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아리랑·김치에 한복까지…위태로운 한국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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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송희 기자
입력 2022-02-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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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에 등장한 '한복' [사진=연합뉴스]

"아리랑, 김치에 이어 한복까지··· 한국 문화 다 빼앗아갈 기세예요."

온라인 커뮤니티가 발칵 뒤집혔다. 지난 2월 4일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이 열린 직후였다. 이날 개막식에는 '하나의 중국'이라는 콘셉트로 중국 56개 소수 민족 대표 등이 국기를 전달하는 모습이 연출됐다.

이 과정에서 댕기 머리와 한복 차림의 여성이 카메라에 포착됐고 심지어는 상모돌리기, 장구 치기 등이 중국 전통문화처럼 묘사됐다. 한국 시청자들은 "기가 막힌다"라며 분노했다. 최근 아리랑, 김치 등을 두고 '중국 문화'라며 우기기에 나선 중국이 한국 전통 의상인 한복까지 자기 문화인 양 행세하는 것이 불쾌하다는 반응이었다. 일각에서는 옌볜 자치주를 이루고 있는 조선족의 전통 의상을 선보인 것이라는 의견도 있으나 대부분의 한국 시청자들은 분노를 참지 못했다. 중국이 수년 전부터 한국 역사·문화·전통을 자국 문화라고 우겨왔기 때문이다.

앞서 중국은 2012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아리랑'을 비롯해 한복, 갓, 김치, 쌈, 상모돌리기 등 한국 고유의 전통·문화·역사를 자국 문화로 소개하며 논란을 빚어왔다. 특히 한국 전통 의상인 한복을 두고 "중국 옷인 한푸가 원조"라며 각종 사극에 한복, 갓 등을 노출하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 속 미국 패션지 보그도 한복 디자인의 의상을 '한푸'라고 소개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보그는 지난 2월 2일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에 한복풍 의상을 입은 모델 사진을 올리며 "한푸는 한족이 통치하던 시대의 역사적 의복 양식 가운데 하나"라고 적었다. 이어 "최근 소셜미디어의 확산과 함께 '한푸' 열풍이 불고 있다. 웨이보에서 한푸 검색량이 48억9000만회가 넘으며 틱톡에서 한푸 관련 영상의 조회수가 477억회 이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중국의 도 넘은 행태에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우려했던 부분이 또 터지고 말았다. 세계에 더 널리 진실을 알리자"라며 호소했다. 그는 "중국의 소수민족인 조선족을 대표하기 위해 (한복을) 등장시켰다고 하더라도, (중국은) 이미 너무 많은 '한복 공정'을 지금까지 펼쳐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가 분노만 할 것이 아니라, '한복은 한국의 전통 의상'이라는 진실을 전 세계에 더 널리 알려야만 한다. 중국의 '문화 동북공정'에 당당히 맞서 무엇이 잘못됐는지를 정확히 짚어주고, 세계인들에게 우리의 전통문화를 더 널리 소개할 좋은 기회로 삼아야만 할 것"이라며 "우리의 역사와 문화는 우리 스스로가 지켜나가야만 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개막식에 등장한 '한복'으로 여야 대선 후보들도 우려를 표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2월 5일 "중국 정부가 과거에 역사 공정을 통해 대한민국 국민들의 자존심을 훼손한 사례가 있다. 그 후에도 계속 동해안, 서해안에 불법 어선을 방치해서 대한민국 국민, 특히 어민의 분노를 사게 한 일이 있다"고 지적하며 "최근에 다시 문화공정이라는, 우리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대국으로서 과연 이래야 하느냐'는 의심이 들 정도로 납득하기 어려운 정책이 시행되는 것 같다. 김치, 한복, 심지어 특정 세계적인 스타 연예인이 어디 출신이다, 이런 얘기까지 할 정도로 지금 문화공정이라고 하는 것이 심각하게 우리의 자존심을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도 "고구려와 발해는 대한민국의 자랑스럽고 찬란한 역사다. 남의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고,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에 "한복은 대한민국의 문화다. 중국 당국에 말한다. 한푸가 아니라 한복이다"라고 비판에 가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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