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대세된 초개인화뱅킹..."기술력 제고 통해 서비스 차별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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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근미 기자
입력 2022-05-0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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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마이데이터를 필두로 한 ‘초개인화뱅킹’이 금융권 주요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누구에게나 다 똑같은 금융서비스가 아닌, 개별 고객마다 각기 다른 금융니즈를 파악해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편의성을 제고한다는 취지다. 이미 글로벌 은행들도 저마다 차별화된 초개인화뱅킹 제공에 팔을 걷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보다 고도화된 서비스 제공 노력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오고 있다.

“내게 꼭 맞는 금융서비스 찾아볼까”...은행권 마이데이터 서비스·브랜드 경쟁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금융권의 마이데이터 서비스 고객 유치를 위한 ‘브랜드화’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내 손안의 금융비서’라는 설명에 걸맞게 마이데이터 활성화를 통한 초개인화뱅킹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

우선 신한은행이 작년 12월 출시한 ‘머니버스(Moneyverse)’는 은행, 카드, 증권, 보험, 전자금융, 통신 등 여러 회사에 분산돼 있는 개인신용정보를 한 번의 인증으로 최대 50개 회사의 정보를 수집해 금융 정보 통합조회, 자산·재무 분석, 소비·지출 관리, 목표관리, 개인화 상품 추천 등을 제공하고 있다. 캘린더 기능을 통해 청약, IPO 등 관심있는 금융일정을 챙길 수 있고 동일 연령대 고객들이 많이 가입한 금융상품도 확인 가능하다.


하나금융도 올해 초 하나은행을 필두로 하나카드, 하나금융투자, 핀크 등 4개 회사 서비스를 한데 모은 통합 브랜드 '하나 합'으로 마이데이터 유니버스 구축에 나섰다. 현재 제공 중인 ‘하나 합’ 서비스로는 △자산관리 성향을 진단하는 '자산관리 스타일' △손님 개개인 지출을 분석하는 '라이프스타일 분석' △이루고 싶은 목표를 설정해 외화 자산을 불려주는 '환테크 챌린지' 등이 있다. 하나금융은 향후 빅테크와 같이 계열사 간 데이터 공유·활용이 허용되면 모든 금융서비스를 통합해 마이데이터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우리은행도 ‘우리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작년 12월 오픈해 운영 중이다. 최근에는 업계 최초로 고객이 가입한 제휴사의 구독상품 정보를 한데 모은 ‘구독 서비스’ 제공에도 나섰다. 고객들은 이를 통해 정기 구독 중인 상품 종류와 결제액, 결제일 등을 원스톱으로 확인할 수 있고 해당 플랫폼을 통해 바디프랜드, 야쿠르트, 교원, 빨간펜 등 제휴사 상품의 신규 구독도 가능하다. 이밖에도 재테크 고수들의 비법을 알려주는 ‘고수의 랭킹’, 걸음 수를 체크해 이벤트 참여기회를 제공하는 ‘만보기’기능, ‘건강검진 통합 조회’ 기능 등도 이용할 수 있다.

그런가하면 NH농협은행이 제공 중인 마이데이터 서비스에는 개인 종합 자산관리 서비스인 ‘NH자산플러스(+)’가 있다. 고객들은 이 서비스를 통해 대출·증권·연금·보험·선불페이 등 전 금융회사의 자산과 소비 내역을 한 번에 관리하고 연금 진단과 소비 브리핑 등 다양한 제언을 받을 수 있다. 또한 고객이 목돈 만들기, 대출 줄이기, 여행 가기 등 자신만의 목표를 설정하면 맞춤형 상품 안내와 목표 달성률을 제공하는 ‘마이목표’ 서비스도 이용 가능하다.

KB국민은행 역시 ‘KB마이데이터’ 서비스를 통해 △지출관리 서비스 △목표 챌린지 △AI맞춤서비스 △금융플러스 등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KB는 최근 유튜브를 통해 ‘KB마이데이터’를 소재로 한 광고영상도 공개했다. 영상 속 모델들은 실생활에서 대화하듯 자연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KB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서로에게 추천한다. 국민은행 측은 “이번 광고는 ‘무조건 말고 내 조건에 맞게’, ‘나에게만 특별한 추천’ 카피와 콘셉트를 활용해 KB마이데이터 서비스의 특징과 장점을 이해하기 쉽게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은행, 고객 금융니즈 예측해 지원…국내서도 “기술력 제고 시급”

국내 은행들이 이처럼 마이데이터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지적도 나온다. 아직 걸음마 단계인 국내 은행들의 경우 통합 금융정보 제공과 금융상품 추천에 집중하고 있는 반면 글로벌 은행들은 △세밀한 금융생활 관리 △실시간 금융활동 지원 △금융 니즈 예측을 통한 선제적 대응 등을 통해 초개인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층 고도화된 움직임에 나서고 있어서다.

최근 우리금융그룹 산하 우리경영연구소가 발표한 ‘글로벌 은행들의 초개인화뱅킹 사례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적인 디지털 금융서비스는 인공지능(AI)과 마이데이터 기술을 활용해 금융생활 전반을 세밀하게 지원하는 초개인화 뱅킹이 은행업의 주요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다”며 국내 금융권 역시 초개인화뱅킹 서비스 고도화를 위한 기술력 확보와 개발, 또한 이를 위한 공격적 투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다수의 글로벌 은행들은 단일 플랫폼에서 금융생활 전반을 아우르는 초개인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례로 미국의 웰스파고(Wells Fargo)는 맞춤형 대출상품 추천, 총부채상환비율(DTI) 계산기, 월별 신용등급 개선표 등을 통해 초개인화된 부채관리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다.

뱅크 오브 아일랜드(Bank of Ireland)는 ‘넷플릭스 온 뱅킹(Netflix on Banking)’을 목표로 설정하고 넷플릭스의 특징인 ‘구독’과 ‘추천’을 은행 서비스에 적용해 실시간으로 맞춤형 상품과 서비스를 추천하고 있다. 아울러 실시간 금융니즈 대응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자동화 기술 개발을 전담하는 로보틱스 랩(lab)을 별도 조직으로 운영, 24시간 고객 대응 시스템을 구축했다.

미국의 캐피탈 원(Capital One)은 금융회사 최초로 고객의 물리적 위치에 따라 적절한 카드 혜택을 추천하는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예를 들어, 고객이 특정 상점(카페 등) 근처에 있는 것이 확인되면 해당 상점에서 받을 수 있는 신용카드 할인 혜택이나 보유 쿠폰을 알려주는 메시지가 전송된다.

연구소는 국내 은행들이 해외 사례와 같이 다양한 초개인화뱅킹 서비스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세밀한 금융니즈의 발굴 △실시간 서비스 제공 △미래 금융행동 예측을 통해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체계를 갖출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연구소 측은 "초개인화 뱅킹은 미래 은행업의 핵심 디지털 경쟁력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국내 은행들은 글로벌 은행과 같은 세밀한 관리, 실시간 추천·고객 응대, 금융행동 예측 등이 부족히다"며 "고도화된 인공지능, 데이터 사이언스 등의 디지털금융 기술력을 확보하고 내재화해야 하며, 특히 금융행동 예측과 관련한 기술에 집중적으로 투자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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