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미국 대형은행들이 1년 만에 대손충당금 규모를 대폭 늘리면서 올해 1분기 미국 4대 은행과 국내 4대 은행의 대손충당금 적립 규모가 6.5배까지 벌어졌다. 금융당국은 미국 은행 사례를 들며, 국내 은행도 대손충당금을 더 적립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1분기 충당금 적립 규모는 1852억원이다. 지난해 1분기(2123억원)보다 12.8% 감소했다. 대손충당금은 미래에 발생할 손실에 대비하기 위해 미리 쌓아두는 돈을 말한다. 은행의 경우 회수가 어려울 것으로 우려되는 악성 대출에 대비해 대손충당금을 쌓는다. 많이 쌓을수록 비용이 늘어 은행 순이익이 감소한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1분기에 충당금 662억원을 적립했는데 올해 1분기에는 195억원으로 줄였다. 우리은행 역시 같은 기간 755억원에서 729억원으로 감소했다. 신한은행은 706억원에서 928억원으로, 하나은행은 21억원에서 728억원으로 늘렸다.

반면, 미국 4대 은행(뱅크오브아메리카·JP모건·웰스파고·씨티은행)은 올해 1분기 대손충당금을 1조1969억원 쌓았다. 높은 인플레이션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경기가 악화하면서 빚을 못 갚는 기업과 개인이 늘어날 가능성이 커졌다는 판단에서다.

줄어든 일부 국내 은행의 대손충당금 규모 때문에 지난 22일 금융지주사 콘퍼런스콜에선 외국계 증권사들의 선제적 대손충당금 적립과 관련한 질문이 쏟아졌다. 하지만 금융지주사들은 "보수적인 관점에서 충분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KB금융지주 최고재무책임자(CFO) 서영호 전무는 "미국 은행이 1분기 실적 발표하면서 추가적 충당금을 쌓은 것을 알고 있지만, 미국과 한국의 충당금 쌓는 방법 자체가 다르다"면서 "우리는 우리 기준에서 아주 심한 디스트레스 상황을 가정하고 가장 보수적으로 쌓았다"고 설명했다.

국제회계기준인 IFRS를 공통적으로 따르긴 하지만 재무제표가 기표되는 항목 자체가 국내와 해외가 다르기 때문에 단순 비교하긴 어렵다는 게 이들의 입장이다. 국내에서 사용하는 대손충당전입액과 미국 은행들이 사용하는 대손충당금 회계용어인 신용손실전입액(loan-loss reserve)의 범위 자체가 다르다는 것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신용자체는 항상 리스크가 있는 거니까 미국 은행들이 좀 더 포괄적인 의미에 대한 지표로서 충당금을 쌓는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주장에도 금융당국의 은행에 대한 대손충당금 적립 요구는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은행들의 대손충당금 적립 비율이 185.3%에 달하지만 코로나19에 따른 만기 연장 등의 영향에 따른 착시 현상이라고 평가한다. 게다가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금리 리스크에 노출된 소상공인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자영업자의 2금융권 대출을 1금융권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데 부실 책임이 1금융권으로 전가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한국은행도 최악의 경우 금리 상승에 따른 신용 손실 확대가 이자 수익 증가 효과를 상회하며 은행들의 평균 자본 비율이 13.2% 수준까지 낮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5%로 내리고 물가상승률은 4.0%로 올렸는데 이대로라면 지난해 말 한국은행의 복합 스트레스 상황에 근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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