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잇따라 물적분할 후 상장을 진행하면서 기존 주주들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기업들은 신사업에 대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기존 사업 부문을 떼어내 신규 상장하고 있지만 개인 투자자 등 일반 주주 입장에서는 주가가 급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금융투자업계 안팎에서는 소액주주의 권리를 침해한다는 주장과 신사업 육성을 위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는 가운데 대선 후보들도 물적분할 제도를 손보기 위한 관련 공약을 제안한 상태다.
 
◇물적분할 후 '쪼개기 상장'… 모기업 주가 흐름 '부진'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물적분할 후 모기업의 주가는 신규 상장한 자회사의 주가 흐름보다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종목이 SK케미칼이다. SK케미칼의 주가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상장한 2021년 3월 18일 이후 현재까지 29.04% 떨어졌다. 당시 20만원선에서 거래됐던 SK케미칼의 주가는 현재 14만2500원(2022년 1월 21일 종가)으로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던 2021년 12월 1일 주가(13만6000원)에 근접한 상황이다.

반면 상장 첫날 16만9000원으로 거래를 마친 SK바이오사이언스의 주가는 18만5000원으로 9.47% 올랐다.

SK이노베이션과 한국조선해양의 경우 물적분할 후 신규 상장한 자회사보다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가 상장한 2021년 5월 11일 26만9000원이었던 SK이노베이션의 주가는 2022년 1월 21일 25만2000원으로 6.32% 떨어졌다. 같은 기간 SK아이이테크놀로지가 5.18% 하락률을 기록한 것보다 높은 수치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2021년 9월 17일 상장 첫날 11만1500원으로 거래를 마친 뒤 현재 10만5550원으로 5.34% 떨어졌지만 모기업인 한국조선해양의 주가는 같은 기간 10만5500원에서 8만9600원으로 15.07% 하락했다.

물적분할을 통해 신설된 자회사가 아직 상장하지 않았지만 모기업의 주가가 하락 중인 곳도 있다. 오는 27일 LG에너지솔루션의 모기업인 LG화학이다.

LG화학이 LG에너지솔루션 물적분할을 공식 발표한 2020년 9월 17일 이후 현재까지 LG화학의 주가는 4.2% 오른 상태다. 그러나 LG에너지솔루션 상장이 가까워질수록 주가 약세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실제 2021년 1월 13일 100만원으로 거래를 마치며 '황제주'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지만 이후 성장주 투자 심리 위축, LG에너지솔루션 상장이 임박하면서 60만원대로 떨어진 상태다.

LG화학은 전지사업 부문 분할 관련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주가 급락을 피하지 못했다. 실제 2020년 9월 15일 전지사업 부문 분할 소식이 전해지자 16일에는 5.27% 하락 마감했고 분할이 결정된 17일에는 6.11% 급락했다.

이밖에 CJ ENM과 포스코(POSCO), NHN 등도 물적분할을 결정한 이후 주가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CJ ENM은 2021년 11월 19일 예능, 드라마, 영화, 애니메이션 주요 제작 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한다고 밝힌 이후 21.95% 떨어진 상태다.

포스코 역시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철강 생산 및 판매 등을 담당하는 신설회사를 설립하겠다고 밝힌 2021년 12월 10일 이후 주가가 1.74% 하락했다. 클라우드 사업부문을 분할하기로 결정한 NHN도 5.06% 떨어졌다.
 
◇"피해 고스란히 소액주주에게"… 동학개미 불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물적분할 후 모기업의 주가가 가파른 하락곡선을 그리자 일반 주주들의 불만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포스코의 지주사 전환을 위한 물적분할 시도를 막아달라는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청원인은 포스코가 물적분할을 발표한 이후 주가가 폭락하고 있다며 피해는 고스란히 소액주주와 국민연금에 돌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일반 주주들이 물적분할에 반대하는 이유는 물적분할을 통해 신설된 자회사가 상장할 경우 기존 모기업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을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른바 '지주사 할인'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도 소액주주 피해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17일 리서치 보고서를 통해 "기업의 물적분할은 100% 자회사가 되는 사업 부문의 비중이 크고 중요하기 때문에 소액주주의 지분가치를 훼손시킬 수 있다"며 "자회사가 상장할 경우 지주회사 할인 등으로 모회사 소액주주가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물적분할이 주주 가치 측면에서 무조건 나쁘다고 단정할 수 없지만 문제는 모회사, 자회사 이중 상장"이라며 "모회사 주주 권리가 외면받는 만큼 주주들과 소통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선 후보들은 관련 공약을 발표하며 표심 잡기에 나선 상황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단 대선 후보는 물적분할 후 모기업과 자회사가 동시에 상장하지 못하도록 규제하겠다고 제안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경우 모기업이 신사업을 물적분할할 경우 모회사 주주에게 신주인수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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