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위험은 관심 둔만큼 보이고, 안전은 투자한 만큼 거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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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관 안전보건공단 경기서부지사 안전보건2부장
입력 2022-06-03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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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고영관 안전보건2부장]

잠깐 생각해볼까요? 

여러분은 작업 중인 승강기 아래에 물건이 떨어졌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미리 정해둔 안전조치 절차나 방법 등이 곧바로 떠오르지 않는다면 남보다 부지런하거나, 성급한 동료 혹은 수급업체 근로자의 섣부른 판단과 행동으로 인해 큰 사고를 당할 지도 모릅니다.

일반적으로 에너지는 체계적으로 통제·관리하는 현장에는 매우 유용하지만, 그렇지 못한 곳에서는 엄청난 재앙을 안겨줍니다. 중력에 의한 위치에너지와 운동 에너지는 어느 곳에나 존재하고, 업종에 관계없이 가장 골칫거리인데, 이로 인해 높은 곳에서의 추락, 중량물에 의한 낙하·끼임, 동력기계 등에 의한 충돌, 끼임, 폭발 등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또한, 산업재해는 사업특성과 결부되어 있어 업종별로 특징을 보입니다.

건설업에서는 높은 곳에서 인력작업, 이동식 건설기계 사용작업 등이 많아 추락, 충돌 등의 재해가 많이 발생합니다. 반면 제조업에서는 고정 및 이동식 기계사용이나 화학물질 취급작업이 많고, 높은 곳에서의 작업도 많아 끼임, 충돌, 추락, 화재·폭발, 질식, 중독 등 다양한 형태로 재해가 발생합니다. 

특히 제조업에서 많은 끼임 사고는 동력식 고정·이동형 기계·설비를 사용하는 작업과 이에 대한 정비·보수작업, 중량물 취급작업 등에서 빈번하고, 동력기계의 회전·직선 운동 부위 등에서 주로 발생하며, 위험부위에 공간의 크기, 동력의 크기에 따라 부상과 사망으로 갈립니다. 

끼임 사고는 신체의 말단부에서 자주 발생하고, 유도 기술의 꺾기·조르기 상태처럼 기계 등에 끼여 벗어나지 못하게 구속되므로, 대개의 경우 사고자가 스스로 기계의 작동을 정지할 수 없습니다. 게다가 급정지 불가능한 기계이거나, 식사시간, 야근, 휴일, 휴가철 등의 취약시기에 단독작업으로 인하여 사고 상태에 장시간 홀로 놓이게 되는 경우는 호흡곤란이나 출혈과다로 치명상을 입기도 합니다.

시흥, 안산, 안양 등의 지역에서 최근 5년간 발생한 끼임사고의 약 90% 정도는 손가락 부위가 압착·절단되었고, 머리 또는 가슴 부위가 끼이는 경우는 대부분 사망으로 이어졌습니다. 일상적인 작업과 비일상적인 이상원인 확인·점검·조치 작업에서 다수 발생했으며, 1년 미만 근속자가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외부 수급업체 작업자가 자주 포함되곤 합니다. 

사고사망이 발생하는 주요 설비·위치를 보면, 특정업종에서 주로 사용하는 압출·성형기 및 프레스의 금형 부근, 제지용 롤·운반테이블, 쓰레기 수거차량의 압축진개장치, 그리고 리프트의 하부 및 출입구, 고소작업대 상부와 건축물 사이, 컨베이어, 중량물 취급작업 주변에서 주로 발생했습니다. 

이러한 사고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보면, 일상적인 작업과정에서 별다른 안전조치 없이, 가동 중인 위험기계의 위험장소 내부로 진입하거나, 그 인근에서 원지 롤에 연결, 금형조정, 세정작업, 잔재물 정리 등의 작업을 실시했습니다.

비일상적인 작업과정에서는 이상원인 확인·점검·해소 등의 조치를 하는 중에 제3자가 기계를 작동시키거나, 파악하지 못한 위험부위가 동작됨으로써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동력전달부위의 안전조치는 고정식의 안전덮개나 울 등의 방호조치를 대부분 잘 합니다. 다만, 제품 등의 제조·운반 등과 같이 위험부위에 근접·출입이 불가피한 작업, 정비·보수 등 비일상적인 작업에서는 방호조치, 전원 차단·잠금조치를 하지 않거나,  적절한 작업 절차·방법, 기준 등의 관리체계가 없거나, 있어도 생산작업에 미치는 불편함을 최소화하지 못한 안전설계로 인하여, 안전조치를 무효화시키거나 준수하지 않는 경우도 나타납니다.

안전에 필요한 예산, 안전지식, 소요시간, 권한, 역량 등은 특정인에게 다 줄 수도, 갖출 수도 없기 때문에 작업 및 안전 관계자들 간의 연계된 업무체계가 기본적으로 필요합니다. 근로자 또는 수급업체의 준수, 안전부서의 설계·자문, 사업부서의 시행·관리감독 등이 효과적으로 연계되어야 하고, 어느 하나라도 빠져서는 안 됩니다. 

그리고 지양해야 할 점은 관리감독자가 제 역할을 하지 않고 안전에 무지하거나, 안전부서에서 본연의 역할을 하지 않고 현장에 내몰리고 있거나, 일회성으로 끝나는 안전활동의 양산으로, 현장에서 안전을 기피하게 만드는 경우가 종종 발견되곤 합니다. 또 수리 등의 작업을 하는 수급업체가 자기역할에 대한 책임의식 없이 도급업체에 의존적이거나, 도급업체가 안전상의 요구나 지원을 제대로 않는 경우도 자주 있습니다. 

안전 활동은 적더라도 각 활동 간에 연계성을 높이고, 혁신보다는 부족한 점을 꾸준히 보완해 나가는 방법이 현장에서 이해와 수용성, 그리고 이행력을 높일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안전은 예상되는 위험에 대해 미리 준비해야만 각 구성원들에게 각자 역할을 제대로 할 기회를 줄 수 있고, 업무 간 연계성이 높아져, 현장작동성도 높일 수 있습니다. 

안전은 관심을 갖지 않으면 보이지 않습니다. 역량이 부족하면 그만큼 덜 보이고, 위험도 안전으로 착각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노력할수록 잘 보이고, 투자할수록 나아집니다. 위험을 더 보고, 더 안전하게 하시려거든 안전관계자, 관리감독자, 근로자 등의 역량을 키우는데 시간, 노력 및 비용을 투자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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