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태평로에 위치한 한국은행 본부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지난 1분기(1~3월) 국내 가계의 여유자금이 10조원 가까이 늘었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위험자산인 주식에서 예금으로 옮겨가는 '자산 리밸런싱(자산 재조정)' 현상이 나타나면서 여유자금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1분기 자금순환(잠정)에 따르면 가계(개인사업자 포함)와 비영리단체의 올해 1분기 기준 순자금 운용액은 60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51조1000억원)와 비교해 1년 새 9조3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가계의 여유자금이 증가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순자금운용은 예금, 채권, 보험, 연금 준비금으로 굴린 돈(자금 운용)에서 금융기관 대출금(자금 조달)을 뺀 금액으로, 경제주체의 여유자금으로 해석할 수 있다. 보통 가계는 이 순자금 운용액이 양(+)인 상태에서 여윳돈을 예금이나 투자 등 방식으로 순자금 운용이 대체로 음(-) 상태(순조달)인 기업이나 정부 등 다른 경제주체에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1분기 코로나19 지원금 등으로 가계 소득은 늘었으나 주택시장 둔화 등으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늘어나면서 여유자금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방중권 한은 경제통계국 자금순환팀장은 “주식과 저축성 예금 측면에서 보면 예금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어 전체적으로 볼 때 자산 리밸런싱이 일어나고 있다고 볼 수 있다”면서 “앞으로 추세적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1분기 경제부문간 자금운용 및 조달. [표=한국은행]

가계의 자금운용액은 83조2000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104조원)보다 축소됐다. 저축성예금, 금전신탁 증가 폭은 전년 동기 대비 확대된 반면 같은 기간 채권과 주식은 축소되면서다. 그러나 금융기관 대출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가계의 자금조달액은 22조7000억원으로 전년 동기(53조원)보다 크게 줄었다.  

자금 운용을 부문별로 따져보면 가계의 국내 지분증권·투자펀드(9조5000억원)가 직전 분기(-1조2000억원)보다 늘었지만 지난해 1분기(42조3000억원)와 비교하면 1년 새 크게 줄었다. 

투자펀드를 제외하고 가계는 1분기 국내외 주식에 16조원을 운용했다. 거주자 발행 주식과 출자 지분(국내 주식) 7조7000억원어치와 해외 주식 8조3000억원어치를 취득했다. 국내외 주식 취득액은 직전 분기(1조원)보다 많았지만 지난해 1분기(52조2000억원)와 비교하면 약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하지만 가계의 저축성예금과 금전신탁은 1분기 각 42조3000억원, 6조4000억원 늘어 증가 폭이 직전 분기(30조6000억원·4조8000억원)와 지난해 1분기(15조원·1조3000억원)보다 커졌다. 이에 따라 지난해 2분기 21.6%로 역대 최대 수준이었던 주식·투자펀드 비중은 올 1분기 20.1%로 떨어졌다. 반면 예금(41.8%) 비중은 1년 전(41.0%)이나 직전 분기(41.0%)보다 늘었다.

비금융법인의 순자금조달 규모는 27조8000억원으로 전년(18조원)에 비해 늘었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운전자금 수요가 늘어나면서다. 기업들은 투자 등을 위해 외부에서 자금을 빌릴 때가 많아 자금 운용과 조달의 차액은 통상 순자금조달로 기록된다. 

정부의 순자금 조달액은 코로나 팬데믹 대응을 위한 추가경정예산 등 적극적 재정 집행으로 정부소비가 늘면서 확대됐다. 지난해 1분기 8조3000억원이었던 순조달 규모는 올 1분기 23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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