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칼에 올라탄 호반건설, '통합 LCC' 논의 재부상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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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우 기자
입력 2022-03-29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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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반건설이 한진칼 2대 주주로 등극한 가운데 지분 획득의 ‘노림수’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일각에서는 KCGI와 동일선상에서 한진칼 경영권을 뒤흔들려는 목적이, 한편에서는 한진칼 경영권에 힘을 실어주는 우호 세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견해다. 특히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통합 LCC 논의가 호반건설 등장에 재부상하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날 호반건설은 KCGI가 보유한 한진칼 주식 940만주(지분 13.97%) 전량에 대한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취득 예정일자는 다음 달 4일이다. 호반건설은 주식 매입 목적을 단순 투자로 명시했으며, 향후 콜옵션을 포함해 총 지분율을 17.43%까지 늘릴 수 있다.

지분율로만 보면 경영권 개입이 가능한 수준이다. 그러나 재계 안팎에서는 호반건설이 KCGI와 달리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에게 힘을 실어줄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지금까지 호반건설은 대주주를 상대로 경영권에 간섭한 사례가 전무하며, 지분 인수 결정 과정에서 한진 측과 사전 교감을 나눈 것으로 전해진다. 양측 필요에 따른 동반자 전략으로 풀이된다.

특히 호반건설이 앞서 이스타항공 인수 후보로 오를 만큼 항공산업에 큰 관심을 보여왔다는 점에서 지지부진하던 통합 LCC 논의가 화두에 오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통합 LCC는 대한항공이 보유한 진에어와 아시아나항공의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을 합치는 구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당초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을 마무리하고 2024년 정도에 통합 LCC 작업을 시작하지 않겠냐는 전망이 있었지만 지금은 통합 작업이 언제 이뤄질지 전혀 알 수 없는 상태”라며 “시기적으로 최소 3년은 LCC들의 자력 생존이 가능해야 하고, 최근 공정거래위원회 결정에 통합 LCC가 알짜 운수권을 내줄 수 있어 통합 효과가 미미하다는 회의론도 일고 있다”고 말했다.

LCC들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체력이 바닥난 상태다. 최근 항공 여객이 살아날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그간의 누적 피해를 회복하려면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일부에선 “이스타항공 매각과 같이 이미 시장에서는 체력이 바닥난 LCC들의 인수합병은 시간문제로 보고 있었다”며 “호반건설의 한진칼 주식 매입이 경영권 간섭이 아니라면 통합 LCC를 겨냥한 것으로 볼 수 있고, 통합 LCC가 불발되더라도 일부 LCC 인수까지 가능할 것이라는 계산”이라고 진단했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새 정부 출범에 본사 부산 이전부터 수장 교체까지 언급되는 것도 영향을 미친다”라며 “산은은 정부 정책과 밀접한 조율이 필요하기 때문에 조직 정비 이후 새 정부의 정책 방향에 따라 통합 LCC 논의를 재검토할 가능성도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호반건설은 최근 몇 년 동안 주력인 건설사업 외에도 레저, 금융, 유통까지 이종산업으로 외연을 확대하는 중”이라며 “항공업계 흐름을 간파했다면 항공산업 투자는 시의적절한 선택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지난 23일 서울 중구 한진칼 본사에서 열린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 전경. [사진=대한항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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