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전쟁 장기화에 中 경기 둔화 현대차 현지 판매 '뚝'···역대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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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가림 기자
입력 2023-03-20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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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베이징법인 작년 428억 순손실

  • 현대위아 러법인 손실 1877억 늘어

  • 동반 진출한 부품사들도 적자 타격

러시아와 중국이 국내 자동차 산업에 큰 타격을 가져오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국의 경기 둔화, 코로나19 봉쇄령 탓에 현대자동차그룹 판매량은 크게 미끄러졌다. 관련 부품사들도 수년째 손실을 이어가며 역대 위기에 처했다. 현대차가 마땅한 회복 방안을 마련하지 못한 채 철수 카드까지 꺼내고 있어 부품사들의 독자생존 전략 마련이 시급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의 지난해 중국 판매량은 도매 기준 34만3000대로 2017년 대비 69.3% 줄었다. 러시아의 판매량은 49% 감소한 17만5000대다. 같은 기간 북미 판매량이 22% 증가한 것과 대조된다. 

중국 사업은 한때 현대차그룹의 최대 '캐시카우'였다. 현대차·기아는 2016년만 해도 179만대를 판매하며 최다 판매량을 찍었지만 2017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 이후 내리막길을 걸었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봉쇄령으로 연간 생산능력 30만대 규모인 충칭 공장의 가동을 중단했고 점유율은 1.3%로 추락했다.  

현대차의 러시아 공장도 1년째 멈춰있다. 현대차그룹은 2021년 러시아에서 기아 20만5801대, 현대차 17만1811대를 판매하며 점유율 2·3위를 기록했다. 시장 점유율은 각각 12.3%와 11.2%였다. 지난해 현대차·기아의 점유율은 17.8%로 중국 제조사(17.9%)보다 낮아졌다. 2013~2014년 250만~270만대 팔렸던 러시아 신차 시장은 지난해 62만대로 쪼그라든 데다 전쟁으로 부품 수급이 어려워지며 공장 가동을 중단한 여파다. 

현대차그룹과 동반진출한 부품사들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중국에 8개, 러시아에 2개의 법인을 갖고 있다. 중국 베이징법인의 지난해 당기순손실은 428억8800만원으로 전년 대비 손실이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중국 장수법인의 당기순손실도 263% 늘었다. 

현대위아는 중국 4개 법인 중 3개 법인이 손실을 내고 있다. 지난해 중국법인 당기순손실은 792억원으로 전년 대비 28배 늘었다. 러시아 법인 순손실은 1년 새 1877억원 증가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러시아 모듈법인과 중국 창저우 법인에서 574억원의 유형자산 손상차손을 인식했다. 유형자산 손상차손이란 시장가치의 급격한 하락 등으로 유형자산의 미래 회수가능액이 장부금액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있으면 이를 손실로 반영하는 것이다.

현대차가 카자흐스탄 기업에 러시아 공장을 매각하거나 중국 내 부진이 계속 이어진다면 부품사들은 함께 물러나거나 독자생존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중국을 중심으로 현지법인의 통폐합이 본격화되고 있다. 계열사인 현대제철은 올 상반기 베이징 법인의 매각을 앞두고 있다. 현대차에 와이어링하네스를 공급하던 유라코퍼레이션은 쓰촨공장을 정리했고 아진산업도 누적 300억원의 적자를 이기지 못하고 8년 만에 강소성 공장을 청산했다. 러시아의 경우 현대차의 공장 매각 여부에 따라 부품사들의 거취가 결정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러시아 법인 청산을 택하면 자산매각은 현지로 제한됐고 러 정부가 글로벌 기업들의 현지 자산을 몰수하고 있어 자본금의 100% 회수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동력전달장치나 전기차 부품, 솔루션 등 독자기술을 개발하거나 관련 법인을 북미에 세워 공격적 수주에 전력투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자동차그룹 서울 양재동 본사 [사진=현대자동차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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