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in Trend] 화성 거주 실험에, 우주 3D 지도 제작... 세계 각국 우주 임무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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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우 기자
입력 2023-04-1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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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ASA, 지구에 화성 모의 환경 만들고 1년간 거주

  • 암흑물질 분포 연구 위해 우주망원경 발사하는 ESA

  • 한국, 5월 누리호 3차 발사... 실험 넘어 실용 단계 진입

세계 각국의 2023년 우주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한국은 오는 5월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3차 발사를 앞두고 있다. 미국은 아르테미스 계획 이후 진행하는 화성 탐사를 위해 화성 거주 모의훈련을 지상에서 진행한다. 유럽 역시 목성 탐사, 암흑물질 조사 등 심우주 탐사를 시작한다.

지난해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소유즈 로켓을 이용해 발사하려던 계획도 대부분 취소됐다. 이에 스페이스X 등으로 발사체를 바꿔, 다시 발사를 시도하는 임무도 올해 진행된 바 있다.

◆화성에서 1년 살기 가능할까... 美, 거주 가능성 검증 나서

미국에선 화성 거주를 위한 모의훈련이 올해 진행된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올해 6월부터 채피어(CHAPEA) 계획을 지구에서 실행한다. 화성을 모사한 환경을 지구에 구현하고, 약 1700ft²(제곱피트, 약 158㎡)의 고립된 공간에서 승무원이 약 1년 거주한다.

모의 거주지에선 자원 제한, 격리, 장비 고장 등 실제 우주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환경을 시뮬레이션할 계획이다. 이러한 환경에서 식사나 위생활동 등 일상생활은 물론, 통신이나 과학 작업 등 임무도 수행한다. 이를 통해 신체나 행동 건강, 임무 수행력 등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할 예정이다.
 

NASA는 오는 6월부터 채피어 계획을 통해 화성 거주 모의 훈련을 시작한다. [사진=NASA]

모의 거주지는 3D 프린팅 기술로 제작했다. 소재는 용암석과 물을 혼합한 '라바크리트'가 쓰였다. 즉 진흙이다. 실제 화성 탐사 환경에서는 기지 건설을 위한 자재를 쉽게 운반할 수 없기 때문에 현지에서 조달할 수 있는 토양을 활용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때문에 라바크리트 3D 프린팅은 다른 행성에서 거주지를 만드는 현실적인 방법으로 꼽힌다.

◆승객 100명 태우고 화성 목표... 스페이스X 스타십, 첫 궤도비행 시험

스페이스X는 4월 17일(현지시간), 세계에서 가장 크고 강력한 발사체인 스타십을 시험 발사할 예정이다. 그간의 시험을 바탕으로 첫 번째 궤도비행에 나선다.

스타십은 100~150톤(t) 무게의 화물과 승무원 100명을 달이나 화성까지 운송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 중인 발사체다. 우주선(스타십 우주선)과 로켓(슈퍼헤비 로켓) 등 2단으로 구성된다. 슈퍼헤비는 액체 메테인과 액체 산소를 연료로 사용하는 엔진 33개로 이뤄져 있다. 스페이스X의 다른 로켓 1단과 마찬가지로 발사 지점에 다시 착륙해 재사용하는 것이 목표다.

2단인 우주선은 승무원과 화물을 운송하는 데 쓰인다. 스페이스X에 따르면 우주선은 우주정거장 운송, 달 기지 건설, 행성 간 수송, 지구 내 운송 등에 활용될 전망이다. 다수의 탑재체를 실을 수 있기에 다수의 발사 임무를 한 번에 수행할 수 있다. 기존 발사체인 팰컨9 대비 운송 단가도 더 낮아질 전망이다.

우주 기지 건설을 위한 많은 양의 화물도 운송할 수 있다. 특히 미국 NASA는 지난해 11월 스페이스X와 협약을 맺고, 아르테미스 계획에서 스타십을 이용해 자재를 운송할 계획이다. 또한, 대기권 재진입을 통해 전 세계 어디든 한 시간 이내에 화물이나 승객을 운송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뿐만 아니라 스타십 우주선 2대를 활용해 지구 궤도 상에서 연료를 보충하고, 화성 등 심우주로 운송하는 기술도 개발 중이다.

◆상업용 우주정거장 건설 나서는 액시엄 스페이스, 민간 우주비행사 비행 시도
 

액시엄 스페이스의 상업용 우주정거장 '액시엄 스테이션' 상상도 [사진=액시엄 스페이스]

액시엄 스페이스는 오는 5월 8일 우주정거장(액시엄 스테이션) 건설 준비를 위한 두 번째 임무에 나선다. 액시엄 스페이스는 퇴역을 앞둔 기존 국제 우주정거장을 대체하는 상업용 우주정거장을 구상하고 있다. 오는 2025년 첫 번째 모듈을 발사하고, 2029년까지 추가 모듈을 발사해 우주정거장 완성을 계획하고 있다.

이번 임무에는 민간인 우주비행사 4인이 참가한다. 이들은 스페이스X 드래건 우주선에 탑승해 10일 동안 우주를 비행한다. 이 기간 중에 우주용으로 개발된 식품을 섭취하며 검증하고, 저중력 공간에서 생물을 키우는 등 각종 연구도 수행할 계획이다.

앞서 국내 제약 기업인 보령도 액시엄 스페이스에 5000만 달러(약 652억1850만원)를 투자한 바 있다. 우주 시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우주공간에서의 헬스케어 관련 이슈를 발굴하겠다는 계획이다.

◆생명체 흔적 있을까... 목성 장기 탐사 나서는 유럽 우주국

유럽 우주국(ESA)은 지난 4월 14일(현지시간) 남미에 위치한 프랑스령 기아나 북부 쿠루 우주센터에서 목성 탐사선 주스(JUICE) 발사에 성공했다. 주스는 목성까지 날아가, 목성의 대표적 위성인 가니메데, 유로파, 칼리스토를 탐사할 예정이다.

이들 위성은 얼음으로 뒤덮인 것이 특징이다. 과학계에 따르면 두꺼운 얼음 밑에는 액체로 된 물이 존재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 때문에 생명체가 살고 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주스는 이들 위성을 약 35차례 근접 비행하며 원격에서 생명체를 구성하는 원소를 측정하는 등 탐사 임무를 수행한다. 임무 기간 막바지에는 주요 목표 위성인 가니메데를 돌면서 집중 관측할 계획이다.
 

ESA의 목성 궤도 탐사선 '주스'의 임무 상상도 [사진=ESA]

주스 기체 무게는 약 2.4t이며, 연료를 가득 채우면 6t에 이른다. 10개의 주요 탑재체를 통해 자기장, 광학 신호 등 각종 정보를 측정하며, 레이더를 통해 9㎞ 두께의 얼음 아래도 탐사한다.

목성 궤도에는 오는 2031년 7월에 도착할 예정이다. 8년이 넘는 대장정이다. 이는 연료 소모를 최소화하면서 공전 궤도에 따라 최소 5억8800만㎞, 최대 9억6800만㎞ 떨어진 목성까지 도달하기 위한 방식이다. 오는 2025년까지 지구, 달, 금성 등 가까운 천체의 중력을 이용해 속도를 얻고 목성으로 향한다. 이후 2031년부터 2034년 말까지 3개 위성을 탐사하며, 2034년 12월부터 가니메데 궤도비행에 들어선다.

◆암흑물질 분포 밝히는 우주 3D 지도 제작... 유클리드 우주망원경 발사

지난해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우주의 신비로운 모습을 고해상도로 전해왔다면, 올해는 유클리드 우주망원경이 우주 탄생과 미래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할 전망이다. ESA는 오는 7월 유클리드를 스페이스X 팰컨9에 실어 발사한다. 목적지는 제임스 웹과 마찬가지로 지구에서 150만㎞ 떨어진 라그랑주 L2 지역이다. 우주 공간에서 관측하면 지구에서 관측하는 것과 비교해 최소 4배 이상 선명한 결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유클리드는 1.2m 크기의 망원경이 달린 가시광선 카메라, 분광기를 탑재한 근적외선 카메라 등 두 가지 탑재체로 구성된다. 높이 4.7m, 지름 3.7m에 이르는 대형 망원경이다. 연료와 각종 탑재체를 포함한 무게는 2t에 이른다.
 

지난 2월 20일 발사를 앞둔 ESA가 유클리드 우주망원경의 전자기 호환성을 점검했다. [사진=ESA]

주요 임무는 우주 공간 대부분을 구성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암흑물질과 암흑 에너지 연구다.

암흑물질은 중력을 통해 존재 여부를 유추할 수 있지만 전자기파 등 관측 수단으로는 직접 관찰이 불가능한 미지의 물질이다. 우주의 빈 공간으로 여겼던 곳이 암흑물질로 가득 차 있다는 가설을 입증하면 천체물리학에 새 지평을 열 수 있다.

암흑물질은 우리 눈에 보이지 않지만, 먼 은하계에서 날아오는 빛을 왜곡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클리드는 우주 전체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지역을 들여다보며, 수십 억개에 이르는 은하 모양과 크기에 대한 정보를 수집한다. 100억광년 떨어진 은하의 모습을 촬영하고, 이를 3D 지도로 만들면 우주 공간에 가득 차 있을 암흑물질이 어떻게 분포돼 있는지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 ESA 측의 설명이다.

◆우주 시대 연 누리호, 고도화·실용 임무 동시 추진

한국은 오는 5월 24일 누리호 3차 발사를 시도한다. 기상 등 발사 조건이 맞지 않을 경우 5월 25일부터 31일까지를 발사 예비일로 설정했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이번 3차 발사는 누리호 고도화를 통한 안정성 확보와 함께 첫 번째 실용임무 수행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누리호는 1.5t급 실용 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투입하기 위해 개발한 발사체다. 지난 1차 발사는 발사체 3단에 위성 모사체만을 탑재했다. 1차 발사에선 단순히 무게만 맞추는 것이 목적이었다. 2차 발사에는 모사체와 함께 누리호의 위성 투입 성능을 확인하기 위해 성능검증위성과 큐브위성을 실어 발사했다. 실용적인 목적보다는 투입 가능 여부를 파악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 셈이다.
 

누리호 3차 발사를 앞두고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누리호 1단과 2단을 결합하고 있다.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이와 달리 3차 발사는 실제 임무에 투입 가능한 위성을 탑재한다. 단순 검증을 넘어 실용 임무에 첫 도전하는 셈이다. 이번 3차 발사에 탑재되는 위성은 차세대 소형위성 2호기 1기와 부탑재위성(큐브위성) 7기다.

차세대 소형위성 2호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인공위성연구소가 개발한 것으로, 지구 550㎞ 고도에서 2년간 과학 임무를 수행한다. 지난 2017년부터 297억원을 투입해 개발된 것으로, 우주 핵심기술 사업 성과물을 우주 환경에서 검증하는 것이 목표다.

주요 탑재체로는 X대역 영상 레이더가 꼽힌다. 이는 우리나라가 선정한 우주 기술 로드맵 200대 중점 기술 중 하나다. 빛이나 구름에 영향을 받지 않아 밤낮이나 날씨를 가리지 않고 지상을 관측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재해재난이나 국토·해양 관리 등에 활용 가능하다.

이 밖에도 우주방사선관측기, 상변환물질 기반 열 제어장치, X대역 전력증폭기, 태양전지 배열기 등 국내에서 개발한 각종 기술을 검증하고, 우주 방사선 관측 등 임무를 수행한다.

지난 2차 발사에선 큐브위성 4개를 성능검증위성에 실어, 발사관으로 사출했다. 이와 달리 이번 3차 발사에선 누리호 3단에 발사관을 직접 장착해 사출한다. 대표적인 큐브위성으로는 한국천문연구원이 개발한 도요샛 4기가 있다.

도요샛은 4기가 편대로 비행하며, 우주 환경을 관측한다. 높이 나는 새로 알려진 '도요새'에 인공위성(Satellite)을 뜻하는 단어 '샛(SAT)'을 더해 붙인 이름이다. 이름처럼 지구 상공 약 60㎞에서 1000㎞ 사이의 전리층에서 우주 플라즈마 분포와 태양풍에 의한 우주폭풍 등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예보할 예정이다. 임무 기간은 약 1년이다.

앞서 도요샛은 지난 2022년 6월,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발사장에서 러시아 소유즈-2 발사체에 실려 우주로 올라갈 예정이었다. 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발사가 잠정 연기된 바 있다.

이밖에 큐브위성은 져스텍(지구관측 영상을 위한 광학 탑재체 검증), 루미르(우주 방사능 측정과 방사능으로 인한 오류 극복), 카이로스페이스(우주쓰레기 경감 기술 실증) 등이 6개월~1년 동안 각각의 임무를 수행한다.

이번 3차 발사부터는 지난해 10월 민간 체계종합기업으로 선정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발사 과정에 참여한다. 앞서 우리 정부는 국내 발사체 산업 생태계를 고도화하기 위해 누리호 총조립부터 발사까지 아우르는 체계종합기업을 선정해 기술을 이전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발사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제작 총괄 관리와 발사 공동 운용을 수행하며, 4차 발사부터 참여 범위를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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