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고공 행진하는 물가에 대응하기 위해 강경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2000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금리를 인상하는 한편 대차대조표 축소(양적 긴축)에도 나섰다.

미국 연준은 4일(현지시간) 이틀간 진행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후 성명을 발표하고, 현재 0.25~0.5%인 기준금리를 50bp(1bp=0.01%포인트)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통상적으로 인상해왔던 25bp 인상 폭의 두 배며, 앨런 그린스펀 전 연준 의장이 재임할 당시인 2000년 5월 이후 22년 만에 최대 폭 인상이다.

미국 물가 상승률이 연이어 40년래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고물가에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그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세)이 지나치게 높은 수준이며, 이로 인해 많은 어려움이 나타나고 있다"며 "물가를 다시 낮추기 위해 신속하게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저소득층 가정에 높은 물가가 부담이 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물가 안정을 위해 전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준이 5월 회의에서 물가 안정을 위해 통상 인상 폭 대비 두 배에 달하는 '빅 스텝'을 단행한 가운데 파월 의장은 여러 차례에 걸쳐 이러한 조치를 이어갈 수 있다고 예고했다. 파월 의장은 "향후 두어 차례 회의에서 50bp 금리 인상을 검토해야 한다는 광범위한 인식이 있었다"며 이러한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만 "75bp 인상은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일각에서 제기되는 75bp 인상 가능성은 배제했다.

이와 함께 연준은 현재 8조9000억 달러(약 1경1271조8500억원)에 달하는 대차대조표 축소에 나서겠다고 공언했다. 연준은 그간 코로나로 인해 타격을 입은 경제를 부양하기 위해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을 사들이며 유동성을 공급해 왔지만 물가가 지나치게 상승한 가운데 이러한 조치를 되돌리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연준은 다음 달 만기가 돌아오는 국채 300억 달러어치와 MBS 175억 달러어치를 재투자하지 않는 방식으로 대차대조표를 줄여나갈 예정이다. 3개월 후에는 국채와 MBS를 각각 600억 달러, 350억 달러씩 시장에 흘려보내며 양적 긴축 규모를 두 배로 늘린다. 마지막으로 양적 긴축을 진행했던 2017~2019년 당시 월 상한선이 최대 500억 달러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양적 긴축이 종전 대비 거의 2배에 가까운 속도로 진행되는 셈이다.

연준은 일부 경제지표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음에도 미국 경제는 공격적인 긴축 정책을 이겨낼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연준은 성명에서 지난 1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연율 -1.4%를 기록하며 마이너스 성장한 것을 언급하며 "전반적인 경제 활동이 1분기 감소했다"고 언급했다. 그럼에도 "가계 지출과 기업 투자는 강건하게 남아 있다"며 "소득 수입은 탄탄하고, 실업률도 근본적으로 하락세"라고 지적했다.

파월 의장 역시 기자회견에서 "미국 경제는 매우 강력하며 긴축 정책을 이겨낼 수 있는 위치에 있다"며 긴축 정책에도 경제는 연착륙이나 연착륙과 비슷한 수준으로 작은 충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은 연준의 긴축 정책이 예상보다 덜 공격적이라며 환호를 표했다. 50bp 인상을 그간 충분히 예상했던 만큼 오히려 75bp 등 공격적인 인상 가능성을 배제한 것이 시장에 안도감을 준 모습이다. 이에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나스닥지수 등은 모두 3% 가까이 상승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사진=EPA·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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