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투자 품는 증권사] 조각투자에 진심인 키움·SK증권… 미래 먹거리로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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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빈 기자
입력 2022-08-02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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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홍승우 기자]

증권사들이 조각투자 업체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주식과 채권, 기업금융(IB) 등 주요 사업 부문들이 일제히 부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리테일 고객 추가 확보와 미래 먹거리 발굴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행보다. 조각투자 업체들도 증권사와의 협력을 통해 사업영역을 확장할 수 있는 만큼 이들의 협력은 꾸준히 이뤄질 전망이다.

◆ 주요 증권사, 조각투자 업체와 잇따라 MOU 체결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부분의 조각투자 업체들은 1개 이상의 증권사와 전략적 업무 협약(MOU)을 체결한 상태다. 먼저 100만명이 넘는 회원을 보유한 음악저작권 투자 플랫폼 뮤직카우는 키움증권과 협업하고 있다.

부동산 조각투자 업체 중에서는 카사(Kasa)가 SK증권, 미래에셋증권, 키움증권과 손을 잡았다. 루센트블록은 한국투자증권, 하나증권과 펀블은 SK증권, 키움증권과 MOU를 체결했다.

미술품 조각투자와의 업무 제휴도 활발하다. 열매컴퍼니를 운영하는 아트앤가이드는 SK증권을, 테사는 키움증권과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투게더아트는 삼성증권과 교보증권을 우군으로 뒀다. 서울옥션블루가 운영하는 소투는 다수의 증권사와 협상을 진행 중이다.

조각투자업계 관계자는 "키움증권과 SK증권이 가장 적극적으로 조각투자 업체를 접촉하는 중이고 미래에셋증권을 비롯해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 등도 물밑에서 활약하고 있다"며 "어느정도 알려진 조각투자 업체 가운데 주요 증권사와 접촉하지 않은 곳은 없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실제로 펀블과 열매컴퍼니, 투게더아트, 테사 등은 복수의 증권사와 업무협약을 준비하는 중이다. 현재 예탁금 예치기관을 선정하지 않은 소투와 한우 조각투자 뱅카우도 복수의 증권사와 MOU 체결을 논의하는 중이다.

소투 관계자는 "대형 증권사와 2달 가까이 협상을 진행하면서 마무리 단계에 이른 상황"이라며 "8월 중으로는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각투자 업체와 증권사 협업 현황 [출처=각 사]

◆ 증권사·조각투자업체, 협업 통해 '윈·윈' 노린다

증권사와 조각투자업체 간의 MOU가 활발히 이뤄지는 까닭은 서로의 이해 관계가 일치했기 때문이다. 

먼저 증권사는 증시 변동성 확대로 실적 부진이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미래먹거리 확보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피 증권 종목들의 총 2분기 당기순이익 컨센서스는 88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9.08% 감소가 예상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주식과 채권, IB 등 대부분의 주요 부문들이 부진하면서 미래를 위한 신사업을 추진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특히 증시 거래대금이 급감세인 만큼 리테일 비중이 높았던 증권사들은 신사업 발굴에 적극적일 수밖에 없다"고 부연했다.

실제로 증권사 가운데 조각투자 업체와의 협력에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곳은 리테일 비중이 높은 편에 속하는 키움증권이다. 키움증권은 이날 현재 5개 조각투자 업체와 MOU를 체결했고 복수의 조각투자 업체와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K증권도 3개 업체와 MOU를 체결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중이다. 자산을 유동화시켜 발행, 유통하는 디지털 자산 시장을 선점해 디지털 자산 리테일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겠다는 움직임이다.

다만 현재 증권사와 조각투자 업체가 협력하는 분야는 예탁금 예치 수준에 불과하다. 일부 증권사가 조각투자 업체의 혁신금융서비스 신청서 작성을 지원하고는 있지만 대부분의 증권사는 예탁금 예치 기능만 제공하는 중이다.

하지만 추후 조각투자 시장이 확대될 경우 협력 범위는 확대될 전망이다. 증권사 입장에서는 주식과 펀드 외에도 부동산과 미술품, 음악저작권 등 추가 상품 확보를 통해 투자자를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부동산과 미술품은 자산관리(WM) 부문에서 고액자산가들을 상대로 알음알음 주선했던 자산임을 고려하면 조각투자 상품이 증권사 MTS에 자리잡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추가 수수료 수익도 기대할 수 있는 요소다.

가상자산기본법 제정 논의가 이뤄지는 상황에서 증권형 토큰 발행(STO) 등 신사업 진출도 증권사가 기대하는 부분이다. STO가 상용화될 경우 실물자산과 연동된 토큰을 발행하면서 증권사가 각종 수수료를 수령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STO가 활성화될 경우 선박과 항공기, 인프라 등 기존 자산과 차별화되는 자산에 대한 투자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조각투자업체들은 증권사와 협업을 통해 사업영역 확대를 기대하는 모양새다. 중장기적으로는 자산을 공모할 때 증권사 MTS를 통한 투자자 모집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자본시장법상으로는 혁신금융서비스를 지정받지 않은 증권사가 자사 MTS를 통해 투자자를 공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혁신금융서비스 기간이 만료되면서 법 개정이 이뤄지거나 가상자산기본법에 조각투자 관련 내용이 담길 경우 MTS를 통한 투자자 공모가 가능해진다.

업계에서는 늦어도 2023년 12월 전에 자본시장법이 개정되거나 가상자산기본법에 조각투자 관련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19년 12월 혁신금융서비스 1기 기업에게 부여된 특례가 2023년 12월에 만료되기 때문이다.

조각투자업계 관계자는 "일부 업체는 이미 100만명이 넘는 회원을 확보했고 기업가치 1000억원을 인정받고 있다"며 "금융당국 입장에서도 성장하고 있는 신산업을 방치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혁신금융서비스 만료 전에 대책이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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