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망 체질 개선 나선 K-산업]① 팹리스 생태계 육성·파운드리 파이 확대 '투트랙 전략' 속도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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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선 기자
입력 2022-05-26 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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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도체 설계자동화 SW 100% 美에 의존...기술 강화·인재양성 시급

  • 삼성은, 5년간 450조 투자계획 밝혀... 파운드리 업계 1위 TSMC 추격

조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과 윤석열 새 정부의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가입을 기점으로 우리나라의 공급망 재편 시계가 빨라질 전망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삼성전자를 필두로 공급망 재편의 핵심인 반도체 산업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메모리반도체의 핵심인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세계 시장에서 42%를 점유해 세계 1위 위상을 굳히고 있다. 다만 반도체 공급망의 핵심으로 떠오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산업에서는 18.3% 점유율로, 대만 TSMC에 이어 2위다. 
 

취임 후 한국을 첫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윤석열 대통령과 20일 오후 경기도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을 방문, 조만간 양산에 돌입하는 차세대 GAA(Gate-All-Around) 기반 세계 최초 3나노 반도체 시제품에 사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 IDM 기업...메모리 분야에서만 우위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유럽은 장비, 미국은 설비와 설계, 일본은 반도체 소재, 대만은 파운드리, 우리나라는 메모리 부문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반도체의 전 생산 과정은 이처럼 세계 각국에 분업화 돼 있는데, 보다 축약하면 △팹리스(fabless) △파운드리(foundry) △OSAT(Outsourced Semiconductor Assembly and Test) 3단계로 나뉜다. 팹리스는 반도체 회로 설계를 담당하는 과정으로 설계에만 집중할 뿐, 직접 반도체 칩 생산을 담당하지는 않는다. 파운드리는 팹리스 기업으로부터 제조를 위탁받는 형식을 통해 반도체 칩 생산만을 담당한다. OSAT는 완성된 반도체 칩들을 조립하고 테스트를 하는 단계이다. 

이처럼 반도체 설계부터 제조, 조립, 테스트 및 판매까지 전 과정을 모두 한 회사가 완성하는 것을 IDM(종합반도체)기업이라고 하는데 세계적으로 삼성전자와 인텔, 마이크론, SK하이닉스 등이 대표적이다. 팹리스 주요 기업은 퀄컴, 미디어텍, 브로드컴 등이 있고, 파운드리 전문 기업은 TSMC를 비롯해 UMC, 글로벌 파운드리, SMIC 등을 꼽을 수 있다.
 

[그래픽=아주경제 그래픽팀]

 
반도체 공급망 재편...팹리스·파운드리 동시에 육성해야

업계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의 흐름 속에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도 변신해야 할 때라고 입을 모은다. 특히 시급한 분야가 팹리스 경쟁력 강화다. 전문가들은 과거 메모리반도체 시장이 호황이던 1990년대 중반 반도체 설계자동화(EDA) 산업이 정부의 관심 부족으로 고사했던 상황을 거울 삼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당시 미국 반도체 설계회사들은 EDA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 각국의 인재 영입에 힘썼고, 그 결과 지금 미국이 팹리스 시장을 주도하게 됐다. 우리나라는 지금도 EDA 소프트웨어 100%를 미국에서 수입하고 있는데, 반도체를 얼마나 빨리 만드느냐도 중요하지만 설계 기술력과 인재 양성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이런 위기감 속에서 삼성전자도 전날 발표한 향후 5년간 450조원 투자 계획에서 반도체 경쟁력 강화를 위해 팹리스와 파운드리 중점 투자를 예고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팹리스 시스템반도체의 2025년 시장 규모는 4773억 달러로 메모리 반도체(2205억 달러) 시장 규모의 2배 이상이다. 팹리스 부문에서 △CPU는 인텔 △GPU는 엔비디아 △SoC는 퀄컴 △이미지센서는 소니 등이 각 분야별 강자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주요 팹리스 시스템반도체 사업 중 모바일SoC, 이미지센서 등은 1등 업체들과의 시장 격차가 크다는 자평이다. 다만 투자와 연구·개발(R&D)을 통해 분야별 1등 업체와의 점유율 간극을 메워나가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이미지센서의 경우, 올해 삼성전자의 매출 점유율은 24.9%로 2위를 차지할 전망이다. 그동안 1위 업체는 40%대, 삼성은 20%대 초반이었지만 올해는 격차가 줄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5G 모뎀(통신칩)의 경우만큼은 경쟁력이 상당하다. 업계 최초로 5G를 개발한 것을 기점으로 6G까지 '1등' '최초'의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또 파운드리 사업은 과감한 선단공정 중심의 기술개발·투자를 통해 대만 TSMC를 따라잡겠다는 각오다. 우선 기존에 없던 GAA(Gate-All-Around) 등 차세대 생산 기술을 적용, 3나노 이하의 제품을 조기에 양산해 세계 1위인 대만 TSMC와의 기술 격차를 좁힐 계획이다. 또한 차세대 패키지 기술 확보로 연산칩과 메모리가 함께 탑재된 융복합 솔루션을 개발, 업계 선두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팹리스와 파운드리 분야에서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야만 메모리에 편중된 반도체 공급망에도 숨통이 트일 것”이라며 “또한 장기적으로 삼성전자보다 큰 기업이 하나 더 생기는 것과 비슷한 국가 차원의 경제적 효과도 누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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