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2년 전 집값 회귀한 '철옹성' 압구정… 시세보다 5억 낮은 '급매'거래에 화들짝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신동근 기자·박새롬 수습기자
입력 2022-12-13 16:42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이번 팔린 급매도 한달동안 주인 못찾아…압구정 부동산도 꺾여"

  • "매물 워낙 귀한 곳, 더 떨어지지는 않을 것"

압구정 한양 아파트 입구 [사진=박새롬 수습기자]

“압구정 아파트 매수심리가 확 꺾였어요. 이번 급매 물건도 처음엔 30억원 정도로 나왔다가 팔리지 않자 26억원대로 낮춘 겁니다. 우리도 같은 매물을 26억원대에 올렸는데 한 달간 거래가 되지 않았죠." (압구정 인근 A공인중개업소 대표)
 
최고 입지로 꼽히며 집값 조정기와는 상관 없는 행보를 보여왔던 압구정에서도 시세보다 수억 원 하락한 ‘급매’ 거래가 이뤄졌다. '철옹성' 압구정조차 전국적으로 퍼지고 있는 집값 하락이라는 칼바람을 피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1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압구정 한양5차 아파트 전용 100.5㎡는 지난달 30일 26억8000만원에 거래되며 약 2년 전 거래 가격으로 회귀했다. 해당 아파트 같은 면적대는 지난해 2월 28억9000만원에 최고가로 팔린 바 있다. 현재 인터넷 중개사이트에 올라온 최저 호가는 33억원이며, KB부동산도 해당 아파트 시세를 33억원 선으로 책정하고 있다.
 
압구정이 입지 면에서 뛰어난 데다 재건축 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는 곳임을 감안하면 호가보다 5억원 이상 떨어진 가격이 충격적이라는 반응이다. 국토부 실거래가에 등록되기 전부터 "압구정에서 30평대 아파트가 20억원대에 팔렸다"는 얘기가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번지는 등 사실 여부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을 정도다. 
 
올 초만 해도 압구정 집주인들은 이전 거래보다 수억 원 오른 가격이 아니면 집을 팔지 않았다. 거래가 이뤄지면 최고가를 경신할 만큼 분위기도 좋았다. 현대1차 전용 196㎡는 올해 1월과 7월 각각 80억원에 최고가로 거래됐는데 해당 아파트는 2021년 3월 64억원에 거래된 매물이다. 압구정 한양1차 전용 63㎡도 올해 7월 30억7000만원에 최고가로 거래됐는데 해당 아파트는 2021년 2월엔 22억원에 거래된 바 있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 호가를 낮춘 매물들이 등장하는 등 분위기가 급변했다. A중개업소 대표는 “지난 8월 현대3차 전용 82㎡가 42억원에 거래됐는데 최근 호가는 35억원 수준"이라며 "(시장 침체 영향으로) 27억~28억원은 돼야 거래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현재 네이버 부동산엔 해당 아파트 같은 면적대 매물이 37억원에 올라와 있다.

압구정역 근처 B공인중개업소 실장은 “가을쯤 들어서면서 압구정 부동산 시장이 급격하게 식었다”며 “압구정 단지 시세는 평당 1억~1억1000만원 수준이었지만 지금은 9000만원 선을 형성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전했다.

다만 중개업자들은 30평대를 기준으로 이번 거래가 이하로 더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압구정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돼 일정 면적 이상인 주택, 상가 등을 거래할 때 관할 구청장에게 허가를 받아야 한다. 전세를 끼고 매수하는 '갭 투자'가 불가능해 매물이 귀한 만큼 가격 방어력이 높기 때문이다. 

압구정 C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압구정 아파트 단지 대부분은 재건축을 추진한 지 시간이 지나 팔 사람은 이미 다 팔았다”며 “조합원 지위 양도가 되는 매물이 귀하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송파구 잠실에 위치한 대형 단지들처럼 매물이 넘치는 곳이라면 하락세가 이어질 수 있겠지만 압구정은 상황이 다르다”고 덧붙였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