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뛰는 환율] 환차익-환차손 줄타기...美 주식·달러 투자자들 아슬아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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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섭 기자
입력 2022-12-0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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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일 환율 26.2원 급등 마감...전날 7.3원 하락과 대조

  • 환율 하락에 주가 하락까지 겹치면 서학개미 이중고

  • 이창용 한은 총재도 "환율 정상화 대비해야" 경고

  • 환율 정점 때 들어온 달러예금, 환차손 불가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400원대까지 치솟던 환율이 가파르게 하락했다가 다시 급등하자 미국 주식에 투자한 서학개미와 달러예금에 자금을 투입한 투자자들은 천당과 지옥을 오가고 있다. 환율이 하락하면 미국 주식을 원화로 환산한 가치가 떨어지는데 여기에 주가 하락까지 겹치면서 서학개미들은 이중고를 겪는다. 달러예금은 환율이 정점을 향해 움직인 9월 중순부터 10월 말까지 투입된 자금에 환차손이 발생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 대비 26.2원 오른 달러당 1318.8원에 거래를 마쳤다. 5일까지만 해도 급락세를 보였던 환율은 이날 새벽에 발표된 미국 공급관리협회(ISM) 11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시장 전망치(53.5)보다 높은 56.5로 집계되면서 반등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통화 긴축 기조를 더 이어갈 수 있는 요인으로 해석되면서 달러 가치가 상승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환율이 지난달 초 1420원대에 달했던 시기와 비교하면 100원 이상 하락한 수치다. 지난달 3일 1423.8원에 마감한 환율은 5일 만에 1384.9원까지 떨어졌고, 11일엔 1318.4원까지 급락했다. 이후 1300원대 초·중반대에서 움직이다 이달 1일 1300원 밑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그래픽=김효곤 기자]

한 달 사이에 환율이 급격히 떨어지자 서학개미들은 환차손을 입었다. 미국 주식을 원화로 환산한 가치도 떨어진 탓이다. 여기에 주가 하락이라는 악재도 겹쳤다. 일례로 지난달 2일(현지시간) 주당 215달러에 테슬라 주식을 매수했다고 가정하면 5일 종가 기준 테슬라 주가는 이보다 15.1% 떨어진 182.45달러다. 같은 기간 환율은 8.7%(1417.4원→1292.9원) 떨어졌다. 주가 하락률과 환차손을 합치면 테슬라 투자자 손실률은 20% 이상이다. 지난달 23일부터 29일까지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이 테슬라인 점을 고려하면 주가 하락에 환차손까지 경험한 투자자들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환율이 정상화됐을 때를 생각하지 않고 해외 주식에 투자하면 상투를 잡을 위험이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달러예금에 나선 개인도 환율 등락에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8월 말 기준 개인의 달러예금 잔액은 119억4000만 달러에서 10월 말 124억9000만 달러로 늘었다. 올해 1월 말 달러예금 잔액은 158억2000만 달러였으나 올해 환율이 상승하자 예금에서 자금을 일부 뺀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환율이 급등하기 시작한 9월 중순~10월 말 달러예금에 자금을 넣은 개인들은 당시보다 50원에서 최대 100원가량 환율이 떨어지면서 손실을 입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반대로 엔화 가치는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엔화예금 인기는 치솟고 있다.

전문가들은 환율이 단기적인 요인에 따라 급등락할 수는 있겠지만 미국 연준의 통화 긴축 속도 조절 기대감과 중국 경기 침체 영향으로 내년까지는 하락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권아민 NH증권 연구원은 “연말까지는 겨울철 에너지 수입에 따른 무역수지 부진, 수출 증가율 둔화에 따른 환율 상승 압력이 잔존하지만 인플레이션 피크 아웃 기대와 맞물린 연준 긴축 사이클 후반부를 반영해 2023년에는 하락세를 그릴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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