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동 반사이익 봤던 금호동에 무슨 일이...'반값 거래' 굴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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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연 기자
입력 2023-03-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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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아주경제]

서울 성동구 금호동 일대 아파트값이 고점 대비 절반 가까이 떨어지면서 해당 지역 주민들이 '멘붕'에 빠졌다. 지하철 5호선 신금호역과 3호선 금호역을 가깝게 둔 이 지역은 각각 중랑천과 한강을 끼고 성수동과 압구정동이 맞닿아 있어 인기 주거지로 급부상했던 지역이다.

실제 2020~2022년 부동산 가격 폭등 당시 '강남키즈(강남에서 나고 자란 2세들)'들이 금호동, 옥수동, 행당동 일대 아파트에 대거 진입하면서 전용 84㎡ 아파트(래미안옥수리버젠) 가격이 21억원대까지 치솟기도 했다. 부동산 불패 지역으로 여겨진 '역세권, 한강변, 개발 기대'의 3박자를 갖춘 서울 핵심 지역마저 주택가격 급락을 피할 수 없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7일 현지 중개업소에 따르면 성동구 행당대림 전용 59㎡는 지난 2일 5억7400만원에 중개거래돼 지난달 거래가격인 9억원보다 3억2600만원(36.2%) 하락했다. 이 아파트는 지난해 3월 11억8800만원에 신고가를 찍은 뒤 지난해 12월 8억원대까지 떨어졌다가 지난달 9억원에 거래되면서 반등에 성공한 모습을 보였지만 최근 5억원대 거래로 가격이 다시 뒷걸음질쳤다. 1년 만에 '반값 아파트'가 된 셈이다. 지하철 5호선 행당역을 끼고 있는 3404가구 대단지 규모로 올해 준공 24년차를 맞아 리모델링 사업 추진이 한창이다.
 
성동구 금호동 금호대우 전용 84㎡도 지난 1월 9억원에 거래돼 최고가인 16억2000만원(지난해 5월)보다 7억2000만원(44.4%) 하락했다. 이 아파트 전용 59㎡ 역시 지난달 8억6000만원에 거래돼 2021년 8월 신고가인 13억3500만원보다 4억7500만원(35.6%) 하락했다. 행당동 행당한진타운 전용 114㎡는 지난 1월 10억8800만원에 거래돼 최고가(16억3000만원)보다 5억4200만원(33.3%) 떨어졌다. 
 
금호동과 옥수동, 행당동 일대는 노후 주거지 재개발·재건축 사업과 GTX교통 호재로 부동산 호황기에 집값이 급등했던 지역이다. 특히 2021년 4월 성수동 전략정비구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서 규제 반사이익에 따른 투기 수요도 몰렸다.

금호동 A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한창 거래가 잘 될 때는 30분 차이로 계약을 못해 울고불고 하는 신혼부부들도 많았다"면서 "매월 거래가격이 1억씩 오르다보니 투자수요도 많았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가 꿈 같던 시절"이라고 말했다. 
 
성동구 행당동 S공인 관계자도 "금호동은 업무, 문화, 쇼핑 시설이 밀집한 강남과 성수동이 가까워 직주근접을 선호하는 젊은 직장인들의 수요가 특히 높았다"면서 "1년 전까지만 해도 신축·구축 관계없이 집값이 올랐던 지역"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문제는 가격이 고점 대비 절반가량 하락해도 거래가 살아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1~2월) 성동구 아파트 거래량은 98건으로 서울 전체 거래량(2923)의 약 3.4%에 불과하다.

옥수동 O공인 관계자는 "당시 고점에서 무리하게 대출을 안고 샀던 사람들은 2년 만에 투자금의 절반가량을 날린 셈"이라며 "지금은 손절매를 해 팔고 나가고 싶어도 매수자가 없어 거래 자체가 실종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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