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우리 농협이냐? 외국농협이지!" 수입농산물 파는 하나로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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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박승호 기자
입력 2022-09-08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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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석대목 맞아 수입품 쌓아 놓고 판매...미국산 레몬 뉴질랜드산 키위 등

  • 중국산 부서조기 러시아산 대구포 수입맥주도..."구색 맞춰야 고객 찾아와"

 

서광주농협 하나로마트 동림점에서 판매하는 뉴질랜드산 키위 [사진=박승호 기자 ]


농협 하나로마트가 수입 농산물과 수산물을 버젓이 판매하고 있어서 “이게 우리 농협이냐?”는 비난이 거세다.
 
특히 추석 대목을 맞아 수입산 품목을 크게 늘려 우리 농업인의 이익보다는 돈벌이에 눈이 멀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8일 아주경제가 취재한 결과 광주광역시 북구 동림동에 있는 서광주농협 하나로마트 동림점에서는 외국산 과일을 판매하고 있었다.
 
미국산 레몬 3개 짜리 1팩이 2280원, 뉴질랜드산 골드키위 5개 짜리 1팩이 8800원이다.
 
 

서광주농협 하나로마트 동림점에 진열된 중국산 조기[사진=박승호 기자]


식품 코너에서는 호두 속살만 비닐팩에 담은 ‘미국산 호두살’이 진열돼 있었다.
 
주류 코너에는 ‘일본산은 판매하지 않습니다’라는 표지를 붙여놓고 수입맥주와 시바스리갈 12년산과 18년산을 판매하고 있었다.
 
수산물 코너에서는 중국산 조기(해동)와 러시아산 대구포가 눈에 띄었다.
 
마트 유리창에 쓰인 “농업의 소중한 가치, 서광주농협이 지켜가겠습니다”라는 홍보문이 무색할 정도다.

 

서광주농협 하나로마트 동림점 입구 유리창 [사진=박승호 기자]

광주광역시 광산구 수완지구에 있는 농협광주농산물종합유통센터 하나로클럽도 비슷하다.
 
2000평이 넘는 대규모 매장인 이곳 수산물 코너에서는 러시아산 명태포를 대량으로 판매하고 있고 냉장고 2곳에는 추석대목을 겨냥해 러시아산 명태포와 대구포가 가득 담겨 있었다.
 
코너 한쪽에서는 ‘동태전감을 직접 썰어드립니다’라는 표지판을 내걸고 한 직원이 해동된 러시아산 명태포를 썰고 있었다.
 
또 아르헨티나산 홍어와 노르웨이산 연어, 중국산 부서조기(해동)가 진열돼 있었다.

특히 하나로클럽 입구 치즈 코너에서는 다양한 외국산 치즈가 버젓이 판매되고 있다. 파스타 코너에는 시칠리아 토마토 파스타 소스 같은 외국산이 즐비했다.
 
광주시 서구 치평동 주민 김모(53)씨는 “농협 판매장에 가면 안전하고 품질 좋은 우리 농산물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어서 하나로마트를 이용하고 있다. 그런데 수입 수산물도 판매하는 것을 보니 정말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북구 동림동 주민 조 모씨(64)는 “평소 동림동 하나로마트를 자주 오는데 매장에서 수입 농산물을 흔히 봤다. 추석을 앞두고 대목을 보려는 것인지 수입품이 많이 늘었다. 돈벌이에 급급한 이게 우리 농협인지 의심스럽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농협광주농산물유통센터 한 관계자는 “우리 농업인을 무시해서 수입산을 갖다 놓은 게 아니다. 마트를 찾는 고객을 위해 구색을 맞춘 것이다. 주변의 대형마트에서도 수입산 농수산물을 판매한다. 구색이 맞춰지지 않으면 손님들이 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농업협동조합법 1조는 ‘농업인의 자주적인 협동조직을 바탕으로 농업인의 경제적·사회적·문화적 지위를 향상시키고, 농업의 경쟁력 강화를 통하여 농업인의 삶의 질을 높이며, 국민경제의 균형 있는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돼 있다.
 
또 경제사업을 통해 농업인이 안정적으로 영농활동을 할 수 있게 농축수산물의 생산, 유통, 가공, 소비와 관련된 다양한 사업을 지원한다고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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