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완의 '이기는 성장'···LG전자, B2B확대·오퍼레이션 강화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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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지 기자
입력 2023-04-11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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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분기 영업이익 1.5조 어닝 서프라이즈

  • 14년만에 삼성전자 앞질러 업계서 주목

  • 전장 앞세운 B2B 구조 전환 전략 주효

  • 글로벌 오퍼레이션센터로 비용 절감도

LG전자가 14년 만에 삼성전자를 제쳐 주목받고 있다. 경기 침체 속에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달성한 배경에는 조주완 사장의 ‘이기는 성장’ 전략이 있었다. 불황의 영향을 그대로 받는 기업·소비자 간 거래(B2C)에서 기업 간 거래(B2B)로 사업구조를 전환한 것이 효과를 거뒀다는 분석이다. 향후 전장사업 등 포트폴리오 고도화를 통해 상승세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불확실성, 변수 아닌 상수”···B2C→B2B로 전환 中

10일 업계에 따르면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은 올해 취임 3년 차를 맞은 가운데 B2B 전략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가전 사업이 주력인 LG전자는 B2C 수요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경기 변동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B2B 비중을 늘려 탄탄한 수익 구조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조 사장은 올해 1월 CES 2023에서 “경영 환경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변수가 아닌 상수가 됐다”며 “불황 속에도 이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사업 체질을 개선해 경쟁력 있는 사업구조를 만들어 가겠다”고 포트폴리오 전환을 시사한 바 있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 1조4974억원으로 삼성전자(6000억원)를 14년 만에 앞지른 요인에도 꾸준한 B2B 성장이 있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1분기 일회성 요인(7980억원)을 빼면 별도 영업이익(LG이노텍 제외) 기준 올해 1분기는 전년 동기 대비 73.7% 성장한 것으로 증권가는 추정한다.
 
아직 전체 영업이익 중 비중은 작지만 전체 실적에서 안정적인 기반 역할을 하는 B2B 비중이 커졌다는 데 의미가 있다. B2C 시장은 여전히 수요가 침체된 상태다. 올해 LG전자의 B2B 사업 비중은 32%까지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20년 기준 16%에서 3년 만에 2배가량 늘어나는 것이다. 지난해 B2B 사업 비중은 25%였다.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사장)[사진=LG전자]
 

전장, 9년 만에 핵심 동력으로···오퍼레이션 강화 시너지

특히 전장(VS)부문이 지난해 2분기 9년 만에 턴어라운드(흑자 전환)한 후 고속 성장하며 B2B 사업의 주축이 되고 있다. 아직 사업 부문별 실적은 나오지 않았지만 올해 1분기 VS부문 영업이익은 590억원가량으로 추정된다. 이는 직전 분기 300억원보다 약 2배 증가한 수준이다.
 
성장 배경에는 전기차 시장 급성장세가 자리한다. 올해 글로벌 전기차 판매 대수는 1195만대로 지난해보다 25% 확대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VS부문이 전기차에 공급하는 부품 수주 규모도 2021년 60조원, 지난해 80조원에 이어 올해는 1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이르면 올해 말부터는 본격적인 외형 성장을 앞뒀다. 전장 합작법인인 LG 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의 멕시코 신공장이 파워트레인 생산을 위한 가동이 예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향후 북미 완성차업체의 대규모 수주가 전망되는 상황이다. 현재 텔레매틱스 등 인포테인먼트 중심 수익 구조에 파워트레인용 매출까지 더해지게 된다.
 
B2B 비중 확대와 함께 오퍼레이션 강화는 비용을 줄이며 전략의 효과가 배가됐다. 올해 초 조직개편에서 기존 구매·SCM경영센터를 ‘글로벌 오퍼레이션센터’로 확대 개편했고 이를 통해 생산, 구매, 공급망관리(SCM)를 보다 고도화해 시너지를 냈다는 분석이다. 실제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도 2021년 1월 5000대 수준에서 올해 1월 초(1061.14)~3월 말(923.78)에 떨어지며 대외적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LG전자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탑재된 르노그룹 메간 E-Tech 차량. [사진=LG전자]
 

사이니지, 히트펌프 등 시의적절 'B2B 수요' 공략

비즈니스솔루션(BS)부문과 생활가전(H&A)부문의 성장도 한몫했다. BS부문은 코로나19 이후 외부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골프존, 옥외광고, 경기장 전광판 등에 사이니지 수요가 급격히 늘었다. BS부문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 440억원이 점쳐지고 있다. 이는 직전 분기 780억원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되는 것이다.

실제 상업용 사이니지 시장은 지속 성장 중인 분야다. 올해 698만대에서 2025년 749만대까지 시장이 커질 전망이다.
 
또 최근 친환경 규제 강화로 유럽연합(EU)에서 대체 가전으로 주목받는 히트펌프 수요를 적절히 공략한 점도 어닝 서프라이즈 배경으로 꼽힌다. 히트펌프는 친환경 고효율 냉난방 가전이다. 지난해 유럽 시장에서 LG전자 히트펌프 매출은 2021년 대비 120% 증가했다.
 
유럽연합은 ‘리파워EU(REPowerEU)’ 계획에 따라 히트펌프를 2026년까지 2000만대, 2030년까지 6000만대 설치한다는 목표다.
 
H&A부문 역시 올해 1분기 8300억원대 영업이익이 예상되고 있다. 이는 전체 영업이익 가운데 절반을 넘는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대내외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언제 해소될지 모르고 기업들도 계속 비용만 감축하며 수익을 보전하기는 힘든 일”이라며 “무엇보다 프리미엄 제품 등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마련하는 게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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