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표준 위해 글로벌 기업 뭉쳤다...아바타 하나로 여러 메타버스 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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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우 기자
입력 2022-06-2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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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S, 메타, 어도비, 엔비디아 등 메타버스 표준 포럼 발족

  • 산업계 용어, 기술, 3D 콘텐츠 포맷 등 통일해 호환성 확보

  • 아바타 하나로 여러 메타버스 서비스 이용도 기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타버스를 구현하는 기술은 셀 수 없이 많다. 3D 공간과 각종 사물을 그래픽으로 구현하는 콘텐츠 제작 기술은 물론, 가상·증강현실(VR·AR) 기술을 통해 몰입도를 높인다. 여기에 아바타를 통해 가상세계와 상호작용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 기술도 필요하다. 온라인 경제를 구현하는 핀테크는 물론, 다중 사용자가 접속해도 원활하게 이용할 수 있는 네트워크 기술도 필수적이다. 나아가 현실성과 몰입감을 높이기 위한 물리엔진과 시뮬레이션 기술, 인공지능을 도입하는 것도 가능하다.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이 세계적으로 커지면서, 산업 분야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형태의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다. 비대면 시대를 맞아 업무 공간을 메타버스에 구현하는 것은 물론, 전자상거래와 연계해 온라인 쇼핑에 실제 쇼핑하는 듯한 경험을 제공하기도 한다. 이미 게임산업은 메타버스를 차세대 게임 플랫폼으로 보고, 다양한 서비스 연계를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각 기업이 독자적인 메타버스 플랫폼을 구축하고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시장 환경은 더 복잡해졌다. 각 서비스가 서로 호환되지 않아, 사용자는 메타버스마다 자신을 대변하는 '아바타'를 새로 만들어야 한다. 특히 소유라는 개념이 존재하는 메타버스에서 사용자는 자신의 아바타와 메타버스 내 재화에 중복 투자해야 하는 부담도 있다. 이 때문에 메타버스 생태계 확산과 정착을 위해 개방형 표준 기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 세계 주요 기술 기업이 모여 메타버스 표준 포럼(Metaverse Standards Forum, 이하 포럼)을 지난 21일(현지시간) 발족했다. 포럼은 향후 개방형 표준을 개발하고, 상호 운용성을 주도한다. 향후에는 서로 다른 메타버스 플랫폼 간 서비스 연동과 생태계 확장도 기대된다.

포럼은 메타버스 생태계가 확산하는 데 있어 호환성과 상호 운용성 부족이 확산을 저해하는 주요 원인으로 판단하고, 표준 정의 및 기술 개발에 적극 나선다. 프로토타입 제작, 해커톤, 플러그페스트, 오픈소스 개발 등을 통해 메타버스 표준을 확산하는 한편, 관련 용어 역시 통일해 산업계 혼란을 줄일 예정이다. 완성된 개방형 표준은 모든 기업과 개인에 개방한다.

업계에서는 메타버스가 개방형 표준을 기반으로 구축될 경우 잠재력을 확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서로 다른 산업 분야 기업의 협력을 촉진할 수 있으며, 연구개발에서 우선순위 결정은 물론, 동일한 분야에 대한 중복 투자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향후 포럼은 △대화형 3D 에셋 개발 △사실적 렌더링 기술 구현 △AR·VR·XR 등을 포함한 상호작용 인터페이스 △사용자 제작 콘텐츠 △아바타 △신원 관리와 개인정보 보호 △금융 거래 △사물인터넷과 디지털 트윈 △지리 공간 시스템 등을 표준화하는 데 착수한다.

메타버스 관련 용어도 통일한다. 현재 업계는 메타버스라는 용어 사용에 대해 일관성을 보이지 못하고 있으며, 사용자 역시 기존 게임과 메타버스의 차이를 인식하지 못한다. 이러한 문제들이 해결된다면 사용자는 자신의 아바타 하나만으로 여러 메타버스를 오가며 가상 생활을 즐기는 것도 가능해진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포럼 초기 멤버로는 메타버스 서비스를 직접 개발하는 플랫폼 기업, 그래픽·컴퓨팅 등 하드웨어 기업, 콘텐츠 제작 등 소프트웨어 기업, 개방형 표준 기술을 구축하는 글로벌 협의체 등 메타버스와 관련한 다양한 분야 기업이 참여했다.

플랫폼 기업은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전 페이스북), 알리바바, 화웨이 등이 대표적이다. MS는 온라인 게임 마인크래프트를 통해 메타버스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으며, 향후 화상회의 솔루션도 메타버스를 통해 제공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메타 역시 지난해 사명을 변경하며 메타버스 플랫폼 기업으로 체질을 바꾸고 있다. 알리바바는 메타버스 자회사를 설립했으며, 화웨이도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메타버스를 전면에 내세웠다.

제조·상거래 기업인 이케아 역시 멤버로 참여했다. 이케아는 기술 기업이 아니지만, 메타버스 플랫폼을 구축해 소비자 쇼핑 경험을 개선한다는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

마틴 엔테드 이케아 혁신 매니저는 "메타버스와 가상공간 기술을 누구나 쉽게 활용하는 방법은 수많은 개방형 표준이라고 믿는다"며 "이번 표준 포럼을 통해 이케아가 메타버스 활용 레퍼런스를 만들고 사용자 경험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국제 표준을 주도하는 협의체도 포럼 창립 멤버로 참여했다. VR·AR 표준 기술 '오픈XR'을 개발하는 글로벌 협의체 '크로노스 그룹'이 대표적이다. 특히 VR·AR 기술은 메타버스를 구현하는 대표 기술 중 하나다. 때문에 포럼을 통해 표준을 정립하고, 메타버스 서비스 호환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이 밖에도 웹 표준 기술을 주도하는 월드 와이드 웹 컨소시엄도 포럼에 참여하면서 기기 종류와 무관하게 메타버스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도 마련될 전망이다.

3D 콘텐츠 전문 기업도 눈에 띈다. 할리우드 영화 기술 연합체인 아카데미 소프트웨어 재단, 게임 개발 엔진 기업 유니티와 에픽게임즈, 게임 개발사 소니(SIE), 산업용 설계·엔지니어링 기업 오토데스크, 전문가용 콘텐츠 제작 도구를 개발하는 어도비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이 보유한 기술은 현 세계의 물리적 특성을 가상공간에 구현해 시뮬레이션하는 산업용 메타버스 기술 '디지털 트윈'에도 접목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메타버스 콘텐츠 제작에 필요한 3D 에셋 역시 호환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 게임 및 3D 콘텐츠 개발 엔진은 자체 에셋 스토어를 통해 제작에 활용할 수 있는 3D 모델을 제공해왔다. 하지만 개발 엔진 사이에서 이러한 에셋은 서로 호환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포럼은 주요 프로젝트 중 하나로 서로 다른 엔진에서도 3D 에셋이 호환되고, 실시간으로 동작하는 모습도 개발 과정에서 확인할 수 있도록 표준 포맷을 개발한다. 이를 통해 기업은 메타버스 플랫폼 구축에 투입하는 예산과 개발 시간을 단축할 수 있으며, 개발자 역시 자신에게 익숙한 엔진으로 개발 작업 수행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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