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 태풍] 너도 나도 인플레...한국 물가 얼마나 더 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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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라 기자
입력 2022-07-2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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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물가 뛰자 국내 물가도 고공행진...4%대 예상

  • "해외 물가 상승 압력...국내 인플레 장기화할 수도"

7월 17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재래시장. [사진=연합뉴스]

연쇄 인플레이션 공포가 한국을 자극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에서 전년 동월 대비 8% 이상의 높은 인플레이션이 관측되는 가운데 한국도 기록적인 물가 상승을 보인다.

전 세계적인 고물가 상황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미지수다. 코로나19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막대한 자금이 시중에 풀려 있는 데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국제 공급망 불안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어서다. 물가 고공행진이 전 세계적인 추세가 되면서 제동을 거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G20 소비자물가지수 1년 전보다 5.3% 올라
전 세계가 고물가에 몸살을 앓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회복 과정에서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 발생했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장기화하면서 물가 상승 압력이 더욱 커지고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최근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국내 전가와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내놨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이후 주요 20개국(G20) 소비자물가지수의 전년 동월 대비 평균 상승률은 약 5.3%다. 이는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기 전(2015~2019년) 평균 상승률(2.73%)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나라별로 보면 미국, 유로 지역의 지난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각각 8.36%, 8.1%였다. 브라질과 러시아 등 신흥국에서도 10% 이상의 높은 물가 상승률을 보였다. 전 세계를 강하게 짓누르는 인플레이션 압력은 에너지와 식료품뿐 아니라 비교적 변동 폭이 낮은 근원 품목까지 확산하고 있다. 주요 7개국(G7)의 지난 5월 평균 근원인플레이션 기여도는 전체 물가 상승의 약 46%였다. 미국과 영국의 경우 60% 내외로 높게 나타났다.

국내 상황도 좋지 않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년 전보다 6.05% 뛰면서 외환위기 이후 23년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근원인플레이션과 에너지·식료품 가격 인상 영향이 컸다. 6월 소비자물가 상승에 대한 근원 품목과 에너지 및 식료품의 기여도는 각각 3%포인트, 3.05%포인트로 거의 동일하게 나타났다. 근원인플레이션이 높은 미국, 영국, 캐나다와 유사한 양상을 보였다.

물가 오름세가 심상치 않자 주요 국내외 기관은 올해 우리나라의 연간 인플레이션을 4%대로 점쳤다. 한국은행은 올해 국내 물가 상승률이 4.7%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고유가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데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물가 상승 압력이 커져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정부도 올해 국내 물가 상승률이 4.7%를 기록할 것이란 관측을 내놨다. 현실화한다면 2008년(4.7%) 이후 14년 만에 최고 수준까지 치솟는 것이다.

아시아개발은행(ADB)도 기존 3.2%에서 4.5%로 올려잡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역시 올해 우리나라 물가가 4.8% 상승할 것으로 점쳤다. 직전 전망보다 2.7%포인트나 높인 수치다. IMF 역시 기존 3.1%에서 4.0%로 올렸다.
 
[그래픽=아주경제]
 
수입물가 오르면 3개월 내에 국내 물가도 뛴다
전 세계를 강타한 인플레이션은 예상보다 더 빠른 속도로 국내 소비자물가에 악영향을 미친다. 통상적으로 수입 물가 상승은 생산자물가를 자극해 소비자물가까지 연쇄 타격을 입힌다.

수입 물가 오름세는 보통 3개월 이내에 국내 물가에 반영되며, 늦어도 8개월 안에는 영향을 끼친다. 수입 물가 품목 가운데 공산품 가격 상승이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가장 크다.

KIEP는 보고서를 통해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에 근원물가 상승의 기여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해외 물가 상승 압력이 지속되면 국내 물가로 전가되는 효과가 인플레이션 장기화 가능성을 나타내 물가 관리 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특히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수입 상위 9개 국가(중국·미국·일본·호주·독일·러시아·인도네시아·싱가포르·말레이시아)는 총수입액의 80%를 차지했다. KIEP는 "이 국가들의 생산자물가와 수출 물가 동향을 모니터링하는 것이 해외 물가 상승으로 인한 국내 인플레이션 위험을 파악하는 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 37개 무역 상대국의 생산자물가 상승률이 동시에 1%포인트씩 오를 때마다 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24%포인트씩 증가한다. 특히 미국과 중국, 일본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이 1%포인트 증가할 때마다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각각 0.04%포인트, 0.07%포인트, 0.03%포인트 증가했다. 특히 우리나라와의 교역 비중이 클수록 물가에 직격탄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한국 수입액 비율을 보면 중국 30%, 일본 12%, 호주 7% 순이었다.

KIEP는 보고서를 통해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에 에너지뿐만 아니라 근원물가 기여도도 증가하고 있다"며 "해외 물가 상승 압력이 지속될 경우 국내 인플레이션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환율도 국내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주는 요인이다. 원화 대비 타국 통화가치가 1%포인트 증가하는 경우,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단기적으로는 0.04%포인트, 장기적으로 0.07%포인트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국내 소비자물가에 대한 해외 물가 전가율은 환율 전가율보다 단기적(3개월)으로는 6.8배, 장기적(2년)으로는 3.3배 더 큰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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