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의 시대] 2배 달하는 임금격차…대기업은 '취업난' 中企는 '구인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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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락 기자
입력 2023-02-1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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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 영향으로 간극 더 늘어…중소기업 생산성·실적 악화 악순환

  • 정부 '연공제 해체' 상생위 발족…노동계 '대기업 이윤 독식 탓' 비판

2월 2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상생임금위원회 발족식 및 첫 회의에서 위원장을 맡은 이재열 서울대 교수(왼쪽에서 셋째)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올해 초 한 중소기업이 신입사원 초봉을 500만원이나 올리고도 '열정 페이' 논란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사연은 이렇다. 여성가수 강민경이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 '아비에무아'는 근무기간 3개월의 계약직 직원을 구하면서 3~7년의 경력과 대학졸업 이상 학력을 조건으로 연봉 2500만원을 제시했다. 이와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열정 페이 비판이 일자 업체 측은 공고 내용에 착오가 있었다며 연봉을 3000만원으로 올려 잡았다.

논란은 사그라들었을까. "2500만원이든, 3000만원이든 중소기업 근로자의 아픈 현실을 드러내는 금액"이라는 화난 여론이 비등할 뿐이었다. 


최근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가 다시 벌어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며 중소기업 근로자의 임금은 정체된 반면 대기업 임금 상승률은 점차 회복된 결과다.

임금 격차 확대는 곧 고용시장 양극화로 직결되는 모습이다. 대기업 채용 문턱을 못 넘은 구직자들은 '취업난'을 호소하지만, 중소기업은 일할 사람이 없어 '구인난'을 겪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해 발표한 '코로나19 이후 임금 격차 진단과 개선방안 연구' 보고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격차 추이를 시계열로 보여준다.  

대기업 대비 중소기업의 임금 수준은 지난 10년간 60% 미만으로 유지되다가 2019년 60.78%, 2020년 63.29% 등으로 높아진 뒤 2021년 61.72%로 재하락했다. 코로나19 사태가 분수령이 됐다. 

대기업 임금 상승률은 코로나19 전인 2018년 6.4%에서 2019년 0.3%, 2020년 -2.8%로 떨어졌다가 2021년 6.6%로 빠르게 회복됐다. 반면 중소기업은 2018년 4.4%에서 2019년 3.7%, 2020년 1.2%로 둔화됐고 2021년에도 3.9%에 머물며 코로나19 이전 상승률을 회복하지 못했다.

지난해에는 격차가 더 확대됐다. 고용노동부의 '2022년 12월 사업체노동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상용 300인 미만 사업체(중소기업)의 근로자 1인당 월평균 임금총액은 341만9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에 반해 300인 이상은 582만8000원으로 7.3% 늘었다.

그 결과 지난해 10월까지 중소기업의 미충원율(기업의 구인에도 채용하지 못한 인원)은 전년 대비 3.9% 상승한 16.8%로 치솟았지만 300인 이상 대기업의 미충원율은 0.3% 상승한 6.8%로 중소기업의 절반 이하였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임금 양극화가 구인난을 겪는 중소기업의 생산성 하락 및 실적 악화로 이어지고, 대기업과의 임금 격차가 더 벌어지는 악순환의 고리가 강화되고 있다고 우려한다. 

정부도 사회적 논의기구인 '상생임금위원회'를 발족하는 등 임금 양극화 대응에 나서고 있다. 위원회는 올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활동하게 되는데, 우선 오래 일할수록 임금이 높아지는 보수 체계 '연공제' 해체에 주력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연내 원·하청간 임금 격차가 심각한 업종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임금 체계 개편 기업에 세제 혜택 등 인센티브를 지원하는 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다만 노동계는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고용시장의 문제가 더 심각하다고 주장하며 정부의 노동 개혁 방향에 반대하고 있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노동시장 이중구조 원인은 대기업이 불공정거래와 비정규직 양산을 통해 이윤을 독식하기 때문"이라며 "대기업 인건비를 줄여 중소기업 임금을 높이자는 것은 대기업 이윤을 그대로 둔 채 임금을 하향 평준화하자는 것과 같다"고 비판했다. 

노동계 반발에도 정부는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연공제를 폐지하고 직무급제 도입을 늘리는 한편 이를 민간에도 확산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인건비 인상, 경영평가 가점 등 인센티브를 통해 직무급 도입 기관을 내년까지 100곳, 2027년까지 200곳 이상으로 늘린다는 게 정부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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