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한국산 가상화폐 루나(LUNA)가 일주일 만에 10만원에서 1원으로 폭락하며 50조원이 넘는 피해를 낳은 가운데, 발행사 테라폼랩스가 법인을 해산하면서 이른바 '먹튀'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폰지 사기' 여부를 두고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16일 아주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테라폼랩스코리아는 지난달 30일 주주총회를 열고 해산을 결의하고 권도형 대표이사를 청산인으로 선임했다. 테라폼랩스는 스테이블코인인 테라USD(UST)와 루나를 알고리즘으로 연동해 운영하는 회사다. 국내 거래소들은 테라, 루나에 대한 거래지원을 잇따라 종료하고 있다.
 

[사진=장한지 기자 hanzy0209@ajunews.com]

스테이블코인은 코인 가치를 달러 등 다른 자산에 연동해 안정성을 확보하는 가상화폐로, 테라폼랩스는 기본 통화인 루나 공급량을 조절해 스테이블코인인 테라 1개의 가치를 1달러에 맞추는 알고리즘을 채택해 코인을 발행했다. 그렇게 최대 20% 이율을 약속하는 방식으로 투자자들을 모았다.
 
테라 가격이 1달러 아래로 내려간 디페깅(Depegging·달러와의 가치 유지 실패 현상)이 일어나자 암호화폐 시가총액 10위권 안에 들었던 루나의 가치도 폭락하기 시작했다. 결국 지난달 119달러(약 15만원) 선에서 거래됐던 루나는 이날 오전 7시 기준 0.0002달러(약 0.2원)까지 폭락했다. 시장 가치를 매기기 어려운 휴지조각이 돼버린 셈이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폰지 사기'가 아니냐는 의심이 거세다. 폰지 사기는 투자자들이 낸 돈 일부로 수익을 돌려주고 이를 미끼로 더 많은 투자자를 모으는 다단계 사기 수법이다.

그러나 루나 발행자가 투자자를 기망하거나 부당한 이익을 얻으려 했다는 의도를 입증하지 못하면 사기죄 적용은 어렵다는 것이 법조계 중론이다. 알고리즘과 수익 발생 원리 등이 일반에 투명하게 공개돼있어 기망행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코인에 정통한 한 전문가는 "사기는 기망행위가 있어야 하는데, 이 사건의 경우 20%의 안정적인 수익률을 유지하겠다고 노력하겠지만 유지를 못했다고 해 바로 기망행위가 성립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일반에 공개한 프로토콜이나 알고리즘 자체는 명확하다"고 설명했다.
 
반면 일각에선 최대 20%의 안정적인 수익률을 보장하기 어려운데 사업을 강행했다면 사기죄 적용이 가능할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테라 발행사 직원 등 관계자들이 사업의 지속가능성이 불가하다는 점을 미리 파악해 보고한 적이 있는지 등을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차상진 증권전문 변호사(차앤권 법률사무소)는 "이런 사건에서 사기의 고의성 여부는 실질적인 변제능력이 없이 사업을 했고, 약속했던 사업을 수행했는지 여부로 판단한다"며 "그 증명은 통상 적절한 사업운영을 위한 서류, 계획서, 구체적인 집행계획 등이 있었는지 확인하는 한편 직원들의 진술에 의하는 경우가 많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태로 누구보다 큰 손실을 본 집단은 개미투자자이고 그 피해가 상당한 만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다. 정부가 나서서 루나 폭락으로 거액의 수익을 챙긴 개인이나 일당 등이 있는지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하다는 의견과 가상화폐와 관련한 법제도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은성 도산전문 변호사(법률사무소 미래로)는 "아직 사실관계도 불분명해 폰지 사기라고 단정하기는 어려운 시점"이라며 "다만 스테이블코인의 가치를 유지시키는 수단이 주로 시장이나 개발자 내지 운영자에 대한 신뢰가 바탕이 되는 구조적인 문제점은 존재한 것으로 보여 현재로서는 규제에서 벗어난 금융상품의 문제로 바라보는 것이 적절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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