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코리아, 글로벌 메타버스 비전 전초기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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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민철 기자
입력 2022-06-0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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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태지역 광고전략 전문가 김진아 신임 대표 선임

  • "한국이 메타버스 시대 주도적 역할 하도록 앞장"

  • 신기술 실험·개발 부서 운영…한국 환경·수요 대응

  • 글로벌 본사 신임 COO 체제 아래 '성장·효율 지향'

  • AI연구부서 재편…핵심기능 리얼리티랩스로 이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세계 최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을 운영하는 메타플랫폼스(전 '페이스북', 이하 '메타')가 글로벌 메타버스 선도 기업으로 변신을 예고했다. 미국 본사의 리더십 쇄신과 인공지능(AI) 연구부서 개편에 이어 한국 기술 담당 인재 채용과 신임 대표 선임을 통해 메타버스 시대를 주도하겠다는 미래 비전을 실험하고 성장을 가속화한다.

지난 7일 메타는 1977년 출생의 광고전략 전문가인 김진아 전무를 신임 페이스북코리아 대표로 선임한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미국과 한국의 대형 광고대행사를 거쳐 지난 2015년 페이스북코리아에 합류한 인물이다. 그는 이후 메타의 아시아태평양지역 본부에서 한국·대만·홍콩 등 주요 시장의 중소기업 비즈니스 총괄을 맡았다.

이날 페이스북코리아의 설명에 따르면 김 대표는 아태지역 중소기업 비즈니스 총괄로서 국내·외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이 메타의 디지털 마케팅 솔루션을 활용해 효율적인 광고 전략을 실행할 수 있도록 도왔다. 그는 한국사업 성장을 주도하고 홍콩·대만 사업까지 이끌며 지역 본부의 사업 확장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싱가포르에 있는 메타 아태지역 본부는 수천 명의 인력이 움직이는 거대 조직이다. 김 대표가 페이스북코리아에 입사해 그보다 규모가 훨씬 더 큰 아태지역 본부에서 여러 나라의 비즈니스를 지휘하는 이력을 쌓아 왔다는 점이 그의 역량을 방증한다. 메타는 이제 김 대표가 한국 사업 전반의 성장을 총괄하고, 한국이 메타버스 시대에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게 앞장설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한국 내 '고령화·양극화와 디지털 경험의 조화' 실험 추진
 

[사진=메타플랫폼스 웹사이트 갈무리]


페이스북코리아에서는 지역 내 특수한 상황에 맞춰 최신 기술을 활용한 메타의 새 제품·서비스를 직접 만들고 향후 글로벌 시장으로 확산하기 위한 작업도 추진되고 있다. 메타는 지난 4월 채용 공고를 내고 한국 지역 내에서 '신제품실험(NPE, New Product Experimentation)' 부서 소속으로 일할 기술 담당 인재를 영입하기 시작했다. NPE는 메타가 지역 내에서 최신 시장 동향을 파악하고 그 해법을 반영한 실험적 기술과 제품을 선보이기 위해 운영되는 조직이다.

9일 현재 메타는 서울 지역에서 NPE 부서 소속으로 일할 제품디자이너(Product Designer)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Software Engineer) 등을 뽑고 있다. 제품 디자이너는 메타의 신제품이 탄생하기 위해 필요한 전략적 의사결정에 관여하고 개념적 사상을 실제로 구현하고 시각적인 표준과 체계 안에서 디자인을 정의하고 발전시켜 '사용자 경험'을 주도·관할하는 직책이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는 메타의 기존 제품이 다루지 않은 영역에서 독립적인 앱을 웹·모바일 기반으로 시범 구현하고 이를 위한 인터페이스와 서버 기능을 함께 구축하는 역할이다.

한국 NPE팀 모집 배경을 김 다니엘 메타 엔지니어링 디렉터가 지난 4월 22일 공식 블로그를 통해 설명했다. 그는 "새롭게 대두되는 문제를 기술을 활용한 혁신적인 방법으로 해결하면서, 우리를 미래로 이끌 새 트렌드와 제품 개발에 매진하는 기업가적 재능이 밀집된 현장에 있고자 한다"면서 "이를 통해 좀 더 신속히 기회를 포착하고 새로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개발해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디렉터는 "한국은 신기술 선도 국가로서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면서 한국에서 디지털 상품의 사업화 성공 가능성을 보여 준 초기 플랫폼 중 하나인 싸이월드, 모바일에 최적화한 미디어인 웹툰의 정착, 10억 달러 규모 이스포츠 시장의 부상, 블록체인 기술을 운전면허와 백신 증명서에 적용하고 대통령 선거 후보자들이 가상현실(VR)로 타운홀에 참석해 선거운동을 하는 모습 등을 짚었다.

김 디렉터는 이어 "한국의 독특한 환경과 수요에 적극 관심을 둘 것"이라면서 한국의 수도권에 거주 인구가 밀집된 도시화, 출산율 감소와 맞물린 인구 고령화, 경제적 양극화의 심화 속에 사회적 욕구의 공백을 채우는 게임 등 디지털 경험의 부상 등을 언급했다. 그는 "기술을 통해 한국인들이 이 같은 현상에 대응하고 급변하는 세상에 잘 적응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할 계획"이라면서 "모든 NPE팀의 실험이 그렇듯이 소규모 테스트에서부터 시작해 진행과정을 살펴보고 필요에 따라 조정을 하면서 성장을 해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사회 현안에 초점을 맞춰 신기술 개발에 투자하는 메타의 움직임이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도가 높은 국내에서 더욱 주목받을 전망이다. 정부는 지난 1월 20일 '메타버스 신산업 선도전략'을 통해 VR과 증강현실(AR), AI, 클라우드, 블록체인, 5G·6G 이동통신 기술을 메타버스 구현의 기반 기술로 꼽고, 물리적 공간의 사회·경제적 활동이 디지털 공간에 확장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에 따라 민간 플랫폼 활용, 참여 기업 육성, 창작자 수익 창출 지원, 가치 변화 대응에 초점을 맞춘 메타버스 생태계 조성 전략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본사 R&D조직 개편과 경영진 교체…"성장과 효율에 초점"
 

셰릴 샌드버그(왼쪽)와 마크 저커버그 [사진=AFP·연합뉴스 ]


한국법인의 신임 대표 선임은 메타 본사 차원의 경영진과 조직 운영 변화가 함께 나온 소식이다. 메타의 미국 본사는 최근 메타버스 분야 선점과 성장 가속화를 강조하고 있다. 지난 6일 미국 경제매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4년간 메타의 AI 연구부서 전반을 이끌어 온 제롬 페센티(Jerome Pesenti)가 이달 말 퇴사한다고 보도했다.

이는 메타가 신기술 연구개발(R&D)과 활용을 위한 조직 구조를 변경하고 주요 경영진을 교체하는 본사 구조조정의 일환이다. 메타는 소위 'AI 연구 허브'라고 일컫는 기존 중앙 집중형 연구소에서 수행해 온 AI 기술 개발 활동을 분산시켜 개별 제품 담당 사업부로 이관하고 있다. 그 목적은 사내에서 개발된 신기술의 도입을 가속화하고, 회사의 성장을 촉진하는 것으로 요약된다.

앤드류 보스워스 메타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이와 관련한 온라인 포스팅을 통해 "우리는 새로운 (조직 운영) 모델에서 AI 시스템의 소유권을 메타의 제품 담당 그룹에 분배할 것"이라며 "우리는 이로써 회사 전반에 걸쳐 중요한 신기술의 채택을 가속화하고 지속적으로 한계를 넘어설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밝혔다.

메타는 이번 조직개편과 관련해, 새로운 조직 구조 안에서도 AI 연구 활동의 전반적인 사명에 변화가 없을 것이고 리더십 또한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밝혔다. 과거 '페이스북 AI 연구소(FAIR)'라 불렸던 메타의 핵심 AI 연구부서 공동책임자 두 명(조엘 피노, 앙투안 보르드)은 기존 직책을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이 AI 연구 허브가 메타의 리얼리티랩스(Reality Labs) 연구 그룹의 일부로 운영된다. 리얼리티랩스 연구 그룹은 VR과 AR 등 메타의 메타버스 비전에 핵심이 되는 구성요소를 관할하는 조직이다.

이에 앞서 지난 14년간 페이스북을 북미 지역 대학생 커뮤니티에서 30억 명의 이용자를 거느린 초대형 SNS이자 인터넷·모바일 광고 기업으로 키운 셰릴 샌드버그 메타 최고운영책임자(COO)의 사임이 발표됐다. 온라인 IT매체 더버지의 보도에 따르면 샌드버그 전 COO는 최근 몇 년 간 광고 사업의 세부사항에 관여하는 대신, 휘하 직원들에게 선임자의 역할을 맡기면서 이들을 리더로 키우는 데 주력해 왔다.

하비에르 올리반(Javier Olivan)이 샌드버그 전 COO의 후임으로 선임됐다. 그는 메타의 신임 COO로서 향후 조직의 성장과 효율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뉴스통신사 로이터의 보도에 따르면 올리반 COO는 지난 2007년 입사 후 초기 몇 년 간 페이스북의 국제 활동을 관할하면서 러시아, 브라질, 인도, 인도네시아, 일본 등에서 추진된 사업 확장을 추진한 인물로, 선임 전까지는 '최고성장책임자'를 맡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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