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몰렸던 美 에너지 기업, 유가 급등에 기사회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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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혜 기자
입력 2022-02-14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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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가 치솟자 미국 오일ㆍ가스 채권으로 달려가는 투자자들

코로나19발(發) 유가 마이너스 사태로 벼랑 끝에 내몰렸던 미국 에너지 기업들이 기사회생하는 모습이다. 최근 공급 부족 우려에 우크라이나 사태가 겹치면서 원유 가격이 급등하자, 시장 투자자들이 미국 에너지 기업 회사채로 적극 눈을 돌리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유가 상승 추세를 타고 미국 에너지 기업의 채권이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고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셰일 가스 생산 기업인 레인지 리소시스(Range Resources)는 올해 1월 5000억 달러(약 6000억원)에 달하는 회사채 발행에 성공했다. 투자자들의 수요가 기대했던 규모의 2배를 웃돌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가 현실화되면서 원유와 천연가스 가격이 치솟자, 투자자들이 에너지 기업의 회사채를 눈여겨보고 있다. 실제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11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3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3.6%(3.22달러) 오르면서 8년 만에 최고가인 93.1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100달러 돌파를 목전에 둔 상황으로, WTI는 2014년 이후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선 적이 없다.
 
최근 몇 년간 미국 에너지 기업들은 유가 하락으로 인해 줄도산 위기에 처해 있었다. ‘셰일혁명의 상징’으로 통하는 체서피크에너지는 지난 2020년 파산 위기에 내몰렸다가 천연가스 가격과 유가가 치솟으면서 극적으로 살아났다.

내로라하는 주요 에너지 기업들의 신용등급도 대거 하락했다. 1920년 세워진 미국의 대표적 셰일 기업 옥시덴털페트롤리움 역시 부채가 급증하면서 지난 2020년 신용등급이 투자적격 등급인 ‘Baa3’에서 투기등급인 ‘Ba1’으로 떨어졌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하지만 FT는 2020년 마이너스 유가 사태로 에너지 기업들에 대한 옥석 가리기가 진행되면서, 살아 남은 회사들의 재무 체력이 탄탄해지는 계기가 됐다고 분석했다. 무엇보다 고수익·고위험(하이일드) 회사채에 속한 기업들이 내실을 다지기 시작하면서, 이들 채권에 대한 투자 매력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신용평가기관들이 옥시덴털페트롤리움 등 주요 에너지 기업에 대한 신용등급을 올릴 것으로도 전망했다. 

아울러 체서피크에너지 등 주요 기업들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한 노력에 나선 것에 대해서도 투자자들이 호의적으로 반응하고 있다고 외신들은 판단했다.
 
전문가들은 에너지 기업 채권에 대한 인기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일부 전문가들은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등 친환경 흐름에도 불구하고 에너지 기업에 대한 투자 매력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채권 전문가는 FT에 “원유 가격이 낮았을 때는 투자 수요가 ESG에 가려져 있었다"면서 “다만 (유가가 상승하는 지금) ESG 이슈는 시장이 잠시 보류하고 있는 모양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ESG가 더이상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지만 이전보다 영향력이 약화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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