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석 위원장 "지금은 '생각하는 국민'이 절실한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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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박승호 기자
입력 2022-02-01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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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상임선거대책위원장 맡아

  • 더 나은 나라 더 나은 삶을 꿈꾼다면 유권자가 더 나은 정치행위 해야

철학자 최진석 서강대 명예교수가 3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정치판에 뛰어들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다. 그는 국민들이 생각을 바꿔야 한다고 힘주어 말한다. 우리나라 미래를 생각하고 정치를 새롭게 변모시키기 위해서는 유권자가 깨어 있어야 한다고 했다. 철학자에서 정치인으로 변신한 그의 생각을 들어봤다.
 

최진석 위원장[사진=박승호 기자]

◆평소에 유권자의 의식을 강조하셨는데.
 
“물고기는 자신과 같이 놀던 친구가 낚싯바늘에 꿰어 물 밖으로 끌려 올라가는 것을 보고도 다시 물속으로 내려오는 낚싯바늘을 뭅니다. 생각이 없기 때문입니다. 생각하는 물고기라면, 낚싯바늘에 꿰어 친구가 끌려 올라가는 것을 본 다음에는 절대 낚싯바늘을 물지 않습니다. 생각이 행동을 교정하게 만듭니다.

자식에게 거짓말을 하지 말라고 가르친 부모가, 만일 생각이 있다면, 자식이 보는 앞에서 거짓말하는 사람을 지지하거나 추종하지 않습니다. 생각이 없는 부모라면, 자식에게 거짓말하지 말라고 가르쳤더라도, 자신은 거짓말하는 사람을 지지하고 추종합니다. 하느님을 믿는 사람은 무속과 미신을 따르지 않습니다. 교회에 다니면서도 생각이 없으면, 자신의 지지자가 무속으로 잡음이 있든 없든 상관하지 않습니다.”
 
◆ 생각한 다음, 실천하는 것이 중요한가.
 
“그렇습니다. 생각이 있으면, 자신이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자신을 다시 들여다보게 됩니다. 생각이 있는 사람이 측근 정치로 망한 정권을 본 적이 있다면, 자신의 지지자가 측근 정치를 시도할 할 때 바로 행동을 교정합니다. 생각이 없으면, 교정하지 못합니다. 생각하는 삶이 철저한 삶입니다. 보통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생각이 있으면, 대선 후보가 국가 비전을 가지고 있는지 없는지 자세히 살핍니다. 생각이 없으면, 국가 비전이 있든 없든 상관하지 않습니다.

포퓰리즘을 행하던 나라치고 망하지 않은 나라가 없습니다.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포퓰리즘을 행하는 사람을 지지하지 못합니다. 행동이 교정되기 때문이죠. 생각이 없는 사람이라면, 자신이 지지하는 사람이 포퓰리즘을 행하든 안 하든 상관하지 않습니다. 생각하지 않으면, 인격적으로 문제가 있든 없든, 도덕성이 있든 없든, 준비되었든 안 되었든, 아무것도 상관하지 않습니다. 생각하지 않으면, 행동이 교정되지 않고, 행동이 교정되지 않으면 진화나 진보는 불가능합니다. 왜 우리 사회가 20년째 멈춰있을까요? 교정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왜 교정되지 않을까요? 생각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게 나라냐?”와 “이건 나라냐?”가 반복되는 이유입니다.”

◆오는 3월 9일 대통령선거에 참여하는 유권자의 바람직한 자세라면.
 
“정치는 속성상 다툼입니다. 생각이 있는 나라에서는 정치인들이 지지자들의 이익을 위해서 다투는데, 생각이 없는 나라에서는 지지자들이 정치인들의 이익을 위해 다툽니다. 만일 대한민국이 지금보다는 더 나아져야 한다고 믿으신다면, 우리 모두 생각을 시작해야 합니다. 눈 뻔히 뜬 채, 낚싯바늘을 다시 무는 물고기 신세는 면해야 합니다.

대통령은 대한민국을 이끄는 대표자입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대한민국을 이끌 대표자로 자처하면서도 대통령 후보들은 대한민국을 어디로 이끌고 가겠다는 말을 하지도 않고 표를 구하는 중입니다. 나라를 끌고 갈 방향을 보여주지도 않는데, 유권자들은 지지 후보를 정하고 열광합니다. 자신이 어디로 이끌려 가는지 따져보지도 않고 지지자를 따라 길을 나서려 합니다. 이렇게 무모할 수가 없습니다. 무엇을 근거로 지지 후보를 정하는지 알 길이 없습니다. 기껏 있는 기준이라야 ‘정권교체’ 아니면 ‘정권유지’입니다. 그 기준도 생각하는 수고를 들여서 만든 기준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국가 비전이 없이 하는 국가 경영은 길을 잃습니다. 거기서는 정치가 사라지고 권력 투쟁만 남습니다.

이제 이런 우스꽝스러운 정치 습관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더 나은 나라, 더 나은 삶을 꿈꾼다면, 더 나은 정치 행위를 해야 합니다. 최소한 자기가 어디로 이끌려 가는지 정도는 생각할 수 있어야 합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를 지원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후보 중에 유일하게 국가 비전을 가진 후보입니다. 안철수 후보는 ‘부민강국(富民强國): 풍요로운 국민, 도약하는 대한민국’이라는 깃발을 들었습니다.
나라가 강해진 후에 그 덕으로 국민이 풍요로워지는 나라가 아니라, 국민이 풍요로워져서 그 덕으로 강해지는 나라를 꿈꿉니다. 풍요로워진 국민들의 힘으로 대한민국은 도약해야 합니다. 중진국 상위 단계에서 선도국가, 일류국가, 전략 국가로 도약해야 합니다. 도약은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것이 아닙니다. 도약은 반드시 해야만 합니다. 왜냐하면, 도약해야 할 때 도약하지 못하면, 하강하기 때문입니다.

정권교체를 해야 하는 이유도 부민강국을 이루기 위해서이고, 공정과 정의도 부민강국을 이루기 위해서입니다. 국가비전 없이 하는 맹목적 정권교체는 이미 해 봤습니다. 결과는 어땠습니까? 참혹했습니다. 국가비전 없이 공정과 정의도 외쳐 보았습니다. 어땠습니까? 참혹했습니다. 국가 비전도 없는 후보들 사이에서 낯부끄러운 공방으로 세월을 보내며 맹목적 선택을 하는 일은 없어야 하겠습니다.”
 

최진석 위원장(사진 왼쪽)이 안철수 후보를 만나고 있다. [사진= 박승호 기자]

◆오늘은 설날인데 전국에 눈이 내렸다. 서설(瑞雪)에 덕담 한 말씀.

“우리 민족의 명절 설날을 맞으신 여러분, 팬데믹으로 어려운 날들이 계속되어도 설날은 돌아 왔습니다. 이렇게 다시 찾아와준 설날은 마치 사람은 좌절하거나 서로 비난하며 살려고 태어난 것이 아니라, 서로 어깨동무하면서 희망을 생산하려고 태어났음을 잊지 않게 해주려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설날은 항상 희망이고 새로움입니다.

때에 맞춰 설날을 안겨주는 우주 대자연은 이렇게 한치의 오차도 없이 무심하게 일정한 궤도를 돌고 돕니다. 우주 대자연이 궤도를 도는 이 일은 항상 이러하므로 오히려 평범합니다. 그래서 상식이 되었습니다. 평범함과 상식이 왜 힘이 되는 지를 설날을 맞으며 다시 생각합니다.
4차산업혁명, 미중패권전쟁, 팬데믹 등으로 세계가 혁명적으로 변하는 소용돌이 속에 있음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거기다가 우리는 20년 동안의 정체 및 혼란을 겪고 있습니다. 여기서 벗어나서 한 단계 도약해야 한다는 것이 시대의 소명임을 부정하는 사람도 없습니다. 여기다가 우리가 극심한 진영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음을 부정하는 사람도 없습니다.

우리는 지금 우상향(右上向)으로 상승할 것인지 아니면 우하향(右下向)으로 추락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하는 변곡점에 서 있음이 분명합니다. 우리가 시대적 사명으로 받아들이는 한 단계 더 높은 단계로의 도약은 바로 우상향의 상승을 말합니다. 조선 시대부터 이 진영 갈등은 고질병입니다. 우리는 아직도 고치지 못하고, 자신과 상대방에 대하여 곰곰이 생각해보는 일조차 하지 않으니, 어깨동무는 바라지도 못할 지경입니다. 분열을 겪으며 대오가 궤도를 벗어나고도 발전하거나 안전 하거나 행복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가 도달할 수 있는 높이는 여기가 다가 아닙니다. 우리는 우리가 현재 가지고 있는 수준보다는 훨씬 더 높은 수준으로 태어났습니다. 우리는 이렇게 분열과 갈등 속에서 살 사람들이 아닙니다. 보시기도 하고, 경험도 해 보시지 않았습니까? 굶주림 속에서도 들이나 공장으로 가 일을 해서 배를 채우고 민주화까지 완수했습니다. 이런 나라가 세상 천지 어디에 또 있습니까? 우리가 유일합니다. 우리는 국익보다는 진영을 우선하는 정도로 생각 없이 태어난 사람들이 아닙니다. 우리는 도덕과 비도덕을 구분하지 못할 정도로 흐릿한 영혼으로 태어난 사람들이 아닙니다. 우리는 미래를 포기하고 과거에 갇힐 정도로 답답한 사람으로 태어난 사람들이 아닙니다.

우리는 서로 욕만 하려고 태어난 사람들이 아닙니다. 우리에게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강한 능력이 있습니다. 더 깊이 생각할 수 있습니다. 서로 더 따뜻이 사랑할 수 있습니다. 더 경쾌하게 미래를 꿈꿀 수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괜찮은 사람들이라는 것을 다 함께 믿어야 합니다. 우리가 어떻게 생존해 온 민족입니까? 우리가 어떻게 번영시킨 대한민국입니까? 여기까지만 살다 갈 수는 없습니다.

저는 설날에 맞이하는 ‘새해’를 ‘새로운 해’라고 읽지 않기로 했습니다. 언제부턴가 저는 ‘새해’를 ‘새롭게 하는 해’로 읽습니다. 우리가 사는 우리 세상을 서로 어깨동무하면서 우리 뜻대로 새롭게 만들 수 있습니다. 해와 달이 궤도를 돌고 돌면서 만들어내는 평범함과 상식으로 설날이 찾아온다는 사실을 기억합시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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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수님 타협하지 마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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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수님안녕하세요저는평소교수님강의를접한후흠모하고존경해하던부산에거주하고있는50대남성입니다유튜브를통해교수님의생각에응원도하고감사를표하기도했죠(영철)^^
    저는소상공인자영업자로서정치와는전혀무관한소시민입니다만거대정당의두후보를보고너무나기가막히고한심해서관심을가질수밖에없게되었습니다너무나황당하고외람되지만이번대선관련해서교수님을꼭한번뵙고싶은데가능할지모르겠습니다물론큰기대는하지않고있습니다만1%의가능성이라도있으면한번시도해보고자이렇게글을남겨봅니다이또한건너가기가아닐까해서요^^저의작은아이디어가전환점이될수도있지않을까해서요아무쪼록건강조심하시고그열정꺽이지않으시길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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