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내부서도 李 '책임론' 나와..."국민 경고 낮은 자세로 받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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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훈 기자
입력 2022-06-02 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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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기 등판 오히려 당에 독 됐다는 지적 나와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시행된 지난 1일 오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당선이 확실시되자 인천시 계양구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은 2일 오전 0시께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당선이 유력한 가운데 진행된 방송 인터뷰에서 "국민들의 따가운 질책과 엄중한 경고를 낮은 자세로 겸허하게 잘 받들도록 하겠습니다"라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소감을 말하기 전 깊은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보궐선거에서 승리했다는 기쁨보다는 민주당의 지방선거 참패에 대한 참담한 심경이 드러난 것으로 해석된다.

3·9 대선 패배 이후 두 달여 만에 치른 지방선거로 이 위원장은 이번 보궐선거 승리로 생애 첫 국회의원 배지를 다는 데에는 성공했다. 하지만 당 내부에서 들끓는 '책임론'을 피하는 것은 어려워졌다. 일각에서 "명분이 부족하다"는 우려와 "쇄신이 더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위기에 빠진 당을 구하겠다"며 등판해놓고는 '상처뿐인 승리'를 거뒀다는 비판이 나온다.

민주당이 이 위원장을 인천 계양을에 전략공천한 이유에는 '이재명 바람'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3·9대선에서 역대 최소 표차인 0.73%포인트 차로 패배한 대선 주자를 줄곧 민주당이 석권했던 '텃밭' 지역에 공천함으로써 전국적으로 그를 활용하겠다는 계산이 깔렸던 것이다. 

이 위원장은 지난달 8일 보궐선거 출사표를 내면서 "위기의 민주당에 힘을 보태고 어려운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기 위해 위험한 정면 돌파를 결심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기대와 결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이 위원장의 득표율은 56.69%(2일 0시 30분 현재)로 지난 총선 당시 송영길 후보의 득표율(58.67%)보다 1.98%포인트 낮은 수치다. 이 위원장은 선거 운동 기간 내내 무명인 윤형선 국민의힘 후보와 박빙 승부를 벌였다. 결국 막판에는 전국 유세 대신 인천 계양을에 올인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 위원장의 조기 등판이 오히려 당에 독이 됐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특히 선거 막바지 이 위원장이 던진 '김포공항 이전' 공약이 전국적 논란이 되면서 전국 선거 판세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경기 화성을을 지역구로 둔 3선 이원욱 의원은 페이스북에 "이재명 친구. 상처뿐인 영광! 축하합니다"라고 적기도 했다.

당 안팎에선 '이재명 책임론'이 터져 나왔다. 김해영 민주당 전 최고위원은 이날 SBS 방송에 출연해 "이 위원장의 출마가 이번 민주당 지방선거 패배 원인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당장 이 위원장의 첫 시험대는 차기 전당대회가 될 것으로 예상이 많다. 전당대회 출마가 유력한 이 위원장에 맞서 당내 친문 그룹 좌장인 전해철, 홍영표 의원을 비롯해 '김근태계'로 꼽히는 이인영 의원 등이 출마를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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