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與당] 역대 인수위원장 어땠나…7명 중 5명이 '정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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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슬기 기자
입력 2022-03-26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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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25일 서울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 인수위 사무실 앞에 마련된 천막기자실에서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신구 권력의 인수인계 작업을 총괄하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역대 수장들은 7명 중 5명이 정치인이다. 노태우 정권 취임 당시 만들어진 인수위는 지금까지 총 7명의 인수위원장을 배출했다.

◇첫 인수위원장은 이춘구…역대 인수위원장 당·정·청 요직 기용됐다

인수위원장은 정권 핵심으로 가는 요직의 관문이다. 인수위를 거쳐 당·정·청 요직에 인선되는 경우가 많았다.

인수위를 첫 발족시킨 당시 노태우 대통령 당선인은 전두환 전 대통령으로부터 월활한 대통령직 인수를 위해 '하나회' 출신인 이춘구 전 의원을 인수위원장으로 임명했다. 이 전 의원은 민정당 사무총장으로 당시 인수위의 명칭은 '대통령취임준비위원회'였다.

이 전 의원은 조각 때 내무부장관에 임명됐고, 김영삼 정부 때는 국회 부의장을 지냈다.

인수위가 본격적으로 가동된건 김영삼 정부 때다. 이때는 서울대 교수 출신인 정원식 전 총리가 인수위원장으로 발탁됐다.

그러나 실질적인 인수위원장 역할은 김 전 대통령의 차남인 김현철 교수의 비선조직이 했다. 정 전 총리는 세종연구소 이사장을 거쳐 이후 1995년 초대 민선 서울시장 선거에 여당 후보로 출마해 낙선했다.

김대중 정부의 인수위원장은 4선의 이종찬 전 의원이었다. 1997년 첫 수평적 정권교체를 이뤄낸 김 당선인은 새정치국민회의 당무위원이었던 이 전 의원을 '화합형 인물'로 내세웠다. DJP(김대중+김종필) 연합으로 인한 갈등을 조정하는 역할을 했다.

이후 이 전 의원은 김대중 정부 초대 국정원장을 지냈다.

노무현 정부에서는 임채정 전 국회의장이 인수위원장으로 인선됐다. 당시 인수위원의 상당수는 진보적 성향의 학자이거나 교수라는 평가가 나왔다. 이에 인수위원장에게는 정무적 역할이 요구됐다.

이명박 정부의 인수위원장은 이경숙 당시 숙명여대 총장이 맡았다. 첫 여성 인수위원장이라는 상징성을 가졌다.

당시 이 당선인은 평소 다니던 신사동 소망교회의 권사인 이 전 총장과 관계를 텄다. 직선제 4선 총장으로서 대학을 경영해왔던 능력이 당시 이명박 정부가 강조한 '실용'이라는 가치에 부합해 인선됐다.

이 전 총장은 이후 18대 총선에서 비례대표에 도전했지만 공천을 받지 못했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첫 법조인 출신이 인수위원장이 됐다. 김용준 전 헌법재판소장으로, 김 전 소장은 박근혜 정부의 첫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됐지만 최종 낙마했다.

대선 직후 바로 출범한 문재인 정부는 인수위가 아닌 국정기획자문위원회를 꾸렸다. 위원장에는 김진표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임명됐다.

김 의원은 이후 제21대 국회의원으로 국회 전반기 국방위원회 위원을 지내고, 더불어민주당 부동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8일 오후 강원 강릉시 월화거리광장에서 유세를 마치며 권성동 의원과 함께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인수위원장 맡으면 국무총리 못한다?…국힘에서는 安 공개 견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인수위가 본격 가동되자 안철수 인수위원장이 초대 총리로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안 위원장 초대 국무총리설에 '비토'를 제기하고 나섰다. 인수위원장을 맡으면 국무총리를 할 수 없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앞서 안 위원장은 지난 3일 야권 단일화 기자회견에서 윤 당선인과 인수위부터 공동 정부 구성까지 함께 협의해 '국민통합정부'를 구성하겠다고 했다. 이에 안 위원장은 총리 후보군으로 유력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윤 당선인의 최측근 인사들은 연일 공개적으로 비판적인 발언을 쏟아내며 안 위원장 견제에 나섰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3일 CBS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안 위원장을 향해 "인수위원장을 하면서 또 국무총리까지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역대 정부에서 인수위원장을 한 뒤 총리로 향한 사례는 없었다고 강조한 셈이다.

권 의원은 "요직을 연속해서 맡는 것 자체가 너무 과도한 욕심이다. 모든 권력을 다 차지하려고 하면 오히려 문제가 발생한다"라고 했다.

인수위가 본격 가동된 김영삼 정부부터 살펴본 결과 실제로 인수위원장을 맡은 뒤 새 정부에서 국무총리에 취임한 사례는 없었다.

다만 국무총리로 지명됐다가 낙마한 사례는 있었다. 박근혜 정부의 인수위원장으로 임명됐던 김 전 소장이 그 경우다. 김 전 소장은 국회에 임명동의안이 제출되기 전에 자녀의 병역과 부동산 투기 문제 등의 의혹이 불거졌다. 결국 김 전 소장은 지명 5일 만에 자진 사퇴했다.

인수위 부위원장이 새 정부의 초대 부총리를 맡았던 적은 있었다. 문재인 정부의 국정기획자문위원장을 맡았던 김 의원은 김대중 정부에서 국무조정실장을 지내고, 노무현 정부 출범 당시 인수위 부위원장을 맡았다. 이후 김 의원은 노무현 정부의 초대 부총리겸 재정경제부 장관에 임명됐다.

총리 출신이 인수위원장을 지냈던 경우도 있다. 김영삼 정부의 인수위원장이었던 정 전 총리가 그 예다. 다만 정 전 총리는 김영삼 정부에서 요직을 맡지는 못했다.

안 위원장은 자신을 향해 거론되는 '국무총리설'에 "제 업무는 (인수위가) 제대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말을 아끼는 모습이다.

안 위원장은 지난 24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한국금융연수원 인수위 사무실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다른 어떤 일에 신경쓸 만한 여력이 전혀 없다"고 했다.

윤 당선인과 안 위원장의 '원팀'이 취임 이후에도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합당을 통한 공동정부 구성이 난항을 보이면 윤 당선인이 꾀하는 정치개혁과 여야 협치가 무력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양 당의 합당 절차는 현재까지는 순항 중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안 위원장은 같은 날 안 위원장의 인수위 사무실에서 합당을 위한 실무 협상을 논의하기 위해 회동했다.

이 대표는 이날 회동 이후 기자들과 만나 "저희가 합당의 전체적인 공감대를 갖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우선 3인의 실무협상단을 구성하기로 했다. 양당 간 3인씩 뽑아서 실무협상단을 가동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양 당간 정강정책 및 철학의 결합, 융합을 위해 각 2인씩 해서 정강정책을 협의하기 위한 정강정책 모임을 만들기로 했다. 2인씩 각 당에서 추천해서 새로 출범하는 정강정책에 양 당의 정신을 녹아들도록 했다"라고 했다.

이어진 기자들과 질의 응답에서도 이 대표는 신속한 합당 추진 의지를 밝히며 "과거에 미래통합당이 출범할 때 새로운보수당과 자유한국당의 합당이 늦어지면서 그 당시에 양당이 공천관리위원회를 따로 구성해서 나중에 합치는 절차가 있었다"라면서 "그런데 그게 저도 그 절차를 통해서 지난번에 공천받았지만 굉장히 혼란스럽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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