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어지는 한·미 금리차···"환율, 연말 1500원 돌파 가능성 열어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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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기자
입력 2022-11-06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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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국의 고강도 긴축 기조에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500원에 달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포인트까지 벌어진 미국과의 금리차를 좁혀야 하지만, 국내 실물경기·금융시장이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면서 한·미 간 긴축 속도에 온도차가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연말까지 강(强)달러 기조를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한·미 간 내외금리차는 0.75~1.00%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앞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사상 초유의 4회 연속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0.75%포인트 금리인상)을 단행해 기준금리 목표치를 3.75~4.00%까지 인상했다. 지난달 '빅스텝'(0.5%포인트 금리인상)을 단행한 한은보다 더욱 빠른 인상 속도다.

특히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최종금리 수준은 지난번 예상한 것보다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경착륙' 우려에도 불구하고 향후 최종금리 상단을 지난 9월 점도표를 통해 제시했던 4.6%를 넘어 최대 5%까지 높아질 수 있다고 시사한 것이다.

이미 원·달러 환율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달러당 1400원을 넘어선 만큼, 시장에선 한은이 이달 추가 빅스텝을 단행할 수 있다는 관측이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한은의 머릿속은 복잡하다. 글로벌 대표 안전자산인 달러는 전 세계 모든 국가들의 통화를 대상으로 일방적인 강세를 보이고 있고, 국내에서도 외화유출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이를 방어하기 위해서는 금리차를 일정 수준으로 유지해야 하지만, 대내 경제 상황이 녹록지 않다.

먼저 실물 경기에 대한 우려가 크다. 국내 경제는 통상 자원을 들여와 이를 가공해 수출로 외화를 벌어오는 구조다. 하지만 한국은 지난달 67억 달러의 무역수지(수출액-수입액) 적자를 기록했고, 이 기록은 7개월째 이어졌다. 수출은 2년여 만에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섰다. 가파른 미국의 긴축 기조를 쫓아야 하지만, 경제 펀더멘털이 이 같은 금리 급등세를 감당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얘기다.

더욱이 최근 국내 금융시장의 불안정한 흐름도 원화 약세로 꼽힌다. 레고랜드 사태에 따른 불안이 쉽게 가시지 않는 가운데 국내 금융시장에는 흥국생명·DB생명보험이 신종자본증권 조기상환을 연기하는 등 보험사들의 유동성 불안까지 가중되고 있다. 이는 원화로 구성된 국내 금융시장으로의 투자를 어렵게 만들고, 외국인 이탈을 더욱 가속화할 수 있다.

이렇듯 대내외 악재가 맞물리면서 '킹달러' 중심의 외환시장이 뒤집히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타이트한 고용시장을 바탕으로 연준이 더욱 강력한 통화긴축 기조를 내세우고, 국내 경기 침체까지 맞물린다면 원·달러 환율 상단을 달러당 1500원까지 열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연준의 '피봇(정책 전환)'이 나오기 전 경기 침체 우려에 따른 위험회피 심리가 극에 달할 경우 달러당 1500원을 넘어서는 오버슈팅도 가능하다"면서 "단, 정부 차원에서 외환보유액 하락 추이 및 무역적자에 대한 부담 등을 고려할 때 이런 오버슈팅을 방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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