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엄두 못 내는 국내 리걸테크…해외와 격차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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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은 기자
입력 2023-03-30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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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 벤고시닷컴, 2분기 챗GPT 도입…미국도 도입 속도

  • 국내 리걸테크는 개발 더뎌…직역 단체와 갈등에 정체

  • 수년째 갈등 시달리던 로톡, 구조조정…"종지부 찍어야"

일본 벤고시닷컴에서 발표한 대화형AI 법률 상담 서비스 이미지 [사진=벤고시닷컴]


리걸테크(법률 정보기술) 시장에도 ‘챗GPT’ 바람이 불고 있다. 대화형 인공지능(AI)이 법률 관련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소비자 편의를 높인다는 취지다. 하지만 국내 리걸테크는 이 같은 변화에 대응이 더디다. 직역 단체와 갈등이 리걸테크 기업들의 사업 확장을 막고 있다는 지적이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리걸테크 시장에 챗GPT가 속속 도입되고 있다. 일본 ‘벤고시(변호사)닷컴’은 올해 2분기 챗GPT를 활용한 법률상담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기존에는 소비자가 법률 질문을 올리면 변호사가 답했으나 앞으로는 AI가 답변을 내놓는다.
 
미국 리걸테크 기업들도 AI를 활용한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두낫페이’는 AI 채팅 로봇 형식의 법률 질의응답 시스템을 선보였다. 최근 미국에선 챗GPT가 로스쿨 시험에서 합격점을 넘어섰다는 결과도 나왔다.
 
해외 리걸테크 기업들은 챗GPT 외에도 다양한 첨단 기술을 바탕으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그 결과 미국 온라인 법률 플랫폼 ‘리걸줌’은 2021년 나스닥에 상장했다. 미국 ‘로켓로이어’는 2012년 영국을 시작으로 유럽까지 진출해 글로벌 리걸테크 기업으로 도약했다.
 
이와 달리 국내 리걸테크 산업 발전은 더딘 편이다. 글로벌 리걸테크 분야에서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이 7개, 예비유니콘(기업가치 1000억원 이상)이 27개인 반면 국내 리걸테크 기업 중에서는 로앤컴퍼니(서비스명 ‘로톡’)가 예비유니콘으로 선정되는 데 그쳤다.
 
국내에서도 챗GPT에 대한 관심과 맞물려 리걸테크를 고도화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지만 기술은 아직 초기 단계다. 로앤컴퍼니는 사내에 법률 AI연구소를 두고 관련 연구개발(R&D)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1월엔 AI 기술 기반 법률 정보 검색 서비스 ‘빅케이스’를 출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한변호사협회와 수년간 소모적인 갈등을 이어오다 보니 R&D 투자 여력이 남지 않은 상태다. 최근 로앤컴퍼니는 직원 절반을 감축하는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이달 31일까지 희망퇴직을 진행하며 이후 강남 신사옥에서도 철수해 전원 재택근무로 돌린다는 방침이다.

 

서울 서초구 거리에 설치된 ‘로톡’ 광고물. [사진=연합뉴스]


업계에선 법률 플랫폼과 기존 직역 단체 간 갈등이 리걸테크 산업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2014년 로톡이 출시된 후 로앤컴퍼니는 변협과 서울지방변호사회 등에서 3차례 고발당하면서 시간적‧경제적 비용을 부담해야 했다.
 
검찰에선 고발 사건에 대해 모두 불기소 처분했다. 지난달 공정거래위원회도 로톡 가입 변호사에게 탈퇴를 강요한 변협·서울변회에 과징금 10억원씩을 부과했다. 하지만 공정위 로톡 사건은 결론까지 20개월이 소요됐다. 서비스 출시 후 85개월 연속 증가하던 로톡 변호사 회원 수는 그사이 절반으로 줄었다.
 
법무부도 판단을 미루고 있다. 법무부 변호사징계위원회는 지난해 12월 로톡에서 탈퇴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변협 징계를 받은 변호사 9명이 제기한 이의신청 판단을 연기했다. 당초 이달까지 적절성 여부를 판단해야 하지만 오는 6월로 결정을 미뤘다. 업계에선 리걸테크 선진국과 격차를 줄이기 위해 이 같은 갈등에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벤처기업협회 관계자는 “법률서비스에 정보기술(IT)을 도입한 리걸테크는 이미 글로벌 기준 7000곳에 육박하는 기업들이 각축을 벌이고 있는 분야”라며 “우리나라도 로톡을 비롯한 다양한 리걸테크 기업들의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는 기업 환경 구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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