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감래 쿠팡] '이커머스 신화' 다시 썼다...올 상반기 매출 12조원 돌파 '사상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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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라다, 김다이 기자
입력 2022-08-11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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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쿠팡, 올 2분기 매출 두 자릿수 성장...분기 적자 처음으로 1000억 아래로

[그래픽=아주경제]

쿠팡이 2분기 연속 6조원대 매출을 기록하며 ‘로켓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영업손실은 상장 이래 최저치인 1000억원 이하로 줄이면서 연간 흑자 전환을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 
 
11일 쿠팡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쿠팡은 올해 2분기 매출 50억3782만 달러(약 6조3500억원·분기 평균 환율 기준)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했다.

특히 영업적자 규모를 큰 폭으로 낮춘 것이 두드러진 변화다. 지난 2분기 쿠팡 영업손실은 6714만3000달러(약 847억원)로 전년 동기보다 87% 감소했다. 직전 분기와 비교해서도 67.3% 줄어든 규모다. 쿠팡 영업손실 규모가 1000억원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3월 미국 뉴욕 증시(NYSE) 상장 이후 처음이다. 쿠팡은 상장 이후 매 분기 2억~5억 달러(약 2500억~6500억원) 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또한 2014년 로켓배송을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조정 EBITDA(이자·세금·감가상각 전 순이익) 기준 6617만 달러(약 835억원) 흑자를 냈다. 지난 1분기에 로켓배송, 로켓프레시 등 프로덕트 커머스 분야에서만 조정 EBITDA 흑자(287만 달러)를 기록했으나 불과 3개월 만에 회사 전체로 흑자 기조를 확대한 것이다. 

이번 실적은 시장의 예상을 상회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미국 증권가 등에서는 쿠팡의 2분기 주당 순손실(EPS)을 0.11달러로 전망했으나 실적 공개 결과 이를 웃돈 0.04달러를 기록했다. 수익성 지표로 꼽히는 매출 총이익은 2분기에 12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75% 증가했다.

쿠팡 주가도 날개를 달았다. 지난 6월 13일(현지시간) 10.72달러였던 쿠팡 주가는 2분기 호실적 기대감에 힘입어 꾸준히 올라 실적 발표를 앞두고 지난 10일 19.76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불과 2개월 만에 주가 상승률이 84%(종가 기준)에 달하는 셈이다. 이날 주가는 지난 4월 이후 4개월 만에 장중 20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김범석 쿠팡 Inc 이사회 의장은 이날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고 자신감을 내비치며 “물가 상승 기조에도 기술과 물류 자동화에 대한 투자 등이 이번 실적을 견인했다"고 말했다. /김다이 기자 dayi@
 

[사진=쿠팡]

[고진감래 쿠팡] 올 상반기 매출 12조원 돌파 '사상최대'...연간 흑자 기대감↑
쿠팡이 올해 상반기에만 12조원 넘는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하며 새로운 성공신화를 썼다. 고물가 등 대내외 경영 여건에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2조원(26.4%) 이상 더 벌어들인 것이다. 특히 2분기에는 수익성을 대폭 개선하면서 연간 흑자 달성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김범석 의장도 "하반기에도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자신했다.

◆"계획된 적자" 견뎌 온 쿠팡···상반기 12조 매출 '신기록'

11일 쿠팡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쿠팡은 올 상반기에만 매출 12조515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약 9조9000억원, 지난해 당시 환율 기준)와 비교하면 26.4% 증가한 수준이다. 

올해 들어 수익성이 대폭 개선되며 적자 폭도 축소됐다. 올 상반기 영업손실액은 2억7643만3000달러로, 전년 상반기(8억1363만 달러) 대비 65.8%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덕평 물류센터 화재로 인해 일회성 비용이 대거 반영되면서 상반기 손실이 커진 측면이 있긴 해도 지난 2분기에 분기 기준 적자 규모가 최저치를 기록한 점은 상당히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쿠팡이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었던 것은 적자를 감수하고도 투자 의지를 꺾지 않은 창업주 김범석 쿠팡 의장의 결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김 의장은 한때 연간 1조원 넘는 영업손실을 내고도 물류센터 확충을 위해 수조원에 달하는 투자를 단행했다. 유통업계에서는 1조원 넘는 적자에도 수천억원을 쏟아붓는 쿠팡을 두고 모두들 "납득이 안 간다"며 고개를 저을 정도였다. 

이러한 시장의 우려에도 김 의장은 "모두 계획된 적자"라며 아랑곳하지 않았다. '규모의 경제'만 실현된다면 이익은 따라온다는 것이 김 의장 판단이었다. 

현재 전국 30여개 지역에서 100개 넘는 물류 인프라를 구축한 쿠팡은 국내 유통업체 가운데 가장 광범위한 물류망을 확보하며 '규모의 경제'를 이뤄냈다. 이를 토대로 각종 비용 절감 효과가 확대된 점이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됐다고 쿠팡 측은 설명했다. 

쿠팡이 보유한 전국 물류 인프라 규모는 2020년 말 231만4049㎡(70만평)에서 지난해 말 370만2479㎡(112만평)로 늘었다. 이는 여의도 면적보다 28% 큰 규모다. 쿠팡은 지난해부터 경남 창원 등 동남권·광주광역시에 신규 물류센터를 건립하며, 이른바 '쿠세권'(쿠팡 롯케배송이 가능한 지역)을 확대했다. 쿠팡 고객 70%는 물류센터에서 10㎞ 이내 거리에 거주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프로덕트(product·제품) 커머스 부문 실적 향상이 수익성 증가의 또 다른 비결이다. 프로덕트 커머스 분야의 조정 이자·세금·감가상각 전 순이익(EBITDA)은 1분기(287만 달러) 대비 2.4배 증가한 978만 달러를 기록했다. 조정 EBITDA는 영업 활동만으로 번 실제 사업의 순수한 현금 흐름 지표로, 그만큼 장사를 잘했다는 의미다.

◆연간 흑자 전환 가능성 커졌다

이에 따라 연간 흑자 전환 가능성도 커졌다. 거랍 아난드 쿠팡 최고채무책임자(CFO)는 2분기 실적 보고서에서 "연초에 올해 조정 EBITDA 손실이 4억 달러 미만일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했는데 올해 흑자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을) 상향 조정한다"며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와우멤버십 회원 요금 인상도 긍정적 요인이다. 쿠팡은 지난 6월부터 순차적으로 로켓와우 멤버십 가격을 2900원에서 4990원으로 인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와우 멤버십 변경 정책에 따른 이익 인상분 등은 오는 3분기에 반영될 예정이다. 와우 회원 수는 1000만명으로 추정된 만큼 이익 증대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로켓프레시 성장 여력이 남아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 의장은 “전체 활성 고객 중 상당 인원이 2분기에 신선 제품을 구매하지 않은 만큼 앞으로 성장 기회가 크다”며 "쿠팡 로켓프레시는 어떤 유통업체보다 가장 많은 신선 제품을 보유하고 있으며 새벽과 당일 배송으로 물건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 이후 일상 회복이 본격화한 이후 국내 이커머스 시장 성장세가 둔화된 점은 쿠팡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이커머스 업계(여행·음식서비스 제외)가 전년 동기 대비 6% 성장하는 데 그쳤다. 팬데믹 이후 15~20% 성장률을 기록했던 것과는 상반된다. 

쿠팡의 매출 증가율도 좋지 않다. 코로나19 사태 완화 이후 비대면 거래가 줄면서 축소되고 있다. 작년 2분기 매출 증가율은 전년 대비 71%를 기록했지만 지난 3분기 48%, 4분기 34%, 올해 1분기 21%로 둔화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 의장은 “이번 2분기 실적은 장기적인 비즈니스의 수익성을 보여주는 일부(glimpse)에 불과하다”며 “상장 이후 매 분기 이커머스 비즈니스가 성장하고 있다. 쿠팡은 한국 이커머스 전체 시장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전 세계에서 셋째로 큰 전자상거래 업체로 성장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남라다 기자 nld8120@
 

[그래픽=아주경제]

[고진감래 쿠팡] OTT 이어 금융업까지... 플랫폼 확장에 우려도
쿠팡은 로켓배송 외에도 배달앱과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금융업 등 새로운 수익사업에 뛰어들면서 흑자 경영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는 모습이다. 이커머스 사업으로 확보한 트래픽을 활용해 업종 간 경계를 뛰어넘는 서비스를 선보여 수익성 개선을 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쿠팡의 잇단 사업 확장이 업계 생태계를 교란할 수 있다며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11일 쿠팡에 따르면 쿠팡페이 자회사인 쿠팡파이낸셜은 지난 5일 금융감독원에 여신전문금융업법상 할부금융업 등록을 완료했다. 법인 대표는 금감원 거시감독국장과 금융감독연구센터 국장을 지낸 신원 쿠팡 CPLB 부사장이다.
 
쿠팡은 여신전문금융업법(여전업) 진출을 위해 지난 1월 ‘씨에프씨준비법인’을 설립했다. 씨에프씨준비법인은 지난 6월 쿠팡파이낸셜로 사명을 변경했고 사업목적으로 경영컨설팅업과 기타투자업, 부동산임대업 등으로 등록했다. 7월 초 금감원에 여전업 등록 신청서를 제출했고 지난 5일 등록을 완료했다. 이는 앞서 미국 아마존과 네이버 파이낸셜이 시행했던 모델로, 이들 역시 입점 판매자들을 대상으로 대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여전업계에서는 쿠팡의 진출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대규모 이용자 수를 보유하고 있는 플랫폼을 통해 고객을 대폭 확장해 빠르게 업계를 장악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 쿠팡은 새로운 사업을 시작할 때 초기 손해를 감수하면서 사업을 확장해나가기 때문에 해당 업계에 출혈경쟁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쿠팡은 ‘쿠팡이츠’로 배달앱 시장에 뛰어들었다. 쿠팡이츠는 한 번에 한 집만 배송하는 ‘단건 배달’과 과도한 프로모션을 시행하면서 배달업계에 출혈경쟁이 시작되기도 했다.
 
지난달에는 쿠팡의 여행상품 전문관 ‘쿠팡 트래블’을 통해 6000여개 숙박상품에 대해 예약 시 하루 전 취소해도 ‘100% 환불’을 보장하는 제도를 도입하면서 도마에 올랐다. 여행‧숙박업계에서는 위약금이 없어 고객 편의성이 높아질지는 모르지만 '묻지마 환불'이 빈번해져 정작 다른 소비자가 피해를 보는 등 시장 전체를 교란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새로운 수익모델을 만들기 위해 배달, OTT, 금융업 등 다양한 분야에 뛰어들며 적자 폭을 줄이고 있다”면서 “그러나 쿠팡이 신사업에 뛰어들 때 초기 시장에서 점유율 확보를 위해 적자를 감내하는 ‘쿠팡식 출혈경쟁’으로 생태계를 교란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 업계에서는 달가워하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쿠팡의 사업 확대 등으로 그간 중소 상공인의 골목상권 침해 논란에 휩싸인 바 있지만 쿠팡의 성장으로 입점 파트너 소상공인도 빠르게 성장하는 등 동반성장도 결실을 맺고 있다고 쿠팡 측은 설명했다. 쿠팡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15만7000곳에 달하는 쿠팡 입점 소상공인 매출과 거래액은 코로나19가 덮친 지난 2년간(2019년 말~2021년 말) 각각 2배 늘었다. /김다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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