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성과 극대화시켰지만...​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4년만에 행보 매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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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기자
입력 2023-01-18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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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임추위 직전 '연임 도전' 접고 용퇴

  • 역대 최대 실적에 완전민영화, 종합금융그룹 도약에 공헌

  • 금융당국 '연임 반대' 의견 공개 표시···부담으로 작용

[사진=우리금융]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장고 끝에 연임 도전을 접고 용퇴를 선언했다. 손 회장은 2017년 우리은행장 시절부터 현재까지 성공적인 지주사 전환, 완전 민영화와 함께 종합금융그룹을 위한 기반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룹 역사상 처음으로 순이익 '3조 클럽' 입성에 대한 기대감도 큰 상황이다. 하지만 눈에 띄는 경영 성과와 달리 용퇴를 종용한 금융당국의 압박을 버티지 못했다. 

우리금융그룹은 18일 손 회장이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에 앞서 이사회에 연임 의사가 없다는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손 회장은 오는 3월 25일로 임기가 끝난다.

우리금융그룹은 손 회장 지휘 아래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뤘다. 손 회장은 2017년 말 우리은행장을 시작으로 1년 만에 지주사 전환을 완료했다. 2014년 민영화 과정에서 그룹이 해체됐으나 손 회장의 뚝심으로 4년여 만에 우리금융그룹으로 거듭났다. 당시 손 회장은 은행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고 금융당국과 이사회, 주주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에게 직접 지주 설립 필요성을 설득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듬해 우리금융그룹 초대 회장직에 오른 손 회장은 2020년 겸임이 아닌 우리금융 회장으로서 임무를 시작했고, 2021년 우리금융그룹의 20년 넘는 숙원사업이었던 완전 민영화에도 성공했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공적자금 12조8000억원을 수혈받고 정부 관리하에 있었으나 예금보험공사 보유 지분을 매각하며 23년 만에 완전 민영화를 이뤘다. 

특히 우리금융그룹은 손 회장의 탁월한 경영 성과에 힘입어 사상 처음으로 '3조 클럽' 입성을 앞두고 있다. 우리금융그룹은 2022년 순이익 3조127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1년보다 20.8% 늘어난 수치다. 금융그룹 중 유일하게 증권사가 없는 우리금융그룹이 최근 중형 증권사 인수에 본격 나서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올해도 실적 기반을 넓힐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 같은 경영 성과에도 불구하고 손 회장의 연임 도전은 금융당국의 전방위적인 압박으로 무산됐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라임펀드 불완전판매와 관련해 손 회장에게 중징계에 해당하는 '문책경고'를 내렸다. 문책경고를 받은 최고경영자(CEO)는 3년간 금융권 신규 취업이 제한된다. 뿐만 아니라 당국은 징계 이후에도 회장직에서 물러나라는 신호를 공개적으로 반복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우리은행이 징계 취소 소송을 검토하는 것과 관련해 "반성이 없는 소송 논의에 굉장히 불편함을 느낀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고,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손 회장을 향해 "현명한 판단을 내릴 것으로 생각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사회가 손 회장 연임에 힘을 실어준다면 새롭게 출범한 윤석열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는 모양새가 만들어진다는 점이 우려됐다. 결국 손 회장은 이사회의 우려를 받아들여 용퇴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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