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대 IT 대표부터 SK 미래 먹거리 총괄까지...IT업계에 부는 '女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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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일용 기자
입력 2022-03-08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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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4주년 맞이한 세계 여성의 날, 여성 리더십으로 앞서가는 IT 기업들

  • 선진국 하위권인 미국보다 두꺼운 한국의 '유리천장'...기업들 여성 리더 육성 더 고민해야

국내 IT 업계에서 여성 대표(CEO)들이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예전에는 남성 임원들 사이에서 한두명이 임원 자리에 오르는 것에 그친 반면 이제는 전문성과 포용의 리더십을 앞세우며 남성들을 제치고 국내 주요 IT 기업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다. 여성 노동자의 생존권(빵)과 참정권(장미) 증진을 위한 기념일인 '세계 여성의 날' 114주년을 맞이해 국내 IT 업계에 불고 있는 '여풍(女風)'을 조망했다.

◆국내 IT 최대 IT 기업...MZ세대 여성이 이끈다

8일 IT 업계에 따르면 최수연 신임 네이버 대표가 오는 14일부터 본격적으로 업무에 착수한다. 1981년생(만 40세)인 최 신임 대표는 한성숙 네이버 전임 대표의 뒤를 잇는 두 번째 여성 CEO이자 네이버에서 제일 어린 여성 임원이다. 네이버는 젊고 해외 감각이 있는 신임 대표를 선임함으로써 IT 업계의 빠른 변화에 대응하고 글로벌 진출에 더 속도를 내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수연 신임 네이버 대표 [사진=네이버]

최 신임 대표는 네이버의 전신인 NHN에 공채로 입사 후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과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을 거쳐 변호사로 활동하다가 2019년 네이버 글로벌 사업지원부에 다시 합류했다. 네이버 이사진은 최 신임 대표의 글로벌 사업 전략, 시장 이해도, 문제해결능력을 높이 평가하며 그를 네이버를 이끌 새 적임자로 낙점했다.

국내 최대 IT 기업인 네이버는 대표적인 친 여성 기업으로 꼽힌다. 전체 119명의 임원 중에서 18명(15.13%)을 여성으로 채우며 여성 리더에 대한 높은 선호를 보여주고 있다. 국내 상장사의 여성 임원 평균(5.2%)보다 3배 이상 높은 수치다.

여성 리더에 대한 높은 신뢰의 배경에는 전임자의 높은 성과가 있다. 한성숙 전임 대표는 지난 2017년 3월 대표로 임명되어 5년 동안 네이버의 높은 성장을 이끌었다. 한 대표가 이끄는 동안 네이버는 검색과 인터넷 서비스 일변도에서 벗어나 인공지능(AI)·커머스·콘텐츠 등 신사업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내며 급성장했다. 이미 지난해 2분기부터 해당 신사업이 네이버 전체 매출의 절반을 넘어서는 등 회사 전체의 체질을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세계 AI 반도체 정조준 중책도 여성에 맡겨

SK그룹도 그룹의 미래인 AI 사업을 이끄는 중책을 여성 리더에게 맡겼다. SKT에 따르면 지난 1월 자회사인 AI 반도체 기업 사피온의 수장에 1971년생 엔지니어인 류수정 대표를 선임했다.
 

류수정 사피온 대표 [사진=SKT]

류 대표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AI반도체 전문가로,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에서 10년 넘게 그래픽처리장치(GPU) 개발에 대한 연구를 했다.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상무를 지내고 이후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에서 뉴럴프로세서(NPU)와 메모리 연산 통합반도체(PIM)를 연구했다.

AI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사업 전반을 직접 챙길 정도로 그룹의 미래 핵심 먹거리로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분야다. 최 회장은 최근 SKT 무보수 미등기 회장을 맡은 후 사내 AI 조직인 아폴로 구성원들에게 첫 편지를 보내 "아폴로가 SKT가 AI 컴퍼니로 가는 시작점이 될 것이다.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는 마음으로 모든 것을 쏟아부어야 한다. 도전을 위한 기회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라고 강조했다.

사피온은 이러한 SKT AI 조직에서 AI 하드웨어 분야를 전담하고 글로벌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분사했다. 업계에 따르면 류 대표는 최 회장을 포함한 SK그룹 주요 임원의 지휘 아래 전 세계  AI 반도체 점유율 확대를 위한 신규 반도체 개발과 인재 확보에 주력할 방침이다.

◆변화 의지 드러낸 한컴 신임 대표...글로벌 IT 기업은 여성 리더십이 대세

국내 대표 소프트웨어 기업인 한글과컴퓨터는 김연수 대표의 강력한 의지에 맞춰 구독형 서비스와 클라우드 기반의 기업으로 체질 전환을 꾀하고 있다. 
 

김연수 한글과컴퓨터 대표 [사진=한글과컴퓨터]

김상철 한컴그룹 회장의 장녀인 김 대표는 미국 보스턴대와 보스턴칼리지·뱁슨칼리지 대학원을 나와 2006년 반도체 제조사인 위지트에서 근무했다. 이후 한컴에 합류해 한컴MDS·한컴인스페이스·한컴케어링크·한컴프론티스 등 그룹 성장을 위한 굵직한 인수·합병을 주도했다. 그 공로로 지난해 8월 한컴의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그는 취임 100일을 맞아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한컴은 클라우드 기반 구독형 서비스와 AI에 집중하는 기술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며 "적극적인 인재영입과 열린소통으로 조직 문화를 혁신할 것"이라며 변화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피력했다. 

글로벌 IT기업의 한국 지사에선 이미 여성 리더십이 확고하다. 지난달 기업 소프트웨어 기업 SAP는 신은영 SAP코리아 최고운영책임자를 한국지사장으로 선임했다. 신 대표는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와 한국오라클을 거쳐 SAP코리아 최고재무책임자로 합류했다. 컨설턴트 출신인 이지은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대표와 기업간 거래 전문가인 권명숙 인텔코리아 대표도 오랜 기간 지사장으로 재임하며 글로벌 IT 기업의 여성 리더에 대한 믿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창민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는 "미국은 사외 이사까지 합쳐 전체 등기 임원의 약 20% 이상을 여성으로 하고 있음에도 유리 천장이 두껍다는 비판을 받는데, 한국은 여성 임원의 비중이 타 선진국보다 더 적은 만큼 기업이 적극적으로 여성 임원과 리더십 확대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한다. 다만 여성 임원과 리더십 확대가 기업의 지배구조나 내부 문제에 대한 비판을 피해가는 용도로 이뤄져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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