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론조사에서 침묵하는 샤이 지지층, 선거 변수 가능성
  • 미국 대선에서 '샤이 트럼프' 두 차례 큰 영향 줘

사전투표일인 5월 27일 서울 소공동 사전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하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여론조사에 나타나지 않은 '샤이 지지층'의 움직임이 실제 선거 결과에도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6·1 지방선거 사전투표가 27일부터 시작되면서, 여야 모두 투표율 올리기에 나섰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유권자에게 투표 참여를 독려하면서, 사전투표 1일 차 이른 아침부터 여야 후보와 지도부가 투표를 마쳤다.

현재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앞서고 있는 국민의힘은 이러한 지지율이 득표율로 이어질 수 있도록 당 차원에서 나서고 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23일 소속 의원 108명에게 사전투표에 참여해달라는 메시지를 보내고, 의원 개인 소셜미디어에도 유권자에게 참여를 독려해달라고 했다. 경기도지사 선거에 출마한 김은혜 후보는 25일 사전투표를 독려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지지자의 더 많은 사전투표 참여가 더 높은 승률이라고 강조했다.

여론조사에서는 뒤처지고 있지만, 민주당 역시 투표 독려에 나섰다. 27일 사전투표를 마친 이재명 계양을 보궐선거 후보는 투표를 많이 하는 측이 이긴다면서, 새로운 세상을 위해 꼭 투표해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특히 민주당 관계자는 여론조사에서 나타나지 않는 '샤이 지지층'에 기대를 걸고, 이들의 적극적인 투표 참여가 승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샤이 지지층은 큰 여론 앞에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이나 후보를 숨기는 경향이 있다. 독일의 사회학자 엘리자베스 노엘레-노이먼이 발표한 침묵의 나선 이론과 유사하다. 침묵의 나선이란 특정 다수의 의견이 여론인 것처럼 인식되면 이와 반대되는 의견을 가진 사람은 침묵하는 경향을 말한다. 포털 사이트 뉴스에서 첫 번째 댓글과 비교해 반대되는 의견이 많이 달리지 않는 것과 유사하다.

실제로 이러한 샤이 지지층으로 인해 여론조사 결과를 뒤집고 선거 승패가 갈린 사례도 있다.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는 '샤이 트럼프'가 선거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대선을 2주가량 앞두고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힐러리 클린턴 미국 민주당 후보는 지지율 50%를 기록하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지지율 38%)을 크게 앞섰다. 하지만 선거 결과는 달랐다. 선거인단 538명 중 304명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적어내면서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약 14.4%포인트 차이로 이겼다.

샤이 트럼프는 2020년 열린 미국 대선에서도 큰 충격을 줬다. 당시 미국 여론조사 업체들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큰 차이로 승리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업체에 따라 최대 89%의 지지율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실제로 개표한 결과 승부는 박빙이었다. 선거인단 538명 중 조 바이든 대통령은 306명의 표를 얻었고, 약 13.7%포인트 차이로 승리했다. 여론조사 결과보다 도널드 트럼프 후보를 지지한 유권자가 더 많았던 셈이다.

하지만 샤이 지지층이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한국에서는 2021년에는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 출마한 박영선 민주당 후보가 '샤이 진보'라는 표현을 직접적으로 사용했다. 당시 민주당 소속의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등이 성 비위로 인해 문제가 생겼으며, 2021년 재보궐선거가 치러지게 됐다. 당시 박 후보는 여론조사 공표 금지 직전 실시된 조사에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에게 20%포인트가량 뒤처졌다. 이에 대해 박 후보는 "샤이 진보가 몇 퍼센트인지는 모르지만, 있는 것은 분명하다"며 기대했다.

하지만 샤이 진보는 해당 선거에서 나타나지 않았으며 18.32%포인트 차이로 오세훈 후보가 시장으로 당선됐다. 당시 민주당은 자신의 귀책사유로 보궐선거가 발생하면 후보를 내지 않기로 한 당헌과 당규를 바꿔가면서 선거에 후보를 내보낸 만큼, 진보층 역시 이에 반발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샤이 지지층의 영향이 어느 정도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가 0.73%포인트로 패배했으며, 이들을 여론조사에서 숨은 샤이 지지층으로 보는 시각도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지난 대선 패배로 인해 지지자들이 패배감을 느끼고, 여론조사에 적극적이지 않은 듯하다. 지지층이 투표에 적극 참여하면 여론조사 결과를 뒤집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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