌적하고 빠르게 이용할 수 있도록 5호선 연장 전까지 무제한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버스 운행과 비용 문제는 김포시와 국토부 대도시권 광역교통위원회(대광위)와 협의해 해결하기로 했다.

내년 9월 증편 예정인 6편성(12량) 열차도 3개월 앞당겨 투입될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 협의하고 5호선 김포연장 세부노선 확정, 서부권 광역급행철도(GTX) 예타 통과 등 대체 노선도 속도를 내겠다는 입장이다.

서울시는 버스전용차로 지정과 함께 김포도시철도 역사 내 혼잡 시간대 탑승을 제한하는 역할을 할 '커팅맨'을 배치할 방침이다. 커팅맨은 역사 내 이동 동선 분리, 환승구간 안내 등의 업무를 담당한다.
 
서울~김포구간 수상 교통운송망을 구축하고 리버버스 도입도 검토한다. '행주대교 남단'부터 '잠실'까지 10개 선착장, 약 30㎞ 구간을 운영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 같은 대책이 현재 김포골드라인의 혼잡도 해소에 얼마나 효과를 미칠지 미지수다.

우선 서울시가 발표한 리버버스는 김포골드라인 수송인원을 얼마나 분산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버스나 일반 지하철보다 가격이 높은 수준으로 책정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한 리버버스 승강장까지 오고 가는 시간도 소요되는 만큼 효과가 반감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리버버스를 이용하기 위한 승강장까지의 접근성 인프라가 부족한 상황에서 리버버스가 이동수단으로서 충분한 실효성을 거둘지는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국토부가 발표한 버스 확대도 정시성 담보라는 과제가 있다. 버스를 대거 투입하더라도 개화~김포공항역까지 버스전용차로가 지정되지 않는다면 큰 효과를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승강장과 역사 내 혼잡을 억제할 대책과 함께 대체 교통수단을 최대한 빠르게 투입해야 한다면서, 중장기적으로는 지하철 5·9호선 연장, GTX 개통 등의 수요 분산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정훈 아주대학교 교통시스템공학 교수는 "당장은 출근 시간 승강장 혼잡도를 낮추는 정책을 시행해 수요를 분산해야 한다"며 "전용차로를 서둘러 연장하고 버스가 원활히 통행할 수 있도록 운영해 버스가 지하철 못지 않게 정시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을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수범 서울시립대 교통공학과 교수도 "현재 김포골드라인의 수송 용량은 물리적으로 제한이 돼 있기 때문에 다른 수단으로 수요를 전환하는 것이 대책의 핵심"이라며 "결국 장기적으로는 GTX, 지하철 연장 등 근본적으로 대체 노선을 구축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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