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닝서프라이즈' 롯데쇼핑...하반기 실적도 '청신호' 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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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라다 기자
입력 2022-08-0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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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 본점 전경. [사진=롯데백화점]

롯데쇼핑이 올해 상반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하면서 '유통명가'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이에 따라 올해 연간 당기순이익이 6년 만에 흑자로 돌아설 것이란 전망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지난 2년 넘게 이어온 혹독한 점포 구조조정과 함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정통 롯데맨 대신 앉힌 김상현 롯데 유통군 총괄대표(부회장)의 역할이 컸다는 평가가 나온다. 
 
롯데쇼핑, 올해 상반기 어닝서프라이즈...반기 흑자전환 성공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롯데쇼핑의 영업이익은 14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6.3%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1146억원으로 흑자 전환됐다. 롯데쇼핑이 상반기 기준 당기순이익 흑자를 기록한 것은 2019년 이후 3년 만이다. 

이 같은 호실적은 고강도 점포 구조조정이 효과를 낸 것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올해 2분기까지 2년 넘게 롯데쇼핑은 '장사 안 되는' 점포 약 220여개를 정리했다. 당초 목표했던 전체의 30%를 웃도는 규모다. 앞서 롯데쇼핑은 2020년 2월 전국 700여개 점포의 30%에 달하는 200여개점을 폐점하겠다며 구조조정을 공식화한 바 있다.

헬스앤뷰티(H&B) 스토어인 롭스 사업부문은 해체해 마트에 흡수시켰다. 롯데쇼핑은 롭스 가두점(로드숍)을 모두 철수하고 롯데마트 내 숍인숍 형태로 운영하는 '롭스 플러스'만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6월 기준 롭스 매장은 단독점포 11개점, 숍인숍 19개점 등 30개점을 운영 중이다. 올 1분기(35개점)보다 5개점 줄어든 규모다.  

여기에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수혜까지 더해지면서 이익 증가 폭을 확대했다. 실제 백화점은 2분기 매출이 828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9% 늘었고 영업이익은 104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68.5% 급증했다. 같은 기간 마트 부문의 매출액은 전년 대비 1.2% 늘어난 1조4410억원이었다. 영업손실액은 71억원으로 전년 대비 적자 폭이 축소됐다. 

컬처웍스도 선방했다. 상반기 컬처웍스의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31.7% 증가한 194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도 189억원으로 적자 폭을 축소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지난 2년간 혹독한 구조 혁신을 진행해 올해부터 본격적인 실적 반등을 기대해 왔다"며 "실제로 상반기 실적은 엔데믹 영향에 따라 일부 사업부들의 희비가 교차하긴 했지만 주요 사업부인 백화점이 전반적인 실적 성장을 견인하고 컬처웍스 등이 깜짝 실적을 통해 성장을 뒷받침했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도 롯데쇼핑의 상반기 실적에 대해 긍정 평가했다. 이진협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경쟁사보다 부진했던 롯데쇼핑의 백화점·마트 등 주요 사업부의 펀더멘털이 견고해지고 있다"며 "단순히 업황에 따라 실적이 개선되는 것이 아닌 각 업태 내에서 경쟁 우위까지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상현 롯데 유통군 총괄대표(부회장). [사진=롯데그룹]

신동빈 발탁한 '김상현' 매직 통했다
신 회장의 외부수혈 결단도 큰 역할을 했다. 지난해 신 회장은 P&G 출신인 김상현 전(前) 홈플러스 대표이사를 롯데쇼핑 수장에 앉히는 파격 인사를 단행했다. 김 부회장은 신 회장이 삼고초려 끝에 직접 발탁한 인물이다. 외부수혈로 분위기 쇄신을 꾀하려는 의도였는데, 올 상반기 실적이 반등함에 따라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는다. 

업계에선 롯데쇼핑 조직에 새 바람을 불어넣은 것이 주효했다는 의견이 나온다. 올 2월 취임한 김 부회장이 그동안 총력을 기울인 것은 수년째 이어진 실적 악화로 경직된 조직문화를 바꾸는 것이었다. 실제 김 부회장은 취임 직후 “(부회장이 아닌) 샘 킴이나 김상현님으로 불러 달라”며 기업문화 변화를 꾀했다. 지난 3월부터는 ‘렛츠 샘물(샘에게 물어보세요)’란 프로그램을 만들어 계열사 직원과 정기적으로 '티 미팅'을 진행하며 직원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직급을 아예 폐지하기도 했다. 

아울러 김 부회장은 전국 오프라인 점포를 순회하며 현장경영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 '유통 1번지' 달성을 위해선 백화점·마트 등 본업 경쟁력 강화가 우선돼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유통 계열사간 공동 소싱이나 자체브랜드(PB) 브랜드 강화 등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동 소싱이나 PB 상품은 유통혁신을 통해 마진율이 높은 편이다. 이는 그간 급감했던 수익성을 만회하라는 주문으로 풀이된다. 
 

[표=금융감독원]

연간 순이익, 6년 만에 흑자 전환 가능성↑
롯데쇼핑의 이러한 실적 상승세는 올 하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현 추세대로라면 연간 순이익이 6년 만에 흑자전환 가능성도 커졌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롯데쇼핑의 연간 순이익 컨센서스(시장 전망치)는 1259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할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2730억원)과 비교하면 연간 순이익이 3989억원 폭증할 것으로 예상됐다. 

연간 순이익이 흑자를 낸 것은 2017년 이후 6년 만이다. 2016년 롯데쇼핑 영업이익은 2489억원으로 흑자를 기록했는데, 1년 뒤인 2017년 207억원의 순손실을 낸 이후 줄곧 적자 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연간 적자 폭도 점차 확대됐다. 5년간 누적 순손실액만 2조2617억원에 달한다. 연간으로 따져보면 2017년 206억원에 불과했던 순손실 규모는 2018년 4650억원, 2019년 8165억원으로 큰 폭으로 불어났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백화점, 마트 등 주요 사업부문들의 성과 개선이 실제로 확인됐다"며 "7월 백화점 기존점 매출도 20% 증가할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3분기 실적도 추가 상향 가능성이 있다. 현 추세대로라면 6년 만에 당기순이익 흑자전환 가시성이 높다고 판단된다"고 했다. 

다만 하반기 실적 반등을 안심하기엔 이르다. 물가 상승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이 실적을 끌어내릴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최영준 롯데쇼핑 재무본부장은 "그동안의 바닥 다지기를 끝내고 다시 유통 1번지로 도약할 준비를 하고 있다"며 "하반기 물가 상승에 따른 소비 위축 염려와 함께 환율 등 대외 환경 변화 추이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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